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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헝다 파산설에 세계 500대 부호 순자산 160조원 '증발'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9.21 15:33

수정 2021.09.21 15:40

홍콩에 위치한 헝다그룹 건물 © 로이터=뉴스1 © News1 박형기 기자 /사진=뉴스1
홍콩에 위치한 헝다그룹 건물 © 로이터=뉴스1 © News1 박형기 기자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중국 헝다(恒大)그룹 파산설에 20일(현지시간) 글로벌 증시가 급락하면서 전세계 500대 부호들의 순자산이 1350억달러(약159조8400억원) 증발했다.

야후파이낸스는 이날 전세계 500대 부호 순위를 매기는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세계 부호 순위 1위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순자산이 1980억달러로 72억달러 줄었다.

2위인 제프 베조스 아마존 창립자 겸 CEO는 같은 날 56억달러의 재산을 날렸다. 이날 베조스의 순자산은 1942억달러다.

홍콩 부동산개발업체 대표들 역시 상당한 규모의 재산을 잃었다.


리 샤우키 핸더슨랜드 회장과 리카싱 청쿵그룹 회장, 헨리 청 카 순 뉴월드개발회장, 양 후이옌 컨트리가든홀딩스 부회장 등 홍콩 부동산 갑부들의 총 재산이 60억달러 넘게 증발했다.

이날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회사인 헝다그룹의 파산설을 둘러싸고 공포감이 조성되며 미국, 유럽, 홍콩 등 글로벌 주요 증시가 일제히 폭락한데 따른 것이다.

뉴욕증시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1.7% 하락 마감했다. 다우지수와 나스닥 지수 역시 각각 1.7%, 2.2% 떨어졌다.

시장의 불안감을 반영해 '공포 지수'라 불리는 시카고선물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는 전일보다 23.6% 상승한 25.71까지 치솟았다.

유로스톡스50과 독일 DAX가 각각 2.1%, 2.3%씩 하락하는 등 유럽 증시도 전반적으로 하락했다.

홍콩 항셍지수 역시 3.3% 하락하며 지난해 10월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항셍 부동산 지수는 전일보다 6.7% 폭락했다.

전문가들은 헝다그룹 리스크가 단기적으로 금융시장 변동성을 확대시킬 수 있지만 시스템적 위기로까지 번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글로벌 증시가 이처럼 민감하게 움직이고 있는데는 글로벌 경기둔화와 중국의 전방위적 규제 움직임 등 그동안 축적된 여러 불안요인이 터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데이비드 도너비디언 CIBC 프레이빗웰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중국 및 글로벌 경제 회복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는 시장 내 불안감이 헝다 사태를 계기로 드러난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질스 코한 HYCM 수석 애널리스트는 "위기가 전파되지 않고 사그라들면서 시장 역시 매우 빠르게, 이르면 내일이라도 회복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더 큰 이슈는 시진핑 중국 주석으로부터 더 큰 움직임이 나올 것인지 여부"라고 지적했다.


그는 "서양식 자본주의에서 벗어나 사회주의로 좀 더 다가갈지 여부가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중장기적으로 우려하는 포인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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