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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팰리세이드 추가분 美생산" 현대차, 勞에 초강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0.05 18:26

수정 2021.10.05 18:26

勞勞 갈등 갈수록 격화
전주공장 "스타리아 넘겨달라"
울산공장은 "안돼" 밥그릇 싸움
사측 "물량부족 더 미룰수 없어"
美서 생산하면 비용 90% 절감
"팰리세이드 추가분 美생산" 현대차, 勞에 초강수

노동조합 간 '집안싸움'에 시달리는 현대자동차가 물량부족 상황에 직면한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팰리세이드의 미국 생산 카드를 꺼내 들었다. 울산4공장과 전주공장 간 물량이관 협의가 폭력사태 등 파행으로 치닫자 증산에 발목을 잡힐 수는 없다며 미국 생산을 추진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1일 내부 소식지를 통해 고용안정위 파행이 계속되면 팰리세이드 공급부족 물량은 미국공장에서 생산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지난 9월 30일 개최될 예정이었던 고용안정위가 울산4공장 노조에 의해 열리지 못하고 물량이관 논의를 위해 참석했던 전주공장 노조 간부가 폭행을 당해 구급차로 이송되는 등 파행을 겪은 다음 날 나온 입장이다.

현대차는 현재 팰리세이드의 백오더(생산물량 부족으로 주문대기 물량)와 상용차를 생산하는 전주공장의 고질적 일감부족이라는 두가지 숙제를 안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현대차가 내놓은 해법은 울산4공장에서 생산하던 차종 중 스타리아를 전주공장으로 이관하는 방법이다.
다목적차(MPV)인 스타리아는 전주공장에서 생산이 가능하지만 SUV인 팰리세이드는 울산4공장에서만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타리아 생산을 이관하면 전주공장의 일감부족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고, 울산4공장에 생기는 여력을 팰리세이드 증산에 투입할 수 있다는 복안이었다.

울산4공장 노조와 전주공장 노조 간에 합의만 이뤄지면 풀리는 문제였지만 물량을 두고 갈등이 첨예화됐다. 울산4공장 노조 측은 스타리아를 넘겨줄 수 없다며 팰리세이드 부족물량 2만대만 전주에서 생산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전주공장 노조는 한발 더 나아가 팰리세이드와 스타리아 모두를 전주공장에서 생산하게 해달라고 요구하는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울산4공장 노조 측이 전주공장 노조 간부를 폭행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현대차 측은 팰리세이드를 전주공장에서 생산하느니 미국 현지에서 생산하는 것이 낫다는 입장이다. 현대차에 따르면 팰리세이드 2만대를 전주공장에서 생산하려면 투자비만 2500억원이 투입되고, 공사기간만 26개월이 필요하다. 특히 상용차를 생산하던 전주공장에서 SUV를 생산하려면 안정화 기간 등을 감안하면 조기에 안정적 품질을 확보하기 어렵다. 이에 비해 미국 현지에서 생산할 경우 투자비가 200억원으로 줄어들고, 공사기간도 10개월로 줄어든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미국 공장은 SUV를 생산하기 때문에 조기에 품질확보에도 유리하다.

현대차는 "팰리세이드의 미국 이관이 가장 효율적이지만 전주공장 직원들의 고충 해소를 위해 스타리아를 전주에 이관 후 4공장 팰리세이드 증산을 검토한 것"이라며 "노조 선거 돌입 전까지 마무리되지 못하면 팰리세이드 공급부족 문제 해소를 위해 미국 공장에서 생산할 수밖에 없다"고 못을 박았다.


한편 현대차 노조 집행부의 임기는 연말까지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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