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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규 경기관광公 사장 재직 시절 왜 영화산업 올인?

뉴스1

입력 2021.10.01 17:07

수정 2021.10.01 17:07

경기 용인시 기흥구 소재 유동규 성남도시개발공사 전 기획본부장 주거지.© 뉴스1 유재규 기자
경기 용인시 기흥구 소재 유동규 성남도시개발공사 전 기획본부장 주거지.© 뉴스1 유재규 기자

(수원=뉴스1) 진현권 기자 =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의혹 사건의 키맨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경기관광공사 사장 시절의 행적이 주목받고 있다.

개발 프로젝트 전문가인 유 전 사장이 자신의 전문분야가 아닌 영화산업 분야에 수백억대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경기도로부터 부적격판정을 받았고, 이를 이유로 지난해말 사장직을 그만둬 다소 의외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1일 경기도와 경기관광공사에 따르면 대장동 개발사업의 핵심인물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은 지난 2018년 6월 경기도지사선거 당시 이재명 캠프에 참여한 뒤 공모를 거쳐 같은해 10월 경기관광공사 사장에 취임했다.

그는 이후 임기(2021년 9월) 9개월 여를 앞두고 지난해 12월 전격사퇴했다.

사퇴 이유는 자신이 추진한 388억원 규모의 영화 관련 사업이 경기도 검토과정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은 것이 결정적인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유 전 사장은 최근 미디어 오늘과의 인터뷰에서 임기를 9개월 남겨두고 사퇴한 이유에 대해 "경기관광공사에서 주력했던 프로젝트 예산을 따내지 못했다.
그때 사퇴를 결심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도는 '2021년 자본금 추가 출자 타당성 검토보고'를 통해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영화산업 수익성 악화와 해외 관광객 입국중단 등 타당성 부족을 들어 출자가 곤란하다고 통보했다.

결국 영화관련 프로젝트는 무산됐다.

그럼 그가 자신의 전문분야가 아닌 영화산업에 리스크를 감수하며 수백억대 투입을 추진한 이유는 무엇일까.

유 전 사장은 경기관광공사 사장에 임명되는 과정에서 여러 사람들로부터 "시설관리공단에 근무했던 사람이 무슨 관광공사 사장이냐"란 핀잔섞인 지적을 받았다고 한다.

그런 점에서 그가 관광공사 사장으로 더 잘 해보려 다소 생소한 영화 관련 사업을 전략산업으로 추진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는 한양대에서 성악을 전공해 영화 등 문화산업과 전혀 관련이 없진 않다.

그는 사장 취임 뒤 경기관광공사에서 추진한 영화 대관 사업의 효과가 없다고 판단하고, 직접 영화에 투자하는 전략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경기관광공사 관계자는 "영화도 한류관광의 주요한 콘텐츠로 봤고, 저도 그런면에서 공감했었다"며 "단순히 영화 촬영 장소만 제공하는 것은 영화가 대박이 나도 얻을 것이 더 없다. 그래서 공사가 영화 기획·제작까지 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백억원의 예산)이 들어가는 것에 리스크가 전혀 없지는 않지만 가치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경기관광공사는 지난 2019년 11월 15일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위원회 업무보고를 통해 "2019년 5월부터 10월까지 추진한 영화산업 투자 및 적적성 검토 연구용역을 바탕으로 신한국 문화창달을 위해 영화산업에 투자하겠다"고 보고했다.

이어 유 전 사장은 지난해 2월 경기도 모 지방지와의 인터뷰에서 "영화산업을 적극 활용하고자 이전까지 간접 방식으로 홍보했던 것을 직접 투자자로 참여하는 방식을 마련중"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7월15일 열린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회의에서는 "한류콘텐츠를 활용한 경기도 영화관광 활성화를 추진하겠다"며 "2021년 본예산 편성시 공사 미출자 자본금의 출자건의를 통해 영화제작지원을 통해 콘텐츠 생산 확산, 제작비 회수·재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자립형사업을 운영하겠다"고 보고했다.

공사는 이후 388억원 규모의 영화산업 출자를 도에 요청했지만 지난해 10월 부적격판정을 받았다.

유 전 사장은 영화 관련 사업예산 반영이 좌절된 뒤 지난해 11월 자신과 함께 근무했던 정민용 변호사(전 성남도시개발공사 투자사업팀장)와 함께 자본금 1억원의 유원오가닉이란 회사를 설립했다. 유원오가닉은 올해 1월 유원홀딩스란 이름으로 변경됐다.

정 변호사는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의혹의 또다른 키맨인 남욱 변호사(화천대유 관계사인 천화동인4호의 실소유주)의 서강대 1년 후배다. 2015년 3월 남 변호사의 추천으로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입사해 전략사업실 투자사업팀장으로 일했다.


유원홀딩스의 사업목적에는 Δ영화 및 드라마 협찬 대행업 Δ부동산 임대 및 전대업·부동산개발업, 부동산 개발 컨설팅 등이 들어갔다.

결국 유 전 사장은 대장동 사업의 의혹의 핵심으로 떠오른 유원홀딩스를 통해 영화관련 사업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경기도 관계자는 "유 전 사장이 관광공사 활력모색을 위해 영화라는 소재를 전략사업으로 확대한 것"이라며 "공교롭게도 정인용 변호사와 함께 유원홀딩스를 설립하면서 방송 프로그램, 영화 등을 사업목적에 포함시켜 (공사를 사적으로 이용하려 했다는 의혹의) 오비이락이 돼 버린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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