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정부 '재택치료' 확대 검토…‘통제·위급상황 대응·의료인력’은 과제

뉴스1

입력 2021.09.16 05:31

수정 2021.09.16 08:39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경기도인재개발원에 마련된 경기도 제2호 특별생활치료센터 이동형 음압병동에서 관계자들이 시설을 점검하고 있다./뉴스1 © News1 경기사진공동취재단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경기도인재개발원에 마련된 경기도 제2호 특별생활치료센터 이동형 음압병동에서 관계자들이 시설을 점검하고 있다./뉴스1 © News1 경기사진공동취재단


대전 서구에 위치한 한 기업연수원에 마련된 555개 병상 규모의 제3생활치료센터가 20일부터 환자들이 입소를 시작했다. 사진은 제3생활치료센터 전경 모습. 2021.8/20/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대전 서구에 위치한 한 기업연수원에 마련된 555개 병상 규모의 제3생활치료센터가 20일부터 환자들이 입소를 시작했다. 사진은 제3생활치료센터 전경 모습. 2021.8/20/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방역당국이 오는 11월부터 '단계적 일상 회복'을 추진하기 위해서라도 무증상·경증 코로나19 확진자의 재택치료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재강조했다. 경기도는 최근 재택치료의 보완 방안으로 단기 입원이 가능한 특별생활치료센터를 운영한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좀처럼 꺾이지 않아 우려스러운 상황에 정부가 '재택치료'를 거론한 데는 전 국민 예방접종률이 오르며 위중증·사망자 수는 줄 수 있음을 기대할뿐더러 코로나19 치료 체계를 재확립하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방역당국과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재택치료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지만, 의료체계 내에서 환자 관리와 감염전파 위험을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는 데 대해 대부분 동의했다.

◇서울·경기, 제한적 확대…고위험군 아닌 무증상·경증환자 위주

정부는 지난해 말부터 무증상 또는 경증이면서 돌봄이 필요한 만 12세 이하 소아 확진자와 소아를 돌봐야 하는 성인 확진자에 제한적으로 재택(자가)치료를 하고 있다. 서울과 경기 등 일부 지자체는 성인 1인 가구 등 일반 확진자도 포함하고 있다. 무증상·경증이면서 가족이나 이웃이 접촉할 수 없도록 생활공간을 분리한 경우 가능하다.

재택치료 환자는 집에 머물며 매일 보건소나 지방자치단체 전담 의료진이나 연계 의료기관과 건강 상태를 이야기한다. 환자는 장소를 이탈하지 않아야 하고 체온과 산소 포화도를 스스로 측정해야 한다. 물품이나 화장실은 주기적으로 소독해야 하고 방역물품과 식료품, 폐기물 처리 용기는 지원받는다.

지난 11일 0시 기준으로 수도권(서울·인천·경기) 지역 재택(자가)치료자는 총 2808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경기도가 가장 적극적이다. 경기도는 13일부터 재택치료 환자가 증상이 악화했을 때 찾아 단기 입원·진료를 받을 수 있는 특별생활치료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이하 중수본)에 따르면 지난 14일 수도권 신규 확진자 중 재택치료를 받겠다고 한 환자는 59명이다. 서울 15명, 경기 44명으로 전날보다 16명 증가했다. 이 가운데 12살 이하 소아가 17명이고 소아 보호자 1명, 성인 1인 가구가 18명이다. 또한 기저 질환자 3명, 자가치료를 하겠다고 요청한 단독가구가 20명이다.

당국은 접종률 상승에 힘입어 일상회복을 모색하는 취지의 '새로운 방역체계' 전환을 앞둔 만큼 재택치료 방안을 사전에 준비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확진자를 격리, 입원시키는 기존 방식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15일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향후 접종률이 오르고 단계적으로 일상 회복 방안을 검토할 때 모든 확진자를 시설에 격리, 관리하는 현재 방식으로는 대응하기 어렵다. 치명률이 낮아지는 점을 감안해 일정 부분 전파 위험이 커지더라도 재택치료로 의료대응 체계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손 반장은 "현재 소아 등 일부를 중심으로 재택치료를 활성화하며 문제점을 파악하고 이 과정에서 높아지는 감염, 전파 위험성을 최대한 낮추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상원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우리나라에서는 낯설지만 외국은 재택치료를 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의학적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분들이 모두 입원할 필요 없고 더 나은 조건에 관리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일부 지자체는 이미 하고 있고, 질병청도 효율적인 모델을 검토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통제 안되면 어쩌나, 위급상황이면? 인력 부족은?" 의료계 우려 ↑


앞으로 재택치료를 확대해 치료체계의 단계적 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꾸준히 나왔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여전히 우려를 표했다. 크게 세 가지로 꼽힌다.

먼저 재택치료 환자를 제대로 관리할 수 있냐는 문제다. 몰래 돌아다녀도 현실적으로 막을 방법이 없다. 자가격리자의 일탈을 막지 못했다는 사례는 심심치 않게 발생했고 이 과정에서, 특히 감염전파 확산 가능성도 있다.

자기 증상이 어떤지 스스로 알지 못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폐렴으로 인한 저산소증은 자신도 모르게 악화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응급 상황에 어떻게 대비하느냐는 지적이다. 재택치료 환자를 관리할 인력과 이송 체계가 원활히 연결되는지 여부도 중요하다.

정부는 재택 치료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만큼, 전문가들의 지적과 우려를 해소할 만한 합리적인 재택치료 모델을 마련해야 할 전망이다. 무증상·경증 환자가 의사 처방아래 복용할 만한 경구용 치료제 개발 또한 주목된다.

김정기 고려대학교 약학대학 교수는 "재택치료에 반대하는 입장"이라며 "대상자가 급속도로 늘면, 예후가 급속도로 안 좋아지는 경우를 놓칠 가능성도 상당하다"고 강조했다.

이재갑 한림대학교 의과대학 감염내과 교수도 지난 14일 열린 '단계적 일상회복' 방안 국회 토론회에서 "우선 생활치료센터를 재택치료로 단계적으로 전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경구치료제가 보편화되면 센터에서 투여하고, 호전 시 퇴소시켜 재택치료하는 방식으로 가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선 환자가 재택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국민적 공감대가 만들어져야 한다.
집에서 꾸준히 치료제를 복용, 투여해 바이러스 전파력을 악화시키고 치료받을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주는 게 상당히 중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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