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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세계 최초 말라리아 백신 승인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0.07 03:30

수정 2021.10.07 03:30

[파이낸셜뉴스]
세계보건기구(WHO)가 6일(현지시간) 세계최초의 말라리아 백신 사용을 승인한 가운데 백신 접종 시범 프로그램이 진행 중인 아프리카 말라위에서 2019년 12월 11일 토말리 주민들이 아이들에게 백신을 맞히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AP뉴시스
세계보건기구(WHO)가 6일(현지시간) 세계최초의 말라리아 백신 사용을 승인한 가운데 백신 접종 시범 프로그램이 진행 중인 아프리카 말라위에서 2019년 12월 11일 토말리 주민들이 아이들에게 백신을 맞히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AP뉴시스

미국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이 개발한 말라리아 백신이 6일(이하 현지시간) 세계 최초로 세계보건기구(WHO) 승인을 받았다.

WHO는 이날을 '역사적인 날'이라고 선언했다.

말라리아로 전세계에서는 매년 40만명 이상이 목숨을 잃는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따르면 WHO는 이날 세계 최초의 말라리아 백신을 광범위하게 접종토록 권고했다.
이 백신은 현재 케냐 등 아프리카 3개국에서 시험적으로 접종되고 있다.

GSK를 비롯한 과학자들의 지난 30여년간 노력이 마침내 열매를 맺었다.

그러나 백신 접종이 일반 백신보다 복잡한데다, 중증으로 악화하는 것을 막아주는 효과도 30% 수준에 그쳐 여전히 갈 길은 멀다.

WHO는 GSK의 말라리아 백신을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지역 아이들과 기타 위험지역에서 광범위하게 접종할 수 있도록 권고했다.

모기를 통해 전염되는 말라리아는 한국을 비롯한 온대 지방에서도 여름에는 안심할 수 없는 전염병이다. 한국에서는 예전에 학질로 불렀다.

말라리아 백신은 약 1년 반에 걸쳐 4차례 주사해야 할 정도로 상대적으로 효율이 낮다. 또 백신 주사도 상대적으로 복잡해 사하라 남부 아프리카처럼 의료체계가 열악한 곳에서는 제대로 접종이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때문에 WHO는 그동안 'RTS,S' 또는 '모스퀴릭스(Mosquirix)'로 알려진 말라리아 백신 접종 권고를 미뤘다.

그러나 말리리아 연구자로 출발한 테드로스 아드하눔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6일 광범위한 말리리아 백신 접종에 강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매년 아이들 수만명의 목숨을 구해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테드로스 총장은 "이 고대로부터 내려오는 끔찍한 질병에 맞설 효과적인 백신을 갖게 되는 날을 갈망해왔다"면서 "오늘이 바로 그 날이다. 역사적인 날이다"라고 선언했다.

테드로스는 그렇지만 비록 백신 접종이 시작되더라도 모기장, 말라리아·해충 방제작업은 계속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기장 등에 힘입어 2000년대 들어 전세계 말라리아 사망자 수는 45% 감소했다. 그러나 사정이 열악한 아프리카 지역에서는 최근 수년간 방역사업이 지지부진해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말라리아 사망자는 거의 대부분이 아프리카에서 발생한다. 전체 사망자의 95%가 이 곳에 몰려 있다. 특히 5살 미만 영유아에 사망이 집중돼 있다.

아이들은 또 살아남더라도 발육부진, 면역체계 부실 등 평생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리는 경우가 흔하다.

말라리아 백신은 2015년 임상3상 시험에서 말라리아에 감염되더라도 중증으로 악화하는 것을 막아주는 확률이 약 32%로 기대에 못미친다는 평가를 받았다. 90%를 웃도는 홍역이나 수두 백신의 예방률에 크게 못미치는 수준이다.

이때문에 WHO는 당시 광범위한 백신 접종을 권고하는 대신 케냐, 말라위, 가나 등 아프리카 3개국에만 시험 접종키로 결정했고, 이를 통해 안전성, 효율성 등에 관한 실세계 데이터를 확보하기로 했다.

WHO의 이날 말라리아 백신 승인은 이같은 3개국 파일럿 프로그램을 통한 데이터를 토대로 내려졌다.


한편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이남 지역에서만 2030년까지 매년 5000만~1억회분 백신이 필요할 것으로 WHO는 예상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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