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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파 많은 것이 불리?"…日 기자가 꼽은 한일의 최종예선 부진 이유는?

뉴스1

입력 2021.09.16 06:15

수정 2021.09.16 06:15

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대한민국과 이라크의 경기에서 0대0 무승부를 기록한 대한민국 손흥민이 아쉬워하고 있다. 2021.9.2/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대한민국과 이라크의 경기에서 0대0 무승부를 기록한 대한민국 손흥민이 아쉬워하고 있다. 2021.9.2/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울버햄튼의 황희찬 © 로이터=뉴스1
울버햄튼의 황희찬 © 로이터=뉴스1

(울산=뉴스1) 안영준 기자 = 아시아 축구의 강자 한국과 일본이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나란히 산뜻한 출발에 실패했다. 일본 기자는 두 나라의 부진 이유로 '해외파들의 무리한 일정'을 꼽았다.

뉴스1은 울산 현대와 가와사키 프론탈레(일본)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16강전을 취재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아소 히로사토 기자로부터 한국과 일본대표팀의 부진 이유에 대한 견해를 들었다.

한국은 아시아 최종예선 첫 경기에서 이라크를 상대로 답답한 경기 끝에 0-0 무승부를 기록, 팬들의 질타를 받았다.


일본은 더했다. 안방서 약체 오만에 0-1 충격패를 당했다. 2차전에서 한국은 레바논, 일본은 중국에 각각 1-0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아직 강호다운 모습과는 거리가 있었다.

히로사토 기자는 "한국과 일본은 모두 해외파 선수들의 비중이 높은 팀"이라며 "많은 선수들이 유럽에서 경기를 뛰다 아시아로 먼 거리를 이동한 뒤 충분한 휴식과 훈련 없이 경기를 했던 것이 두 나라 부진의 이유"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실제로 한국은 손흥민(토트넘), 황의조(보르도), 황희찬(울버햄튼), 김민재(페네르바체) 등 주축 선수들이 유럽에서 뛰고 있다.

이들은 9월 A매치를 앞두고 8월31일이 돼서야 입소, 9월1일 단 하루를 훈련한 뒤 2일 이라크와의 경기에 나섰다.

기존 선수들과 호흡을 맞출 시간도 없었고 개인 컨디션을 회복할 시간도 부족했다. 언급한 4명의 선수가 모두 대표팀 내에서 핵심 역할을 맡고 있기에, 이들이 흔들릴 경우 타격은 더욱 컸다.

2차전 레바논과의 경기를 앞두고는 훈련 시간이 다소 있었지만, 쌓인 피로 탓인지 손흥민은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고 황의조도 몸이 무거웠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더 했다. 일본도 미나미노 타쿠미(리버풀), 요시다 마야(삼프도리아), 도미야스 타케히로(아스널), 후루하시 교고(셀틱), 구보 다케후사(마요르카) 등 주전 선수들이 대부분 유럽에서 뛰고 있다. 중국전 기준 선발 라인업의 8명이 유럽파였다.

일본도 1차 오만전을 앞두고 해외파 선수들이 1~2일 밖에 훈련하지 못한 채 경기에 임했다. 반면 선수 대부분이 국내파인 오만은 이 경기를 위해 한 달 가까이 합숙 훈련으로 팀워크를 다졌다.

이후 일본은 중국전을 위해 중동으로 이동하면서 다시 체력을 소비해야 했고, 이 과정서 한국의 손흥민처럼 미나미노가 부상으로 스쿼드를 이탈했다. 팀 자체가 100%의 경기력을 발휘하기란 쉽지 않은 조건이었다.

유럽파가 많다는 건 그만큼 실력이 뛰어나고 이름값 높은 선수들이 많다는 뜻이다. 유럽파가 많은 한국과 일본이 이를 근거로 아시아 축구의 강자로 불리고 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팀 내에서 유럽에서 오는 선수들이 너무 많은 까닭에, 정작 아시아에서 열리는 경기를 펼칠 때 주축 선수들의 컨디션이 크게 떨어지는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잘 하는 선수가 많아서 유럽에서 뛰는 선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아시아 최종예선에선 제 컨디션으로 뛰지 못하는 선수가 많다는 뜻이 된다.
어쩌면 핑계이자 배부른 변명으로 들릴 수도 있지만 최근 두 경기에서 한국과 일본의 경기력이 나란히 좋지 못했던 건 분명하다.

히로사토 기자는 또한 "요즘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그 고통이 더 심해졌다.
한국과 일본의 해외파들은 먼 여정에 더해 코로나19 방역지침까지 지켜야 해 더욱 컨디션이 저하되고, 경기를 준비할 시간을 빼앗긴다"며 "개인적 의견이고 절대 그럴 수도 없는 일이지만, 만약 최종예선을 영국이나 독일 복판에서 한다면 (그곳에서 뛰는 선수들이 많은) 한국과 일본이 과연 지금처럼 부진할까?"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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