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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코로나 백신 임상3상 흥행 … 백신주권 향해 달린다 [K-글로벌 백신허브화]

홍석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9.15 18:05

수정 2021.09.15 21:29

(上) 정부 지원 속 백신 국산화 탄력
승인·심사기간 대폭 단축해
임상 3상 전 신속 진입 지원
선구매로 개발비용 부담 완화
국가 주도 임상 참여 장려도
국산 코로나 백신 임상3상 흥행 … 백신주권 향해 달린다 [K-글로벌 백신허브화]

코로나19 팬데믹 시대에 접어들면서 전세계 국가들이 주목하는 것은 '백신 주권'이다. 인류와 새로운 감염병의 전쟁이 지속되는 만큼 감염병 정복을 위한 백신 개발이 국가의 경쟁력과 직결돼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도 '백신 주권' 확보를 위해 백신을 반도체, 배터리와 함께 3대 국가전략기술로 선정하고 적극적인 지원을 전개한다. 이를 위해 앞으로 5년간 2조2000억원을 투입해 오는 2025년까지 글로벌 백신 시장 세계 5위를 달성할 계획이다. 이에 코로나19 백신개발을 위한 정부의 역할과 중장기 지원책을 들여다본다.

정부의 전방위 지원으로 코로나19 백신 국산화에 탄력이 붙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의 최종관문인 임상 3상시험 신청에 8000명 넘게 몰렸다. 이중 700명이상이 최종 대상자로 선정돼 임상 3상시험이 정상궤도에 들어섰다. 일반인이 참여하는 임상 3상시험이 이같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것은 드문 경우다. 정부가 참여자 모집에 구심점 역할로 나선 영향이 컸다. 앞서 임상 승인도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개발 가능성이 높은 국산 코로나19 백신은 정부가 선구매해 개발비용 부담도 덜어줄 계획이다. 임상참여자 모집, 신속한 행정절차, 자금마련 등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내년 상반기 코로나19 백신 상용화는 무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임상3상 신청자 8000명 돌파

15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가 코로나19 백신개발 위해 임상 3상 피험자 투여에 돌입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임상시험계획(IND) 승인 후 약 3주만으로 국내에서 개발된 코로나 백신 후보물질의 첫 임상3상 투약이다. 임상 3상 참여자 모집은 정부가 주도했다. 임상지원재단을 통해 신청한 723명이 SK바사 코로나 백신 3상 임상에 참여했다. 재단은 이들에 대해 백신접종여부, 참여희망병원 등을 사전조사하고 임상실시 기관과의 협의를 통해 임상참여를 연계했다. 이들 외에 14일 기준 코로나19 백신·치료제(중복지원 가능) 임상시험 참여의향서 제출자는 총 8244명에 이른다. 이중 백신 희망자는 6060명, 치료제 희망자는 4744명으로 집계됐다.

백신의 경우 일반인에게 투여해야 하기 때문에 임상 3상 모집이 쉽지 않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정부가 국산 코로나 백신의 신속 개발을 위해 임상참여자 모집에 적극 나선 것도 이때문이다. 국가임상지원재단 관계자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임상 참여자 모집은 임상을 실시하는 14개 의료기관의 자체 모집과 재단의 참여 신청을 통해 모집했다"면서 "임상 참여의 부정적 인식을 바뀌기 위해 재단 차원에서 적극적인 홍보로 참여자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상3상은 비교 임상으로 진행된다. 신속한 임상 진입을 위해 기존 허가 백신과 효과를 견주는 '비교 임상'이 가능토록 한 것이다. 시험 대상자도 최소 4000명 정도로 줄어 비용절감효과도 예상된다. 코로나 백신 개발에서 비교 임상은 전세계적으로 프랑스의 발네바사에 이어 SK바이오사이언스가 두번째다. 현재 발네바사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대조 백신으로 총 4000명을 대상으로 영국 내 비교 임상을 진행중이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 원장은 "백신 3상 임상 참여자 모집 자체가 어렵고, 임상 3상에 대한 비용 또한 기업이 부담하기에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서 "정부가 글로벌 백신허브 전략 아래 임상 지원을 확대한 것은 시의적절한 판단"이라고 말했다.

■정부 전방위 지원에 백신개발 탄력

글로벌 백신 주도권 경쟁에 나선 미국과 유럽은 정부가 코로나19 백신개발을 이끌었다.

실제 미국의 경우 백신 개발 프로젝트 '초고속 작전 (OWS)'을 수립하고 규제개선과 자금지원, 지식재산권 유예로 연구개발을 지원했다. 또한 미국 식품의약국(FDA) 주도로 3만여명의 임상 참여자를 모집하고 임상 결과평가를 FDA가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를 하고 있다.

영국은 국립보건연구원(NIHR)과 영국연구혁신기구(UKRI)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임상 비용으로 2000만파운드(약 320억원)를 지원했다. 독일 정부는 백신개발 기업인 큐어백의 지분을 매입하고 백신 개발에 투자하는 등 정부가 백신개발의 구심점이 되고 있다.

한국 정부도 임상 지원 외에 백신 개발에 대한 다각도 지원에 나서고 있다. SK바사 외에 국내 기업의 신속 개발이 가능한 mRNA 백신 기술 확보를 위해 전임상·임상, 원부자재 등을 범정부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올해 1667억원의 예산을 임상비용 지원으로 책정했다.
또한 올해 72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개발 성공 가능성이 큰 백신은 개발 완료 이전에 선구매 계약도 추진키로 했다. 아울러 백신 원부자재 공급망 확보를 위해 △원부자재 자급화 △투자 인센티브 확충을 통한 우수 원부자재 기업 유치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정 원장은 "모더나, 화이자가 1년만에 코로나 백신 개발에 성공한 것도 미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라며 "(백신개발은)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hsk@fnnews.com 홍석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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