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AI 활용해 방대한 데이터 가공 … 누구나 사용하도록 제공" [로컬 포커스 강소기업 CEO를 만나다]

UNIST 스타트업으로 출발한 코어닷투데이 김경훈 대표
2018년 판례검색'로:봇'서비스, 법조계 반발로 중단되며 위기
데이터 가공기업 변신하며 재기
드라마 흥행 예측으로도 화제
다음 목표는 '스토리텔링 플랫폼'
손쉽게 콘텐츠 만들도록 지원
새로운 데이터 활용 시대 이끌것
"AI 활용해 방대한 데이터 가공 … 누구나 사용하도록 제공" [로컬 포커스 강소기업 CEO를 만나다]
김경훈 대표가 이끄는 코어닷투데이는 AI기반 원천 데이터를 가공하고 분석해 필요한 목적에 부합하는 다양한 데이터 모델을 제공하는 전문기업이다. 오른쪽 사진은 코어닷투데이 연구실 모습. UNIST 제공
김경훈 대표가 이끄는 코어닷투데이는 AI기반 원천 데이터를 가공하고 분석해 필요한 목적에 부합하는 다양한 데이터 모델을 제공하는 전문기업이다. 오른쪽 사진은 코어닷투데이 연구실 모습. UNIST 제공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 83국 넷플릭스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면서 엄청난 흥행과 함께 한국 문화에 대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그런데 '오징어 게임'의 이 같은 흥행이 사전 데이터 분석을 통해 미리 예측이 됐다면 어떠했을까? 어쩌면 이번 '오징어 게임'을 통해 가장 많은 수익을 얻은 제작사가 넷플릭스가 아닌 우리나라 방송사인 KBS가 됐을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같은 예측을 실제 가능한 수준으로 끌어 올린 기업이 국내에 존재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넷플릭스처럼 스타트업 기업으로 출발한 UNIST의 '코어닷투데이(Core.Today)'가 그 주인공이다.

■ 드라마 흥행 예측 알고리즘 적중

'코어닷투데이'는 지난 2020년 KBS의 드라마 흥행 예측 알고리즘을 개발해 관심을 모았다. 예를 들어 시놉시스를 입력하면 AI(인공지능)가 장르를 추천하고 이 장르에 어울리는 배우들을 찾아낸다. 이어 배우 조합에 가장 어울리는 과거 방영 드라마를 분석해 시청률을 보여줌으로써 흥행 가능성을 평가해주는 방식이다.

실제 지난해 12월 본격적인 '2020 크리스마스 마켓'의 시작에 앞서 바이럴 홍보 영상을 급하게 제작해야 했던 중소벤처기업부가 '코어닷투데이'의 이 방법을 통해 주연 아역배우로 '김준'을 선정했고, 이후 영상이 크게 인기를 얻으면서 화제가 된 바 있다.

'코어닷투데이'는 AI기반 원천 데이터를 가공하고 분석해 필요한 목적에 부합하는 다양한 데이터 모델을 제공하는 전문기업이다.

UNIST 수리과학과 장봉수 교수가 2016년 교원창업기업으로 설립했으며, 현재는 당시 함께 했던 김경훈 박사가 현재 대표를 맡고 있다.

김 대표는 "현재도 우리의 일상생활과 기업 활동, 각종 연구 등을 통해 엄청난 데이터가 쏟아지고 있지만 그 자체로 의미를 가지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온도와 섭도 등 오늘의 기상 기록을 분석해 다음날 날씨를 전망하는 것처럼 데이터를 목적에 부합하게 가공해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회사를 소개했다.

국내에는 연일 엄청나게 많은 데이터들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그 양에 비해 이를 이용 목적에 적합하게 가공할 수 있는 전문기업은 대부분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돼 있고 지방에는 '코어닷투데이'처럼 소수의 기업만이 활동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지방에 위치한 기업들은 기술력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 '코어닷투데이'는 정부의 데이터 바우처 공급 기업이다. 지방에 위치하고 있지만 기술력만큼은 뒤지지 않고 있음을 스스로 입증하고 있다.

기술력을 인증 받으면서 현재 또 다른 KBS의 과제를 수행 중이며 울산시의 인공지능 캐릭터 이미지 제작, 한국수력원자력의 비파괴검사 시계열 자동 라벨링 도구 개발 등을 수행하고 있다. 관련 특허도 갖고 있다보니 개인이나 기업에서 데이터 분석과 알고리즘 개발 주문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까지 오는 데는 우여곡절도 있었다. 창업 초기 '코어닷투데이'는 알고리즘 연구개발에 매진했다. 그 결실로 지난 2018년에 법률 판례 검색을 최적화한 검색엔진인 '로:봇(LAWBOT)' 서비스를 공개해 화제가 되었다. 공공데이터 중 판례 데이터를 추출해 가공, 분석하는 이 검색엔진은 단어가 아닌 의미 중심으로 법률을 검색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시각화 엔진을 통해 판례 간 관계성을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능을 갖추어 큰 호응을 얻었다.

하지만 실제 법률가가 아닌 AI가 변호사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법조계의 반발을 불러왔고 결국은 서비스를 중단하고 말았다. 두고 두고 아쉬움이 남는 현실이었다.

■데이터 가공 전문기업으로 도약

위기에 직면한 '코어닷투데이'는 하지만 좌절하지 않고 그동안 알고리즘 연구를 토대로 재기를 노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기회를 포착했다. 국내 중소기업들이 데이터를 활용하고 싶어도 관련 업계의 가격산정 기준이 모호하고, 값비싼 비용에 비해 품질이 낮은 경우가 많아 어려움을 겪고있다는 점을 착안했다. 곧바로 이를 대신해 주는 데이터 가공 전문기업으로 전환했다.

이어 2019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데이터바우처 지원사업'의 공급기업으로 선정되면서 재기에 성공했다.

코어닷투데이는 앞으로 '데이터 스토리텔링 플랫폼' 구축을 계획하고 있다. 현재 진행형인 이 계획은 누구나 데이터로 콘덴츠를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즉, '데이터 크리에이터'를 양성하는 역할이다. 현재 서비스 중인 '코어닷파이낸스'가 대표적이다.
금융 데이터를 다루는 도구로써 이미 국내 주식시장 개미 투자자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앞으로 더 많은 소프트웨어가 '코어닷투데이 오픈소스저장소' 등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앞으로 좋은 데이터 스토리가 공유될 수 있도록 데이터 크리에이터가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도구를 공급하고 새로운 데이터 시대를 이끄는 계기를 마련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