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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대규모 증산 배제...유가, 7년만에 최고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0.05 02:41

수정 2021.10.05 02:41

[파이낸셜뉴스]
미국 텍사스주 칸즈시키 인근의 유전지대에서 지난해 4월 8일(현지시간) 석유양유기가 석유를 끌어올리고 있다. 미 셰일석유가 완충판 역할을 못하는 가운데 OPEC+는 4일 대규모 증산을 거부해 국제유가를 7년만에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AP뉴시스
미국 텍사스주 칸즈시키 인근의 유전지대에서 지난해 4월 8일(현지시간) 석유양유기가 석유를 끌어올리고 있다. 미 셰일석유가 완충판 역할을 못하는 가운데 OPEC+는 4일 대규모 증산을 거부해 국제유가를 7년만에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AP뉴시스

사우디아리비아, 러시아 등 산유국들이 대규모 증산 가능성을 배제했다. 국제유가는 7년만에 최고치로 뛰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이른바 OPEC+는 4일(이하 현지시간) 산유량을 계속해서 점진적으로 확대하기로 한 이전 합의를 이어가기로 결정했다. 광범위한 대규모 증산 가능성은 배제했다.

이미 큰 폭으로 오른 유가는 이 소식에 더 뛰었다.

미국 유가 기준물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3% 상승한 78.13달러, 국제 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는 3% 넘게 뛴 81.77달러로 올랐다.

시장에서는 최근의 급격한 유가 상승 여파로 OPEC+가 산유량을 대폭 확대할 가능성에 무게를 실어왔다.

그러나 OPEC+는 이같은 기대와 달리 이날 이전 합의를 지속하기로 결정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의 산유량으로 되돌아간다는 합의에 따라 월 하루 40만배럴씩 증산할 계획이다.

앞서 OPEC+는 지난해 팬데믹 이후 유가 급락의 배경이었던 가격 전쟁을 멈추기로 하고 산유량을 급격히 감축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세계 경제 활동이 재개되면서 석유수요가 늘어나자 증산에 나선 바 있다.

최근 매월 하루 40만배럴씩 산유량을 늘려 내년까지는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가기로 합의한 바 있다.

OPEC+의 인위적인 산유량 조절은 백신 접종 확대와 맞물려 세계경제가 회복 궤도에 오르면서 급격한 에너지 가격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국제유가는 올해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고, 천연가스 가격은 유가로 환산할 경우 국제유가의 2배가 넘는 배럴당 190달러 수준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에너지 가격 상승세는 각국의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중국은 여기에 더해 호주에 대한 경제보복이 자충수가 돼 석탄까지 부족해져 전력생산이 크게 위축되며 제한송전을 시작한 상태다.

치솟는 천연가스 가격은 유가 추가 상승을 부르는 요인으로도 지목된다. 화력발전소 일부가 천연가스 대신 석유, 주로 경유를 대신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우디 국영석유업체 사우디아람코는 천연가스에서 석유로 연료를 대체한데 따른 화력발전소 석유 수요가 하루 50만배럴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그동안 유가 급등세를 억제하는 완충장치 역할을 했던 미 셰일석유도 이번에는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팬데믹 이후 기후위기에 따른 화석연료 투자 급감 여파로 증산 여력이 크게 위축됐다.


메이저 상품중개업체인 비톨의 아시아 부문 책임자 마이크 멀러는 미 셰일석유가 완충장치 역할을 하지 못함에 따라 이제 유가는 거의 온전히 OPEC+가 좌우하고 있다고 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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