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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관절 100세 설계] 부모님 불편한 걸음걸이, 무릎건강 적신호

홍석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9.25 06:00

수정 2021.09.25 06:00

[척추·관절 100세 설계] 부모님 불편한 걸음걸이, 무릎건강 적신호


[파이낸셜뉴스] # 명절을 맞아 오랜만에 고향을 찾은 김씨는 절뚝거리는 어머니(70대)의 걸음걸이가 마음에 걸렸다. 손주들 간식 사준다고 나서는 어머니의 뒷모습을 보며 울컥했다. 쏜살같이 뛰어나가는 아이들 뒤를 따라 나서는 느릿느릿한 걸음걸이가 대조적이었다. 계단을 오르내릴 때 유난히 힘겨워하는 모습에 김씨는 연휴가 끝나자마자 어머님과 함께 병원을 찾았다. 검사 결과 퇴행성관절염으로 무릎 간격이 많이 좁아져 있다며 많이 아프셨을 텐데, 어머님 참을성이 좋으신 거 같다는 의사의 말에 김씨는 가슴이 아팠다.

명절이 지나고 나면 무릎 통증으로 병원을 찾는 이들이 늘어난다.
오랜만에 보는 자식과 손주들을 위해 평소보다 많이 움직이거나 과도한 가사노동으로 인해 무릎 통증이 더 심해지기 때문이다. 국민건강심사평가원 통계 자료에 따르면 퇴행성관절염 환자는 연간 400만명에 달하고, 전체 환자의 70% 이상이 60~70대 환자로 그 중 여성환자가 73%에 이른다.

퇴행성관절염은 뼈를 보호하고 관절 운동을 부드럽게 해주는 연골의 손상으로 염증 및 통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그런데 연골은 통증 세포가 없어 다 닳아 뼈끼리 부딪칠 때까지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아프다 말다 반복되는 무릎 통증을 노화에 의한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여겨 증상을 방치하다 통증을 참을 수 없는 상태에 이르러서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부모님께서 무릎 통증을 호소하고, 퇴행성관절염으로 인해 일상적인 걷기가 힘들다면 우선 병원을 찾아 무릎의 손상 정도를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무릎 관절염은 진행 정도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지는데 연골손상이 심하지 않은 초기라면 약물치료, 주사치료로 증상을 완화시키고 관절염 진행을 늦출 수 있다. 이때 무릎에 맞는 주사는 연골주사로, 6개월에 한 번씩 맞는 것이 좋다. 무릎 연골주사는 히알루론산이라는 성분의 주사로, 이 히알루론산 성분의 연골주사를 무릎에 투여하면 윤활제 역할을 해 관절의 움직임을 부드럽게 하고 통증을 줄여주며, 손상된 연골을 보호하여 연골 마모를 더디게 함으로써 무릎 관절염이 진행되는 것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다.

중기의 경우 자신의 연골 일부를 떼어 손상 부위에 이식하는 자가연골 이식술을 시행하거나 연골을 배양한 후 결손 부위에 재이식하는 자가연골배양이식술, 줄기세포이식과 같은 연골재생술을 등 가능한 자신의 연골을 살릴 수 있는 방법으로 치료를 진행한다. 하지만 이러한 보존적 치료에도 통증이 심하거나 말기 퇴행성관절염으로 진행된 경우 인공관절술 등 수술적 치료가 불가피하다.

노년기 관절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나빠지기 전에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무리 인공관절이 좋아졌다고 해도 건강한 내 관절보다 좋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한번 망가진 관절은 스스로 재생될 수 없기 때문에 노년기에 관절 통증이 발생했다면 참기보다는 적극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
부모님의 불편해진 발걸음, 무릎이 보내는 건강 적신호를 놓치지 않길 바란다.

허재원 (바른세상병원 관절클리닉 / 정형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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