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부동산 개발업체 채권 급락...헝다 소송 2건

[선전(중국 광둥성)=AP/뉴시스]중국 남부 선전(深圳)에 있는 중국 부동산개발회사 헝다(에버그란데) 그룹 본사 앞을 23일 주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연일 폭락을 계속해온 중국 부동산개발회사 헝다(에버그란데) 그룹의 주식이 23일 홍콩 증시에서 12% 급등했다. 2021.9.23 /사진=뉴시스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 부동산 개발회사들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로 이들 회사 채권 가격이 급락했다고 주요 외신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이날 기준 중국 부동산 회사들이 발행한 달러화 표시 채권의 투매 현상이 발생해 가격이 크게 하락했다.

중국 회사 하이일드 채권의 수익률 동향을 보여주는 ICE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지수는 17.6%까지 치솟아 최근 10년 사이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지수에는 중국 부동산 회사의 채권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

채권 수익률과 채권 가격은 반비례 관계로, 채권수익률이 올랐다는 것은 그만큼 채권 가격이 내렸음을 뜻한다.

전날 중국 고급 부동산 전문 개발사 화양녠의 디폴트가 투매의 주요 촉발요인으로 지목됐다. 화양녠은 공시를 통해 4일에 만기가 도래한 2억600만달러(약 2428억원) 규모의 채권을 상환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는 화양녠은 그동안 주장해온 것과는 상반된다. 이 회사는 유동성 문제가 없으며 채권 상환에 필요한 현금이 있는 것처럼 말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화양녠 측이 자국 채권자들에게 줄 현금을 비축해두려고 달러화 표시 채권의 상환을 고의로 하지 않았다고 추측하는 이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부동산회사의 채권 가격 급락엔 아파트 판매 위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에서 9월과 10월은 주택 판매 성수기다. 그러나 일부 부동산회사의 9월 판매 수치가 감소해 주택 구매 수요가 상당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에버그란데)그룹은 홍콩의 부동산 중개회사 두 곳으로부터 수수료 미지급을 이유로 소송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부동산 중개업체 센탈린은 지난달 헝다를 상대로 미지급 수수료 310만 홍콩달러(약 4억8000만원)를 지불하라는 소송을 홍콩 법원에 제기했다.

센탈린은 같은 시기 광저우 법원에도 헝다를 상대로 수수료를 지급하라는 소송을 냈다.

홍콩의 또 다른 부동산 중개회사 미드랜드도 헝다로부터 수수료 4345만 홍콩달러(약 66억 7000만원)를 받지 못했다며 소송 서류를 접수했다.

헝다는 홍콩에서 2019년 10월부터 아파트 분양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홍콩 부동산 중개회사가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다.

[e-mail] 정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