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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작용 심한데 왜 맞아요" 항변하는 백신거부자들

미접종 583만명 예약률 9% 그쳐
1차 접종자 중에도 거부자 많아
"안 맞을 자유" 백신패스에 반대
"부작용이 심각한데 어떻게 백신을 맞겠어요?"

서울 송파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양모씨(33)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거부하고 있다. 그는 최근 어머니가 백신 부작용으로 몇 차례 응급실을 다녀온 뒤로 백신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양씨는 "어머니가 병원에 입원까지 하시고 아버지도 맥박이 오르는 등 수많은 부작용을 겪고 있다"며 "치사율이 낮은 '독감'에 불과한 질병에 내 목숨을 담보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율이 나날이 늘어 50%를 넘어섰지만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움직임도 커지고 있다. 백신 접종을 거부하고 있는 이들 대부분 부작용 우려를 가장 큰 거부 이유로 손꼽고 있다. 정부가 '단계적 일상회복'의 방안으로 다중이용시설 이용 제한을 완화하는 백신패스를 도입하려 해 일부 백신 접종 거부자들은 '차별'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1차 접종자들도 백신 거부 우려

4일 정부에 따르면 지난 9월 30일 기준 백신 미접종자는 583만1755명이다. 정부가 9월 30일까지 사전예약을 받았지만 이들의 예약률은 8.9%(51만7793명)에 불과�g다. 90% 넘는 이들이 여전히 예약하지 않은 것이다. 이 가운데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는 60대 이상 고령층이 103만여 명이다. 지난 5월부터 8월 사이 미접종자의 치명률은 0.4%로 집계됐다. 접종완료자(0.14%)보다 3배 가량 높다.

백신을 거부하고 있는 이들 대다수는 백신 부작용을 우려했다. 서울 강남구에 사는 고모씨(36)는 "지인들 사이에서 지속적으로 부작용이 관찰되고 있다"며 "지금도 딱히 불편한 점이 없어서 백신 접종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백신 1차 접종 이후 '접종 거부'로 돌아선 사람들도 많다는 점이다. 이들 규모는 통계로도 잡히지 않는다.

서울 강서구에 거주하는 엄모씨(31)는 "1차 접종 이후 하혈을 하고 온몸이 경직될 정도로 부작용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며 "2차 접종 날짜는 나왔지만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아 접종을 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미접종자의 접종를 독려하기 위해 백신패스를 꺼내들었다. 백신패스는 백신 접종완료자에 한해 공공시설이나 다중이용시설 이용 제한을 완화하는 조치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반장은 "백신패스 도입 여부부터 대상자, 운영방안 등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며 "단계적 일상 회복을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 등 여러 방역 규제를 완화하면서 어떻게 미접종자의 감염을 차단할지에 대한 문제의식"이라 밝혔다.

정부는 오는 18일부터 미접종자가 예약 없이 의료기관을 방문해도 백신이 남아 있다면 당일 바로 접종할 수 있게 해줄 예정이다. 예약률이 기대보다 저조하자 내놓은 고육책이다.

■"기저질환 등 고려해야"

정부의 백신 패스 도입에 '기본권 침해'라는 주장도 나온다.


서울 은평구에 거주하는 장모씨(43)는 "알러지나 건강상의 이유로 백신을 거부할 권리가 있는데도 정부는 이를 강요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백신 인센티브 때문에 백신을 맞지 않으면 '센스가 없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백신 패스에 대한 도입 필요성에는 공감했지만 기저질환이나 부작용 우려 등으로 백신을 맞지 못하는 경우도 고려해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에도 의료진과의 소통을 통해 가급적 백신 접종을 하라고 권한다"며 "심각한 부작용 등으로 인해 1차 접종밖에 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전문의 진단서를 통해 백신 패스를 대체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