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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캡처=사본'·대화방 모두 '폭파'…고발사주 '미궁' 가능성

'원본 캡처=사본'·대화방 모두 '폭파'…고발사주 '미궁' 가능성
(왼족부터)조성은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선관위 부위원장. (SBS뉴스 인터뷰 화면)과 김웅 국민의힘 의원, 손준성 전 대검 수사정보정책관(현 대구고검 인권보호관)./ © 뉴스1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류석우 기자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을 밝혀낼 주요 단서인 조성은씨와 김웅 국민의힘 의원과의 텔레그램 대화방이 사라진 것으로 확인되면서 수사가 미궁에 빠지고 진실공방이 가열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로선 손준성 전 대검 수사정보정책관(현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의 고발장 작성 및 고발장, 첨부자료 전달 사실을 입증하기 위한 결정적인 증거인 김 의원과 손 검사, 김 의원과 조씨와의 대화기록이 모두 사라진 셈이다.

조씨는 대화방이 없더라도 텔레그램 대화 소스를 수사기관에 제출했고 진본 확인을 받았기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인데 법조계에서는 조작이 쉬운 디지털 증거의 특성상 엄격한 입증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조씨와 김 의원 간의 대화기록마저 원본이 아닐 경우 증거능력이 다소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을 내놓는다.

조씨는 15일 "김웅 국민의힘 의원과의 텔레그램 대화방은 폭파했다"며 "다만 당시 김 의원과의 텔레그램 대화 소스를 디지털 원본 그대로 가지고 있고 이를 수사기관에 모두 제출했다"고 밝혔다.

그는 뉴스1과 통화에서 "증거저장용 텔레그램 계정이 하나 더 있기 때문에 그쪽으로 김 의원과 주고받은 대화를 포워딩했다"며 "대화방 화면 캡처뿐 아니라 대화록 소스들을 다 갖고 있다"고 말했다.

조씨는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손 검사 등이 해당 날짜에 대화로 (고발장 등) 자료를 송부한 것은 전부 디지털포렌식 과정과 진본확인을 마쳤기 때문에 위 대화가 2020년 4월 3일~8일의 대화 기록인 것은 '주장'이 아니라 '사실관계'로 입증된 사실"이라고 했다.

지난 9일 공수처에 출석해 참고인 조사를 받은 조씨는 휴대전화 2대와 김 의원과의 대화방 등을 캡처한 이미지 파일 등이 담긴 USB등을 공수처에 제출했다. 공수처는 조씨 휴대전화를 포렌식해 지난해 4월3일 김 의원이 전달한 고발장 등을 다운로드한 로그 기록 등을 확인했다.

고발 사주 의혹의 관건은 김 의원이 보낸 텔레그램 메시지에 언급된 '손준성 보냄'의 '손준성'이 손준성 검사가 맞는지, 텔레그램 메시지가 어떤 경위로 김 의원에서 조씨로 전달됐는지 여부이다. 세 사람 간 주고받은 메시지 경로를 모두 알아내야 한다.

이를 위해 공수처는 김 의원과 손 검사의 휴대전화를 제출받았다. 문제는 김 의원은 휴대전화를 이미 교체했고 손 검사의 휴대전화(아이폰)는 비밀번호를 풀지 못해 분석이 어렵다는 점이다. 조씨의 휴대전화마저 텔레그램 대화방 원본이 없다면 세 사람간의 대화 경로 및 의혹 내용이 맞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추가 증거 확보가 절실하다.

법조계에서는 캡처 파일이나 포워딩 대화 기록 등이 증거로 인정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을 내놓는다. 조작이 쉬운 디지털 기록의 특성상 최근 법원에서 디지털 자료의 증거능력을 엄격하게 해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고위 검찰 관계자는 "원본을 캡처했다고 해도 결국은 사본이라 의미가 없다. 진짜 텔레그램 대화방을 캡처했다는 증거로는 부족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조씨가 제출한 자료를 포렌식한다고 해도 원본과의 대조가 불가능하다 보니 증거능력으로서의 의미가 없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또 다른 검찰 관계자도 "법원에선 수사기관의 압수수색 및 분석, 법원에 제출되기까지 모든 과정에서 최초 자료에 조작이 없어야 한다는 무결성과 원본과의 동일성을 요구한다"며 "현 상황에선 '안 고쳤다'는 사람의 말만 믿어야 하는데 이 경우 객관적인 디지털 증거라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수사기관에선 조작 가능성을 방지하고 원본의 무결성과 동일성을 지키기 위해 우선 원본을 밀봉하고 복사한 후 분석하는 등의 과정을 거친다. 그러나 개인이 원본이 아닌 사본을 증거로 냈다면 원본과의 동일성을 완벽하게 지켜 제출했는지를 추가로 증명해야 증거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

수사기관으로선 손 검사가 누군가로부터 받은 파일을 김 의원에 단순 전달했을 가능성, 김 의원과 조씨와의 대화방 중 문제가 될 만한 대화를 빼고 일부만 저장됐을 가능성 등의 여러 변수를 모두 감안해 '무결성'과 '동일성'을 증명해내야 한다.
원본 대화방이 없는 상태라 대조할 대상조차 없다는 건 난관을 예상케 한다.

일각에선 김 의원이 조씨와의 텔레그램 대화 사실, 대화 내용이 모두 맞다고 인정한다면 증거로 인정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또 수사기관에서 입증하려는 대상이 대화가 있었다는 사실만인지, 대화 내용까지 모두 포함하는지에 따라 증거 인정 가능성이 달라질 수 있다는 해석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