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에버그란데)가 지난 23일 달러 채권 이자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달러 채권의 경우 계약서 상으로 예정일로부터 30일 이내까지는 이자 지급이 이뤄지지 않아도 공식 디폴트(채무 불이행)를 낸 것으로 간주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이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24일 주요 외신에 따루면 헝다가 발행한 달러 채권을 보유한 한 미국 투자자는 전날까지 헝다로부터 이자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헝다는 23일 달러 채권 이자 8350만 달러(약 993억원)와 위안화 채권 이자 2억3200만 위안(약 425억원)을 채권 보유자들에게 지급해야 했다.
헝다는 하루 전인 22일 공고를 내고 이 가운데 위안화 채권 이자 지급 문제를 해결했다고 밝히면서도 달러 채권 이자는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다.
이들 두고 헝다가 근본적인 유동성 위기를 넘기지 못하고 30일이라는 시간 끌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위안화 채권 이자의 경우도 온전히 이자를 지급한 것이 아니라 채권 보유 기관과 사적 협상을 통해 이자 전체 또는 부분 지급 시한을 연장하는 등의 미봉책을 썼을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외신은 소식통을 인용, 일부 헝다 채권 보유자들은 목요일 지급되었어야 할 이자를 받을 수 있다는 희망을 포기한 상태라고 전했다.
중국 당국은 헝다 사태와 관련한 구체적인 입장을 아직 밝히지 않고 있지만 결국 개입할 것이라는 해석이 뒤따른다.
골드만삭스의 아시아 신흥시장 채권 부문장인 오너 위안은 “그들(중국 당국)은 당장 디폴트가 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30일의 유예 기간이 있는 만큼 향후 30일 안에 거래가 되도록 시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지방정부와 국영기업들은 헝다가 일을 질서 있게 처리하지 못할 경우 막판에 가서야 개입하도록 지시받았다고 보도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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