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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文 대통령 또 겨냥…'막말' 자제했지만 '남북관계 파괴' 경고


(서울=뉴스1) 서재준 기자 = 북한의 김여정 당 부부장이 다시 문재인 대통령을 직접 겨냥한 비난 담화를 냈다. 북한이 올해 발표한 담화 중 '막말'의 수위는 가장 낮았지만 '남북관계 파괴'를 경고하며 태도 개선을 재차 촉구하는 강경한 기조를 이어갔다.

남북은 15일 서로 무력시위를 주고받은 뒤 '메시지 대결'도 펼치는 모양새다.

김 부부장은 15일 밤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이름을 언급하며 우리 군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등 신형 미사일의 시험발사 행보를 비난했다.

그는 이날 오후 문 대통령이 국방과학연구소 안흥시험장에서 미사일전력 발사 시험발사를 참관한 뒤 내놓은 메시지에 대해 '부적절한 실언'이라고 비난했다.

문 대통령이 "우리 미사일 전력은 북한의 도발을 억지하기에 충분하다"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한 국가의 대통령으로서는 우몽하기 짝이 없는 발언"이라고 반박했다.

김 부부장은 '도발'이라는 표현이 '기자들 따위나 쓰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앉아서 북한을 이길 수 있다는 힘자랑이나 했다"라며 "대통령이 할 일인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라고 평가절하했다.

이어 이날 문 대통령의 발언으로 인해 '장차 북남관계 발전'을 우려하게 됐다며 "대통령이 상대방을 헐뜯고 걸고드는데 가세한다면 부득이 맞대응 성격의 행동이 뒤따를 것이고 그렇게 되면 북남관계는 여지없이 완전 파괴로 치닫을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김 부부장의 이날 발언은 우리 군의 신형 미사일 시험발사와 대통령의 직접 참관을 자신들을 향한 적대적인 행동으로 보고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북한이 지난 11~12일, 또 이날 단행한 장거리 순항미사일 및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는 한미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 정상적인 국방 정책 추진에 따른 행위임을 강조하며, 우리 측이 '내로남불'과 같은 행동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북한이 지난 13일 올해 1월에 수립됐다는 사실을 처음 공개한 '국방과학발전 및 무기체계개발 5개년 계획'이 우리 군의 '국방중기계획'과 같다고 주장한 것도 자신들의 주장의 명분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김 부부장의 담화가 문 대통령의 시험발사 참관 당일에 즉각적으로 나온 것은 다소 예상밖이다. 그만큼 북한이 이번 사안을 비중 있게 지켜보았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동시에 자신들의 무력시위가 한반도 정세를 긴장시키거나, 대외 메시지 차원으로 이뤄진 것이 아님을 강조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지난해부터 북한의 '대외 총괄' 역할을 맡은 것으로 파악되는 김 부부장은 주요 계기에 담화를 발표하며 북한의 입장을 표출하는 창구 역할도 담당하고 있다.

특히 그는 우리 정부와 문 대통령을 직접 겨냥한 '막말' 비난 담화를 수차례 발표하기도 했다.

김 부부장은 지난 3월30일 올해 첫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후 문 대통령이 이를 비판하자 "실로 뻔뻔스러움의 극치", "미국산 앵무새", "자가당착", "철면피 하다" 등의 막말 언사를 포함한 담화를 발표했다.

이에 앞서 3월16일에 발표한 담화에서는 남한이 '어리석은 수작'을 부리는 '태생적인 바보'이며 '판별능력마저 완전히 상실한 떼떼(말더듬이)'라고 조롱했다.

지난해 3월 자신의 명의로 된 첫 담화에서는 "청와대는 세 살 난 아이들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라며 "내뱉는 한마디 한마디, 하는 짓거리 하나하나가 그렇게도 구체적으로 완벽하게 바보스럽다"라고 비아냥대기도 했다.

이날 담화는 이 같은 과거 담화에 비해서는 표현이 '순화된' 측면이 엿보인다. 그러나 '남북관계 완전 파괴' 등의 경고를 통해 여전한 북한의 강경한 기조를 강조하기도 했다.

김 부부장은 지난달 10일 한미 연합훈련을 계기로 낸 담화에서 "우리를 반대하는 그 어떤 군사적 행동에도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국가방위력과 강력한 선제타격 능력을 보다 강화해 나가는 데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며 "남조선 당국자들의 배신적 처사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라고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이후 북한은 한 달 가량 다소 잠잠하다 지난 13일 장거리 순항미사일 시험발사를 공개한 것을 이후로 이날까지 다시 강경한 행보를 재개한 셈이다.

다만 김 부부장의 '순화된' 담화와, '내로남불' 하지 말라는 담화의 논리, 또 담화 말미에 '남북관계 완전 파괴'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덧붙인 "우리는 그것을 바라지 않는다"라는 언급은 북한이 앞으로 강경 행보를 극단적인 수준까지 올리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한 것이라는 해석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지난 4월 한미의 대북 물밑 접촉과 이를 통해 이뤄진 남북 정상 간 서한 교환, 비록 2주 만에 단절됐지만 13개월 만에 통신선을 복구한 것이 북한이 '대화 혹은 협상'을 염두에 둔 외교로 노선을 일부 조정하도록 만든 계기가 됐다는 평가 하에서다.

다만 김 부부장의 이날 주장으로 봤을 때, 북한은 올해 남은 기간 동안 추가적인 무력시위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올해 김정은 당 총비서가 무력시위를 한 번도 직접 참관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북한이 무력시위를 단행하며 표출할 메시지의 강도 변화는 김 총비서의 참관 여부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어 향후 행보가 주목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