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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배터리 표준 제정' 美도 가세..韓·美·日주도권 경쟁

2050년 600조 폭발적 성장 기대
글로벌 표준은 아직 정립 안돼
일본, 작년 IEC에 제안했지만
韓, 재활용센터 착공 한발 앞서
협의체 구성해 국제표준 추진 중
[파이낸셜뉴스]
전기차 사용 후 폐배터리.
전기차 사용 후 폐배터리.
오는 2050년 600조원 규모로 성장이 예상되는 배터리 재활용 시장을 놓고 국제표준 선점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일본이 지난해 국제전기표준회의에 국제표준 제정을 제안하고, 국내 배터리업계의 제안으로 한·미·일·유럽연합(EU) 간 관련 협의체가 꾸려진 가운데 미국 에너지 당국 산하 연구소도 표준제정에 돌입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 에너지부(DOE) 산하 아르곤국립연구소(ANL)가 미국 전기제조사협회(NEMA)와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배터리 제조사들이 재활용 가능한 소재와 설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리튬이온 배터리 재활용 표준을 개발하기 위해 협력할 예정이다.

사용후 배터리는 폐배터리에서 원재료를 추출하는 배터리 재활용(Recycling)과 사용후 배터리를 차량용이 아닌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배터리 재사용(Reuse)으로 나뉜다.

전기차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에 따라 배터리 개발과 생산이 전 세계적으로 급증하고 있지만, 사용후 배터리 활용을 위한 표준이 아직 정립되지 않은 상황이다. 그동안 각국 배터리 제조사들은 사용후 배터리 시장에 소극적이었다. 완성차에 배터리 완제품 납품을 완료한 뒤에도 전기차에서 나오는 폐배터리에 대한 책임이 배터리 회사로 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 탓이었다.

사용후 배터리 시장 규모 전망
(원)
연도 2030년 2050년
시장규모 전망치 20조 600조
(SNE리서치)
하지만 사용후 배터리가 돈이 된다는 장밋빛 분석이 이어지면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최대 전기차 시장 중 하나로 떠오른 미국이 사용후 배터리 표준 제정에 나선 것이다. 시장 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배터리 재활용 시장은 2030년 20조원에서 2050년 600조원대로 확대될 전망이다.

한국과 일본도 사용후 배터리 표준 제정에 뛰어든 상태다. 일본은 지난해 국제전기표준회의(IEC)에 사용후 배터리 국제표준 제정을 제안했다. IEC는 전기, 전자 및 관련 기술에 대한 국제 표준을 준비하고 제정하는 글로벌 기구다. 한국 배터리업계는 이차전지 관련 국제포럼에서 협의체를 구성해 사용후 배터리의 성능·안전 평가를 위한 국제표준을 추진 중이다.

이미 재활용센터 착공에 나선 한국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내년 1월 완공을 목표로 전남 나주에 폐배터리 재활용센터가 건설 중이다.
연간 1000대 이상의 전기차 사용후 배터리의 시험·평가가 가능한 시설이다.

여기에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 삼성SDI 등 글로벌 순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국내 배터리 제조사의 든든한 지원사격이 기대된다는 점도 한국 주도의 국제표준 제정에 힘을 싣고 있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재활용은 원료 추출 역량이 중요하다"며 "이미 배터리 생태계가 잘 갖춰진 한·중·일 3국이 미국, 유럽보다 유리할 것으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eco@fnnews.com 안태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