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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베팅하는 게임기업 온라인 경제시스템 새 틀 짠다

김소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0.03 17:42

수정 2021.10.03 17:42

게임빌, 코인원에 539억 투자
NFT거래소 등 신사업에 박차
위메이드·넥슨도 거래소 투자
10년후 기업가치 내다본 결정
가상자산 베팅하는 게임기업 온라인 경제시스템 새 틀 짠다
대형 게임기업들의 블록체인·가상자산 시장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단순히 온라인에서 게임을 즐기는 것을 넘어 가상세계 내에서 경제 시스템을 창출하고 이를 통해 현실과는 다른 또다른 사회를 구현하려는 새로운 시도가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한 첫걸음으로 가상자산 기업과의 연결고리를 만드는 게임 기업들의 사례가 잇따라 나오면서 게임업계와 블록체인 업체간 합종연횡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게임빌, 코인원 2대주주 등극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게임사들의 가상자산 관련기업 투자가 잇따르고 있다. 국내 대표 게임회사 게임빌은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원에 539억원의 추가 투자를 단행하며 코인원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지난 4월 코인원에 312억원을 투입해 지분 13%를 확보한 게임빌은 올해 중순 93억원 규모의 2차 투자를 집행했고, 3번째 추가 지분 인수를 통해 총 38.43%의 코인원 지분을 갖게 됐다.


게임빌은 추가 투자 배경에 대해 블록체인 기술과의 접점 확대를 꼽았다. 메타버스로 대두되는 가상경제가 산업 전체의 화두로 떠오른만큼 이를 구현하는 핵심 기술로 지목되는 블록체인을 신사업으로 빠르게 받아들이겠다는 취지다. 블록체인은 가상자산이 발행되는 네트워크이자, 대체불가능한토큰(NFT, Non-Fungible Token), 탈중앙금융(De-Fi, 디파이) 등이 구현되는 기반 기술로 현재 전산업에 걸쳐 주목받고 있다.

게임빌은 내부적으로 연관 사업을 기획해 나가고 있다. 게임 콘텐츠에 블록체인을 접목해 아이템, 캐릭터 등을 NFT화하고, 이 NFT를 이용자가 거래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NFT 거래소도 고안하고 있다. 이같은 서비스를 개발하는데 있어 코인원의 블록체인, 가상자산 기술력이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 게임사 관계자는 "블록체인과 메타버스는 현재 게임 산업의 최대 화두"라며 "기존엔 게임 기업들이 단순히 다른 역량있는 게임사에 투자하며 수익 기회를 모색하데 그쳤다면, 이제 전문 기업들과 손잡고 자사 플랫폼에 신기술을 접목하고 사업을 다변화하는 형태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위메이드-넥슨, 가상자산 신사업

지난 7월 위메이드는 방송용 디스플레이 전문기업인 비덴트에 800억원을 투입해 10%대 지분을 확보했다. 비덴트는 국내 대형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 운영사인 빗썸코리아 지분 10.25%, 빗썸코리아 최대주주 빗썸홀딩스 지분 34.24%를 갖고 있는 빗썸의 주요주주다. 위메이드는 비덴트와 사업적 제휴 및 투자 집행을 통해 향후 빗썸과 협력할 수 있는 물꼬를 튼 셈이다. 현재 빗썸을 둘러싸고 지분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만큼 직접 빗썸에 투자하기 보다 빗썸의 주요주주 지분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우회 투자한 것으로 풀이된다. 위메이드 장현국 대표는 비덴트 사내이사로 사업상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고 있다.

위메이드는 국내 게임기업 중에서도 빠르게 블록체인 산업에 뛰어든 곳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달 출시된 위메이드의 블록체인 게임 '미르4'는 현재 90대가 넘는 서버와 글로벌 게임 플랫폼 스팀에서 이용자 4만명을 확보하며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중에서 상위권에 랭크돼 있다. 미르4는 이용자가 게임 내 핵심 재화인 흑철을 모아 드레이코라는 토큰으로 바꾸고, 이를 가상자산 위믹스(WEMIX)로 교환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현금화 혹은 투자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넥슨의 지주사 엔엑스씨(NXC)는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을 포함해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 비트스탬프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다. 이와 함께 넥슨의 금융투자 전문사 아퀴스는 올 7월 기준으로 총 88억원치의 가상자산을 매입, 개인이 가상자산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금융투자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거래소 지분을 확보함으로써 게임사들이 당장 수익을 올리겠다기 보단, 10년, 20년 후의 기업가치 상승을 염두한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최근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 업무 마무리로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법 테두리내로 들어오면서 게임사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 말했다.

sr@fnnews.com 김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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