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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리더십에서 '기계'로? 독일 차기 총리로 숄츠 유력

'엄마' 리더십에서 '기계'로? 독일 차기 총리로 숄츠 유력
올라프 숄츠 독일 부총리 겸 재무장관이 26일(현지시간) 수도 베를린의 사회민주당(사민당) 당사에서 총선 승리를 축하하고 있다.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26일(현지시간) 독일 총선에서 제 1야당인 사회민주당(사민당)이 근소하게 1위를 차지하면서 사민당 총리 후보로 나선 올라프 숄츠 부총리 겸 재무장관에게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계'라는 별명을 지닌 숄츠가 '엄마'라고 불렸던 앙겔라 메르켈 총리를 계승할 경우 메르켈 정부의 성과를 지키면서 안정적인 국정 운영에 집중할 전망이다.

숄츠는 1958년에 독일 니더작센주 오스나부르크에서 태어났지만 곧장 함부르크로 이사해 유년 시절을 보냈다. 함부르크 대학에서 법을 배운 그는 노동법 전문 변호사로 활동했으며 국제청년사회주의자연합(IUSY) 부회장으로 활동하다 40세의 나이에 하원의원에 당선되어 본격적인 정치 경력을 시작했다. 그는 2001년 함부르크시(市)의 내무장관을 맡았고 2002~2004년 동안 사민당 총서기를 역임했다. 그는 메르켈 정부 1기였던 2007년부터 2년간 노동사회부 장관을 지냈고 2011~2018년에 걸쳐 함부르크 제1시장으로 활동했다. 숄츠는 메르켈 정부 4기였던 2018년에 다시 연방 정부에 합류해 부총리 겸 재무장관을 지내고 있다.

숄츠는 좌파 계열인 사민당 출신이지만 당 내에서도 중도에 가까운 인물로 꼽힌다. 별명이 기계일만큼 카리스마가 없다는 평이 많지만 성실한 재정 관리자라는 이미지를 쌓았다. 그는 우파 계열인 메르켈 정부에 대연정으로 참여해 재정 긴축을 옹호했고 집권 이후 메르켈 정부가 유럽 재정위기 당시 도입했던 정부 지출 제한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숄츠는 지난해부터 불거진 세계 최저법인세 도입을 주장하면서 국제적인 이목을 끌었고 코로나19 이후 긴급 구호 프로그램을 이끌면서 내부적으로 좋은 인상을 남겼다. 특히 그는 당이 다르지만 메르켈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며 메르켈의 후계자를 자처했고 지난달 현지 잡지 쥐트도이체 자이퉁에는 메르켈의 손동작을 따라한 숄츠의 사진이 실려 메르켈의 집권 기독민주연합(기민련)이 직접 항의하기도 했다.

독일 언론들은 숄츠의 약진에 대해 국민들이 메르켈을 이을 노련한 정치인을 원했다고 분석했다. 유럽연합(EU)내 역할 확대와 사회간접자본 투자, 최저임금 인상을 내건 숄츠의 공약도 효과가 있었다. 그의 지지율은 5~7월 사이 10% 중반이었으나 8월부터 30% 안팎으로 솟아올랐다. 숄츠는 이번 선거에서 지난 2020년 재무장관 재임 당시 재무부 산하 금융감독원이 독일 핀테크 업체 와이어카드 회계부정 논란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의원내각제를 채택하고 있는 독일에서는 다수당의 대표가 총리직을 맡는다. 사민당은 이번 총선에서 가장 많은 득표율을 기록했으나 단독 과반을 이루지 못해 녹색당이나 자유민주당 등 다른 정당들과 연정이 불가피하며 앞서 메르켈이 했던 것처럼 반대 세력과 대연정을 이룰 가능성도 있다. 만약 사민당이 연정 과정에서 총리직 포기처럼 큰 양보를 해야할 경우 숄츠가 총리에 오르지 못할 확률도 존재한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