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카스텔라·열대과일…제주 추석 차례상엔 오르지 못할 게 없다

뉴스1

입력 2021.09.20 10:08

수정 2021.09.20 10:08

제주 명절 차례상에 오르는 카스텔라.2021.9.20/뉴스1© 뉴스1
제주 명절 차례상에 오르는 카스텔라.2021.9.20/뉴스1© 뉴스1


제주 명절 차례상에는 한라봉 등 귤과 바나나 등 열대과일까지 오른다.(미래컨벤션센터 홈페이지 상차림 서비스 갈무리)© 뉴스1
제주 명절 차례상에는 한라봉 등 귤과 바나나 등 열대과일까지 오른다.(미래컨벤션센터 홈페이지 상차림 서비스 갈무리)© 뉴스1


제주 명절 차례상에는 옥돔구이(왼쪽 상단), 기름떡(왼쪽 하단), 빙떡(오른쪽) 등 이색적인 향토음식이 오른다.(제주도 발간 '제주인의 지혜와 맛 전통향토음식' 갈무리)© 뉴스1
제주 명절 차례상에는 옥돔구이(왼쪽 상단), 기름떡(왼쪽 하단), 빙떡(오른쪽) 등 이색적인 향토음식이 오른다.(제주도 발간 '제주인의 지혜와 맛 전통향토음식' 갈무리)© 뉴스1

(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 '제물빵 주문 받습니다', '제수용 카스텔라 주문 받아요!'

추석이나 설 명절이 돌아올 때면 제주에 있는 대부분의 빵집에 걸리는 안내문이다.

일반적인 직사각형 모양의 카스텔라도 아닌 2만~4만원짜리 특대형 정사각형 카스텔라를 찾는 사람들이 어찌나 많은지 명절 1~2주 전부터 사전예약을 받지 않으면 주문량을 소화하기 어려울 정도다.

이는 제주의 명절 차례상에 쌀시루떡 대신 카스텔라가 많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구멍이 송송 뚫린 현무암 지대인 탓에 예로부터 벼농사가 어려워 쌀이 귀했던 제주 사람들은 명절에 쌀시루떡 대신 보리떡(상웨떡)을 올렸다. 엿기름 물에 보리가루와 누룩, 설탕을 넣은 반죽을 쪄낸 음식이다.



이후 제빵기술이 발달하면서 빵과 식감이 비슷한 보리떡이 단밭빵, 소보로빵 등을 거쳐 오늘날 카스텔라로 대체되고 있다는 것이 어느 정도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 뿐 아니라 열대과일이 올라간다는 점도 제주 명절 차례상의 특색이다.

다른 지역의 명절 차례상에는 대추나 밤이 올라가지만 제주에서는 이를 올리지 않고 대신에 특산품인 귤을 올렸다.

가을 제철 과일인 사과나 배, 감 옆에 따로 올리는 식이었다.

시간이 흐를 수록 차례상에 오르는 귤 종류도 다양해졌다.

하우스 감귤 등 감귤류 뿐 아니라 한라봉, 천혜향, 레드향, 진지향, 황금향, 청견, 한라향 등 만감류까지 각양각색이다.

여기에 제주에서 많이 재배되고 있는 파인애플이나 바나나, 최근에는 애플망고까지 차례상에 오르기도 한다.

이색적인 음식도 많다.

그 중에도 단연 최고는 옥돔이다.

제주 사람들은 말린 옥돔을 소금을 쳐서 구워 낸 '옥돔 구이'와 생옥돔의 살을 발라내 미역과 함께 끓인 '옥돔 미역국'을 명절 차례상에 진설한다.

옥돔 구이와 옥돔 미역국은 제주에서 통상 '생선 구이', '생선 미역국'으로 불릴 정도로 제주 사람들의 극진한 사랑을 받고 있기도 하다.

제주어로 '지름떡'이라고 불리는 기름떡도 제주 명절 차례상의 백미다.

찹쌀가루로 만든 반죽을 별 모양 틀로 찍어 기름에 지져낸 뒤 설탕을 뿌린 이 음식은 쫀득하고 달콤한 맛에 아이들이 특히 좋아한다.


전기떡, 쟁기떡, 멍석떡, 빈떡 등 이름도 다양한 빙떡도 빠질 수 없다.

빙떡은 메밀가루를 반죽해 얇게 지진 전에 무숙채를 넣고 말아낸 음식으로 슴슴하고 담백한 데다 식감이 부드러워 어르신들이 자주 찾는다.


이 밖에 제주에서는 차례가 끝나면 한데 모인 친척들과 음식을 나눠 먹고, 각자 집으로 돌아갈 때 역시 남은 제사 음식을 조금씩 나눠 가져가는 문화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