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콜도수 0.5% 맥주, 하이볼 등 잇따라 출시
20세대 술 시장 이탈 막아볼까
코로나19 사태 이후 혼술족 증가
日 순한술 시장, 2025년 20%점유 전망
20세대 술 시장 이탈 막아볼까
코로나19 사태 이후 혼술족 증가
日 순한술 시장, 2025년 20%점유 전망
【도쿄=조은효 특파원】 '집에서 한 잔 하자니 과음은 싫고, 그렇다고 무(無)알콜도 싫고…'
알콜 도수 0.5%짜리 '순한 술'이 일본 주류 시장의 한 축으로 부상했다. 주요 타깃은 맥주 소비 이탈층인 2030세대다.
15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아사히맥주는 알콜 도수 3.5%이하의 제품 비율을 지난 2019년 6%대에서 오는 2025년 20%로 높인다는 계획을 세웠다. 코로나19 감염 확산 여파로 자택에서 가볍게 술을 즐기는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덩달아 순한 술 수요가 많아진 것이다.
일본의 마케팅 조사 업체 인텐지는 도수 3%이하의 저알콜, 무알콜 시장이 2020년도에 전년 대비 5.9%증가한 1058억엔(약 1조3000억원)으로 확대됐다며, 올해도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사히는 지난 6월 출시한 도수 0.5%짜리 맥주 '비아리'가 2030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자, 이달부터는 업소용도 공급하기로 했다. 오는 28일부터는 알콜 도수 0.5%와 3%짜리 두 종류의 하이볼 발매도 시작한다.
삿포로 맥주도 맥아100% 생맥주를 원료로 하는 도수 0.7%의 맥주를 전날 출시했다. 이미 지난 2009년부터 도수 3%의 '호로요이'로 일본의 순한 술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산토리도 최근 가짓수를 늘려 총 16개로 제품군을 확대했다. 산토리 관계자는 아사히에 "집에서 마시는 기회가 증가, 제품의 다양성도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주류 업체들은 순한술 열풍에 반색하고 있다. 알콜 도수 1% 미만의 술은 일본 주세법상 주류로 분류되지 않아 주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기존 제품과 비슷한 가격이라고 한다면, 주류업체로선 이익이다.
더군다나 주류 소비 이탈 현상을 보인 일본의 2030세대들을 다시 술 잔 앞으로 불러들일 기회이기 때문이다. 닛세이 기초 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20대의 약 4분의 1은 '굳이 일부러 마시지는 않는' 소비층인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일본의 대표 주종인 맥주 소비 이탈이 두드러졌다. 회식이 줄면서 술을 권하는 '원샷' 문화가 급격히 쇠퇴하고, 기존 맥주 이외의 다양한 제품으로 눈을 돌리는 젊은 층이 증가한 게 원인으로 지목된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