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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재 시험대 스스로 올라선 북한…'바이든 간보기'

제재 시험대 스스로 올라선 북한…'바이든 간보기'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국방과학원이 지난 11일과 12일 시험발사한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북한이 장거리 순항미사일에 이어 15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 사항인 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했다. 스스로 대북제재 시험대에 올라 바이든 미 행정부의 대화 의지를 떠보는 것으로 보인다.

15일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이날 오후 평안남도 양덕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비행거리는 약 800㎞이고 고도 60여㎞로 탐지됐다.

앞서 11일과 12일 장거리 순항미사일 시험발사 사흘 만이자,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다섯 번째 북한의 무력시위다.

이번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로 북한은 대북 제재 가능성에 직면하게 됐다. 탄도미사일은 앞서 발사한 순항미사일과 달리 유엔 안보리 결의에 명백하게 위배되기 때문이다.

이미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두고도 제재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어 이번 추가 도발에 대한 강력한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미 연방상원 외교위 소속 빌 해거티 공화당 상원의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 계정에 "미국은 즉각 유엔 긴급회의를 소집해야 한다"며 "북한의 순항미사일도 핵·탄도미사일 프로그램과 함께 금지 목록에 추가하는 대북 결의안을 상정해야 한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추가 제재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은 북한 역시 예상이 가능했던 상황으로 볼 수 있다. 그럼에도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보란 듯이 감행한 것은 압박 속에서 미국이 어떤 선택을 할지 일종의 '테스트'를 해보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대화에 앞서 바이든 정부의 '레드라인'이 어디까지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스스로 대북제재 시험대에 올랐다는 의미다.

바이든 정부는 지난 1월22일 취임 직후와 3월21일 북한의 순항미사일 시험발사 때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은 아니라며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같은달 25일 탄도미사일 발사 때는 처음으로 대북 제재를 언급하며 경고 메시지를 냈지만 구체적으로 추가 제재를 위한 움직임을 취하지는 않았다.

대외정책에 있어 원칙을 강조해왔지만 결과적으로는 '미국 본토'가 사정거리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 아닌 이상 단거리 탄도미사일에 대해 크게 문제 삼지 않았던 전임 트럼프 행정부 기조를 이어간 셈이다.

북한 역시 이를 의식해 본격적인 대화에 나서기 앞서 무력시위 수위를 조금씩 높여가며 미국의 반응을 살피는 것으로 보인다.


영변 핵시설 재가동에 이어 새로운 차원의 '핵전술' 전략무기로 평가되는 장거리 순항미사일 시험발사, '국방과학발전 및 무기체계개발 5개년계획'의 존재 공개, 그리고 탄도미사일 시험발사가 그 일환으로 보인다.

국제사회의 압박이 더 커진다면 바이든 행정부로서도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에 대한 입장 표명이 불가피할 것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즉각적인 안보리 차원의 대응에 나설 것인지 아니면 이번에도 경고에 그치는지가 향후 정세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