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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중국발 공급망 쇼크, 민관이 같이 풀어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0.04 18:14

수정 2021.10.04 20:18

中 전력난에 나비효과
현지공장 둔 기업 비상
중국은 석탄공급 부족으로 생산공장 뿐만 아니라 민간부문에도 전력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 전력난으로 가로등은 물론 신호등도 꺼진 중국의 밤거리. 랴오닝성의 성도 선양의 모습이다. 웨이보 갈무리. /사진=뉴스1
중국은 석탄공급 부족으로 생산공장 뿐만 아니라 민간부문에도 전력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 전력난으로 가로등은 물론 신호등도 꺼진 중국의 밤거리. 랴오닝성의 성도 선양의 모습이다. 웨이보 갈무리. /사진=뉴스1
중국의 전력대란 등으로 촉발된 글로벌 공급망 충격이 확산일로다. 진원지인 중국은 31개 성 가운데 제조업 중심지인 장쑤성·저장성·광둥성 등 20여곳에 전력공급 제한조처가 내려졌다.
석탄 부족에 따라 공급할 전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세계의 제조업 기지인 중국 공장들이 생산차질을 빚으면서 글로벌 공급망은 혼란을 겪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장기화에 따른 공급차질은 소매, 서비스업도 영향권이다. 맥도날드는 우유 확보가 어려워 최근 20일 동안 영국 전 지점 메뉴에서 밀크셰이크를 제외시켰다. 공급 부족은 연쇄적으로 인플레이션 우려를 낳는다. 미국과 캐나다에 총 1만5000여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1달러숍 달러트리가 최근 1달러 정책을 접었다. 원자재 값과 운송비 상승을 반영한 제품 값으론 영업이 힘들다는 것이다. 글로벌 공급망 위기는 반도체, 에너지, 식료품 등 전방위적으로 번지는 중이다.

당장 중국 전력난으로 한국 기업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일단 대중국 수출 감소다. 중국은 주로 한국과 아세안 국가에서 부품과 소재를 공급받아 이를 가공해 미국, 유럽 등 선진국으로 수출한다. 중국의 제조라인이 멈추면 국내 기업 또한 생산차질이 불가피하다. 일본 투자은행(IB) 노무라는 "중국 공급망에 가장 많이 노출된 국가는 대만, 말레이시아, 한국"이라고 분석했다.

현지 공장 또한 피해를 비켜갈 수 없다. 장쑤성에 있는 포스코 스테인리스 생산공장은 지난달 17일부터 생산을 일부 중단했다. 중국에 반도체 생산라인이 있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도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 반도체 라인은 정전엔 속수무책이다. 잠깐만 생산라인이 멈춰도 수백억원의 손실을 본다.

공급망 쇼크는 기업을 넘어 한국 경제 전반을 위협할 불안요인이다. 수출 비중이 높고, 미국과 중국이 최대 교역국이라는 게 아킬레스 건이다. 단기 해결도 힘들다. 대표적 해운기업인 에버그린마린은 "현 운송망 교란과 운송여력 부족은 내년 중반까지 지속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금융센터는 지난 1일 '글로벌 공급망 차질이 가져온 전 세계 파장' 보고서에서 "세계경제 회복을 지연시키고 인플레를 장기화할 소지가 있으며, 특히 최종재를 생산·소비하는 선진국과 제조업 위주의 신흥국이 타격"이라고 분석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시간이 지나면 위기가 완화되겠지만 언제쯤일지 말하기는 불가능하다"고 했다.

한국 기업은 최악의 경우엔 생존 문제까지 직면할 수도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지난달 30일 긴급 사장단회의를 소집, 공급망 관리 강화방안을 논의한 것은 이 같은 위기감의 표출이다.
기업에만 맡겨서는 묘안이 없다. 일부 대기업이 글로벌 시장을 호령하고있다곤 하지만 다양한 공급변수에 대응하기엔 한계가 있다.
공급망 차질이 해소된다 해도 코로나 이전의 분업화된 생산구조 및 공급망 또한 급변할 것이다. 정부 주도로 글로벌 공급불안 문제에 대응할 중장기 공급망 재편 대응전략을 시급하게 마련해야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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