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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균의 골프장 산책] '겉바속촉' 튀김 같은 골프장 동촌CC

정대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9.26 10:23

수정 2021.09.26 13:29

2012년 오픈 올해로 개장 10주년
수도권 명문코스 남촌CC 아우뻘 
동-서 코스 18홀 대중제로 운영
전략 요하는 전형적 산악형 '동코스'
다양한 연못·평지의 도전적 '서코스'  
사과.복숭아 등 다양한 유실수 많아  
동촌CC 서코스 1번홀.
동촌CC 서코스 1번홀.
충주(충북)=정대균골프전문기자】가을이다. 골퍼들에게는 일년 중 가장 기다려지는 계절이다. 골프 치기 딱 좋은 날씨도 날씨여서지만 전국 어느 골프장, 어느 곳에 서 있더라도 풍광이 그야말로 작품이기 때문이다. 5년만에 찾은 이 곳도 예외는 아니다. 2012년에 그랜드오픈해 올해로 개장 10년째인 '중원 골프 1번지' 충북 충주시 소재 동촌CC(대표이사 김동철)다.

동촌CC는 수도권 대표적 프라이빗 코스인 남촌CC의 아우뻘이다.
형의 명성을 따르려고 그동안 부단한 노력을 했던 결과일까, 전체적인 분위기가 처음 방문했던 2015년과는 완전 달랐다. 지주목에 간신히 버티고 서있던 조경수들은 아름드리로 변했고 활착이 덜 돼 듬성듬성했던 페어웨이 잔디는 촘촘한 양탄자로 신분상승이 됐다.

동촌CC 서코스 시그니쳐홀인 9번홀 전경.
동촌CC 서코스 시그니쳐홀인 9번홀 전경.
그리고 딱딱하기만 했던 그린은 부드러워져 볼을 잘 받아 준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최근 에어레이션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그린 스피드까지 나왔다. 명성황후가 임오군란을 피해 이 지역 초가에 기거하면서 매일 봉우리에 올라 조정이 있는 한양을 바라보며 나라를 걱정했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국망산'에서 내려다 본 풍광은 라운드 이외의 즐거움까지 가져다 준다.

특히 가을이 되면 중부내륙고속도로가 관통하는 황금빛 들녁은 국망산의 단풍과 어우러져 보는 것만으로 힐링이 된다. 동촌CC가 '오면 가지 말라'고 했던 가을의 특수를 누리는 건 또 있다. 코스 곳곳에 심어 놓은 유실수에 탐스럽게 매달려 있는 과일들이다. 이 곳에는 지역의 특산품인 사과, 복숭아, 밤 등 다양한 유실수가 지천에 널려 있어 봄에는 꽃의 향기, 가을에는 달콤한 과실향에 취하게 한다.

동촌CC 동코스 4번홀. 이 골프장의 3경 중 하나인 흑경암의 장관이 압권이다.
동촌CC 동코스 4번홀. 이 골프장의 3경 중 하나인 흑경암의 장관이 압권이다.
동촌GC는 각각 9홀인 동-서코스의 18홀(전장 7207야드) 대중제다. 회원제로 개장했다가 나중에 대중제로 전환했다. 코스의 전체적인 느낌은 '겉바속촉(겉은 바싹하고 속은 촉촉)'의 튀김과 같다. 동-서코스가 정반대 성격의 레이아웃이지만 몇 개의 난도 높은 코스를 정복하고 나면 라이프베스트 스코어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연수림대 및 암반을 최대한 보존해 만든 동코스는 고도의 전략을 요하는 전형적인 산악형 코스다. 반면 동코스에 비해 평탄한 지형에 조성된 서코스는 호쾌한 샷을 날릴 수 있는 도전적 코스다. 페어웨이 잔디는 남촌CC와 마찬가지로 중지다. 서코스는 오르막인 9번홀(파5)이 시그니쳐홀이다. 왼쪽 해저드를 따라 홀 쪽을 향해 길게 뻗은 순백의 비치 벙커와 울창한 숲이 어우러져 장관이다.

동코스는 서코스에 비해 블라인드 홀이 많다. 게다가 계곡을 가로 질러 티샷을 날리거나 심한 내리막 홀들까지 다수 있어 티샷에 신경을 써야 한다. 1번홀(파4)과 오르막 2번홀(파5), 4번홀과 5번홀(이상 파4), 가장 어렵다는 7본홀(파5)에서는 특히 티샷 때 고도의 집중력이 요구된다.

동촌CC 동코스 9번홀 티잉그라운드에서 바라본 1번홀과 9번홀 전경.
동촌CC 동코스 9번홀 티잉그라운드에서 바라본 1번홀과 9번홀 전경.
이 골프장에는 동촌의 아름다움을 한 눈에 볼수 있는 '동촌 3경(흑경암, 삼선대, 연지암)'이 있다. 흑경암은 동코스 4번홀 페어웨이에서 그린까지 뻗은 거대한 흑색 바위를 말한다. 멀리서 보면 마치 검은 고래를 연상케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여름에는 녹색의 숲, 겨울철에는 설경과 대비돼 장관을 연출한다.

삼선대는 동코스 5번홀 그린 옆에 있는 폭포수다. 이 폭포수는 풍화암 절벽에서 세 줄기로 떨어지는데 주변 경관과 어우러져 마치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 하다. 연지암은 서코스 1번홀 티잉그라운드 옆에 우뚝 서있는 바위다. 독립된 암석으로 예로부터 이곳 마을 사람들은 신선바위로 부르며 이곳에서 소원을 빌기도 했다.

동촌CC가 자리한 중원지역은 삼국시대부터 전략적 요충지였다. 그래서인지 역사 유물과 유적지가 주변에 많다. 따라서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골프도 즐기고 '역사 여행'도 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동촌CC 서코스 5번홀.
동촌CC 서코스 5번홀.
고구려가 남한강 유역까지 진출한 사실을 보여주는 국보 제205호 중원고구려비, 신라의 악성 우륵이 가야금을 켜면서 망국의 한을 달랜 곳이자 임진왜란 때 신립 장군이 장렬하게 최후를 맞이했던 탄금대, 뺏고 빼앗기는 삼국시대의 치열했던 전투가 생생하게 그려지는 장미산성, 한반도의 중앙임을 입증케한다는 국보 제6호 탑평리 7층석탑 등이 주변에 있다.

수안보 온천 등 많은 온천이 주변에 있다는 것도 동촌CC가 갖는 메리트다. 약알칼리성 온천인 수안보 온천은 리듐을 비롯한 칼슘, 나트륨, 불소, 마그네슘 등 인체에 이로운 각종 광물질이 함유돼 특히 세포 노화를 지연하는 효과가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이 외에도 우리나라 대표적 탄산 온천수인 앙성 탄산온천, 아토피 피부염과 만성 류마티즘에 이롭다는 입소문을 타고 연중 온천 마니아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문강유황온천까지 온천의 종류도 다양하다. 게다가 주변에 휴양림과 쾌적한 숙박시설까지 즐비해 '힐링 골프 투어지'로 적격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접근성도 빼어나다.
중부내륙고속도로와 2013년 8월 14일 개통한 동서고속도로가 만나는 중부권 교통 사통팔달 지역에 자리잡고 있다. 중부고속도로 동서울 톨게이트 기준 1시간 이내, 천안·평택·원주·대전 지역에서는 40~50분 이내면 도착이 가능하다.
중부내륙고속도로를 이용하면 북충주 톨케이트에서 5분 거리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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