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인버스 vs 저가매수’ 엇갈린 개미, 승자는?

김민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0.04 17:59

수정 2021.10.04 17:59

조정장에 상승·하락 베팅 다 늘어
곱버스 7거래일간 766억 순매수
레버리지 지난달 1776억 사들여
삼성전자 등 대형주도 집중 매수
‘인버스 vs 저가매수’ 엇갈린 개미, 승자는?
코스피가 조정을 받으면서 동학개미간 투자패턴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해 하락장에 한 성장주를 싼 값에 사들여 수익을 극대화한 경험을 바탕으로 매수에 나서는 개미가 있는 반면 변동성이 커지자 인버스 상품을 매수하는 개미들도 늘고 있다.

■저가매수 vs. 인버스 투자, 승자는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일 KODEX200선물인버스2X는 전 거래일 대비 80원(3.68%) 오른 2255원에 거래됐다. 최근 지수 하락이 예상되면서 기관이 증시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상품을 사들이고 있는 가운데 개인도 매수세에 일부 동참하고 있다.

'곱버스'로 불리는 KODEX200선물인버스2X는 증시 하락에 베팅하는 대표적인 인버스 상품이다. 삼성자산운용의 인버스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로, 코스피200지수의 마이너스(-)2배를 추종한다.
코스피200 지수가 1% 오르면 2% 손실이 나고, 1% 떨어지면 2% 오르는 방식이다.

개인은 지난 10일부터 15일까지 4거래일 연속 1179억원을 사들였다. 16일 771억원을 매도했지만 17일과 23일 359억원을 사들이며 7거래일 동안 766억원을 순매수했다.

지수 상승에 관련된 ETF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 1일 증시에서 개인들은 코덱스(KODEX) 레버리지 ETF를 714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레버리지 ETF는 코스피200지수의 하루 변동률을 2배로 추종하는 상품이다. 9월 한 달간을 기준으로는 개인은 해당 레버리지 ETF를 1776억원 어치나 사들였다.

개별 종목에서도 개인의 순매수세는 강해지고 있다. 특히 최근 강하게 조정을 받은 대형주와 빅테크주를 대거 주워담았다. 실제 올해 3·4분기에 개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로 총 4조3792억원을 순매수했다. 이어 SK하이닉스(2조5580억원), 현대차(1조4324억원), 카카오(1조3634억원), 엔씨소프트(1조517억원) 등을 사들였다.

6월 30일 8만700원이던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1일에는 7만3200원까지 떨어졌고 SK하이닉스 주가는 12만7500원에서 10만원까지 하락했다. 카카오는 빅테크 규제 이슈로 16만3000원에서 11만6500원까지 하락했고 엔씨소프트는 신작 '블레이드앤소울2'의 흥행 실패로 82만원에서 59만5000원까지 빠졌다.

■주가 상승 모멘텀 약해, 개인 고민

증권가에서는 개인들이 지난해 하락장에 우량주나 기술주를 주축으로 한 성장주를 싼 값에 사들여 수익을 극대화했던 경험이 있는 만큼 최근 증시 변동성이 저가 매수의 기회라고 판단해 주식을 사들이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단기적으로 미국, 중국 등의 주요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고 주식시장의 상승 탄력이 줄어들 수 있어 개인의 매수 유입 강도가 점차 약화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기관이 인버스 상품을 대거 사들이는 만큼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개인도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김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주가의 상승 모멘텀이 약화할 수 있다는 점은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라며 "경기 회복에 따른 금리 상승과 더불어 미 연방준비위원회(연준·Fed)의 통화정책 정상화가 주가의 부담 요인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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