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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좀 잡시다" 주택가, 배달 오토바이 굉음에 골치


"잠 좀 잡시다" 주택가, 배달 오토바이 굉음에 골치
지난 13일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일대 주택가 한편에 오토바이 굉음으로 주민들의 괴로움을 호소하는 내용을 담은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김준혁 인턴기자

[파이낸셜뉴스]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배달 수요가 늘어 오토바이 통행량도 증가하면서 소음으로 불편함을 호소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14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교통분야 민원은 217건으로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지난 2019년(139건) 대비 80여건 증가했다. 이동소음을 포함하는 생활분야 민원은 2018년 5만1288건, 2019년 5만2716건 등 지속 증가세를 보이다 지난해 6만160건을 돌파했다. 특히 시민들은 창문을 열고 지내는 여름철 밤 시간대 오토바이 굉음으로 수면을 방해받는 등 불편함을 토로했다. 서울 동작구에 거주하는 최모씨(31)는 "소음이 심할 때는 더워도 어쩔 수 없이 창문을 닫고 있을 때도 있다"며 "자녀가 있는 세대는 더 스트레스 받는다"고 말했다. 다른 지역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온라인 포털사이트에 '배달 오토바이 소음' 검색시 오토바이 소음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글 6300여개가 검색됐다. 이들은 대체로 "배달기사들의 열악한 근무환경이나 노고는 알지만, 일부러 배기소음을 지나치게 크게 하는 배달기사들로 인해 괴롭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일각에서는 배기소음이 심한 업체는 불매운동을 벌여야 한다고도 했다.

한 자치구청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배달이 많아지면서 오토바이 소음 민원도 늘었다"며 "경찰과 합동으로 단속에 나서고 있지만 일일이 단속하기엔 인력 부족 등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현행 자동차관리법은 사전승인 없이 이륜차를 불법개조한 운전자에게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한다. 소음·진동관리법은 오토바이 최대 배기소음을 105db로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사전승인 없는 불법개조나 배기소음을 일일이 단속하기는 한계가 있을 뿐더러 100db도 소음으로 느껴질 수 있는 만큼 현행 기준이 너무 느슨하다는 것이다.
이 같은 지적에 지난 7월 22일 국회에선 이륜차 등 운행차의 소음허용기준을 현실성 있게 별도로 규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소음·진동관리법 일부 개정안이 발의된 상태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배달문화 발달로 이륜차가 생활물류 일부로 자리매김했지만 아직 교통의식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듯 보인다"며 "단속도 중요하지만 생활물류적인 측면에서 첨단·친환경적 체계를 개발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했다.

장택영 교통안전환경연구소 소장은 "오토바이 소음을 포함해 이륜차 관련 문제가 계속해서 대두되고 있는 만큼 민간과 국가가 머리를 맞대고 교통안전 의식 수준을 높일 수 있는 실질적인 인프라 대책 등이 동반돼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 김준혁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