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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글로벌 백신펀드' 만들고 스마트 임상시험 체계 세운다[K-글로벌 백신허브화]

(下 )백신개발 생태계 구축 시동
인력·자금·특허 삼박자 갖춰 지원
한국형 NIBRT 프로그램 추진
세계적 수준 전문 인력 양성
"장기플랜 마련이 정부 역할"
전문가들 백신법 필요성 제기
'K-글로벌 백신펀드' 만들고 스마트 임상시험 체계 세운다[K-글로벌 백신허브화]

정부가 국내 백신개발 생태계 구축에 시동을 걸었다. 'K-글로벌 백신 허브화' 전략의 일환으로 백신개발 인력 양성과 인프라 조성에 나선다. 이를 위한 다양한 금융지원책을 마련하는 등 백신주권 조기 확립에 공을 들이고 있다. 다만, 글로벌 백신허브라는 정부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지속가능성이 관건이다. 신종플루, 메르스(중동 호흡기질환)때에도 백신 주권을 강조했지만 반짝 지원에 그친바 있다. 이 때문에 백신개발 생태계 구축작업은 장기적인 플랜으로 백신법 등 법적 근거를 마련해 시행돼야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인력·자금·특허, 삼각편대 지원

16일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백신개발 생태계 조성에 나섰다. 우선 백신 생산기업 등에 투자하기 위해 2022년부터 2년간 1조원 규모의 'K-글로벌 백신펀드'를 마련하기로 했다. 임상단계 지원을 위해 대규모 임상시험 등을 집중 투자할 수 있는 정책 펀드이다. 임상시험 전 과정을 효율화하는 스마트 임상시험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실탄으로도 활용될 전망이다. 정부는 이스라엘 요즈마 펀드, 영국 BTG 그룹 등의 정부 주도 백신 투자 사례를 바탕으로 백신 글로벌 임상지원 세부방안을 수립할 에정이다. 이를 위해 내년부터 2년간 국비 500억원이 투입된다. 또한 신변종 감염병 대응력 강화를 위해 연구개발(R&D) 지원도 강화한다.

한국형 NIBRT 프로그램을 통해 국제 수준의 백신 전문인력 양성에도 대규모 자금이 투입된다. NIBRT는 아일랜드가 2011년 설립한 세계적인 바이오공정 인력 양성 기관이다. 정부는 오는 2025년까지 총 600억원을 투입해 바이오공정인력양성센터를 완공하고 2024년부터 연간 2000명 이상 인력을 양성한다는 목표다. 우선 K-NIBRT 백신특화과정을 통해 mRNA 백신공정 전문인력 120명을 육성하고, 향후 아시아 지역 바이오인력 교육 허브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다.

또한 백신개발 특허 지원도 진행된다. 백신 신기술 특허출원을 우선심사 대상으로 지정해 신속하게 권리받을 수 있도록 하고, 국내 기업의 해외진출을 위한 특허출원 비용지원 등 권리화 사업을 지원한다. 백신개발이 완료된 후, 백신생산에 차질이 없도록 생산기업을 대상으로 분쟁위험 사전진단 및 무효·회피 등 분쟁대응 전략도 지원할 예정이다.

■장기플랜으로 완벽성 높여야

그동안 정부는 신종플루, 메르스 등의 감염병이 발생할 때마다 '백신 주권'을 강조해왔다. 감염병 체계 개편과 함께 백신 개발 지원을 추진해 온 것이다. 하지만, 현재 국가 필수예방접종사업 대상 기초 백신 지급률은 50%에 불과하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국가필수예방접종 기초 백신 28종(대테러 및 대유행 대비 5종 포함) 가운데 14종만이 국내 생산 가능하다.

정부의 백신개발 지원이 한시적이었기 때문이다. 박병주 서울대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명예교수는 "장기적으로 플랫폼 개발 등 백신개발 노하우를 축적해 새로운 감염병이 출몰했을 때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지속적인 지원체계 마련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백신 주권이 글로벌 경쟁력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전세계 국가들이 장기적인 안목으로 팬데믹 선제적 대응을 위한 대규모 투자에 나서고 있다. 미국 바이든 정부는 향후 발생할 수 있는 팬데믹에 대비하기 위해 향후 7~10년간 총 653억달러의 예산을 투입하는 '아폴로 계획'을 내놨다. 10년 내에 코로나 등 팬데믹이 재발할 것으로 예상하고 백신·치료제 등 의약품과 진단기기 개발, 감염병 모니터링 강화 등의 장기 플랜을 마련한 것이다. 정윤택 제약산업연구원 원장은 "팬데믹 시대에 정부의 글로벌 백신 허브화 전략은 시의적절하다"면서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백신 주권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느꼈기에 중장기 플랜을 마련했지만 결국 지속가능성이 문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의 정책의지를 실현하기 위해 '백신법' 제정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법적 근거 마련을 통해 백신 5대 강국으로 도약을 위한 노력들이 실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일례로 2011년 마련된 '제약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제약산업육성법)은 제약사업의 국제 경쟁력이 한단계 도약하는 기점이 됐다.

정 원장은 "제약사업육성법, 첨단재생의료특별법 제정으로 하나의 산업이 육성된 사례가 있다"며 "백신법 제정을 통해 백신개발 지원뿐 아니라 종합적인 지원 및 관리를 위한 법적 근거 마련이 고려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hsk@fnnews.com 홍석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