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코로나보다 정부가 더 무섭다"…유흥업주들 울분의 시위

뉴시스

입력 2021.09.15 18:01

수정 2021.09.15 18:01

기사내용 요약
"법대로 살았는데 유흥업이라고 삶 짓밟아"
"백화점·관광지는 금지 안해…억울해 미쳐"
차량시위·행진시도 모두 경찰 제지로 무산
"나이트클럽 절반이상 폐업, 6명 목숨 버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집합금지 해제를 촉구하고 있다. 2021.09.15.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집합금지 해제를 촉구하고 있다. 2021.09.15.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윤희 전재훈 수습 기자 = 코로나19 확산 후 정부의 거리두기 조치로 직격탄을 맞은 유흥주점 업주들이 거리로 몰려나와 "집함금지 해제"를 촉구했다.

이들은 당초 차량시위를 계획했으나 경찰에 가로막혔고, 행진마저 무산되자 현장 경찰관들과 충돌하기도 했다.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는 15일 오후 4시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인근에서 성명문을 내고 "우리는 법을 준수하고 법대로 살아가는 자영업자들이다. 그런데 정부는 코로나19가 감염병이라며 유흥주점을 한다는 이유로 우리 삶을 무참히 짓밟았다"고 토로했다.


이들은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다. 극단적인 선택을 매일 생각한다"며 "죽고 싶어도 빚이 산더미처럼 많아져 자식에게 물려주고 죽을 수가 없다"고 외쳤다.

이들은 "오늘까지 강제집합금지가 500일이 가까워진다"며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백화점, 마트, 관광지는 집합금지를 하지 않았다. 억울하다. 미칠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감염병보다 이 정부가 더 무섭다"며 "무책임한 한마디로 국민을 억압하고 자영업자가 도산하는 이런 일은 다시는 없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당초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한 뒤 청와대 앞까지 차량시위를 진행하려 했다. 하지만 경찰이 국회 앞 기자회견을 막아서면서 자리를 옮겼다. 차량시위 역시 저지됐다.

[서울=뉴시스] 전재훈 수습기자 =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경찰들이 코로나19 방역조치인 집합금지 해제 촉구 기자회견에 참가하려는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 수도권 회원들을 막고 있다 . 2021.09.15. kez@newsis.com
[서울=뉴시스] 전재훈 수습기자 =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경찰들이 코로나19 방역조치인 집합금지 해제 촉구 기자회견에 참가하려는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 수도권 회원들을 막고 있다 . 2021.09.15. kez@newsis.com
수십여명이 모여 행진이라도 하려했지만, 경찰은 이 역시 집단적인 집회라고 판단해 제지하고 나섰다. 이 과정에서 욕설과 고성, 약간의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결국 이들은 원래 자리에 머무르며 참석자들이 연이어 성토 발언을 내놨다.

시위에 참가한 박명근(52)씨는 "이제는 정신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도저히 버틸 힘이 없다"며 "정부에서 강제 집합금지 명령을 내려놓았다면, 임대를 얻어 운영하는 이들에게 최소한의 고정비용을 지급해주는 것이 당연하다"고 했다.

나이트클럽을 운영하는 김기준(72)씨는 적어온 자필문을 읽어내려갔다. 그는 "우리 업주와 종사자들은 정부 코로나 정책에 침묵하며 따랐다"며 "30여개 업소 중 절반이상이 폐업하고, 업주 여섯 분이 채무의 시달림에 목숨을 버렸다"고 했다.

이어서는 "유흥업소가 영업을 못하니 일반업소와 노래방 등이 경쟁적으로 불법영업을 하고 있다. 언제까지 이를 방관할 것이냐"며 "백화점, 대형마트, 물류센터, 교회 등은 확진자가 나오면 소독하고 다시 영업을 재개하는데 이 또한 유흥업소와 나이트클럽과는 형평성이 맞지 않다"고 했다.

다소 격한 발언들도 쏟아졌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집합금지 해제를 촉구하고 있다. 2021.09.15.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집합금지 해제를 촉구하고 있다. 2021.09.15. photocdj@newsis.com
70대라고 밝힌 한 참가자는 "이 자리에서 할복 자살을 하고 싶은 마음이다. 저는 노가다도 할 수 없다"며 "유흥업소 하는 사람들 정말 불쌍하고 막다른 곳에 있다. 10월4일부터는 유흥주점도 영업할 수 있게 해달라"고 했다.

또 다른 참가자는 "대통령 잘먹고 있느나. 국회의원, 장관들 잘 먹고 있느냐. 우리를 희생시켰으면 잠 안 자고 밥 안 먹고 무슨수를 써서라도 확진자 수를 줄였어야 한다"면서 "우리는 아프가니스탄 난민들보다 못한 생활을 하고 있다"고 했다.


시위는 오후 5시가 조금 넘어 마무리됐다. 일부 참가자들은 차량 시위를 강행하자고 주장했으나, 주최 측이 만류했다.


이들은 정부 대응을 지켜본 뒤 추가 행동에 나설지 여부 등을 결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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