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창사 20주년 특집]현대重 권오갑의 도전과 꿈…3대 핵심사업으로 미래 연다

뉴시스

입력 2021.10.09 14:13

수정 2021.10.09 14:13

기사내용 요약
선제적 구조조정과 사업분할로 경쟁력 제고
울산야드, 5G 기반 스마트조선소 탈바꿈
수소 투자 강화해 미래 탈탄소 시대 대비

(출처=뉴시스/NEW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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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옥승욱 기자 =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 몇 년간 수주 절벽, 경쟁국의 거센 추격, 4차 산업혁명 등 급변하는 대외 환경 속에서 끊임없는 도전에 직면해 왔다. 현대중공업지주 권오갑 회장은 이를 재도약의 기회로 삼았다. 지주사 체제로의 지배구조 개편, 선제적인 구조조정과 사업 분할을 통한 경쟁력 제고 등 적극적인 변화와 혁신을 추진하며 현대중공업그룹의 내실을 탄탄히 다졌다.

지난 2014년 9월,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사장으로 부임한 권오갑 회장은 당시 3조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한 현대중공업의 경영 위기 극복을 위해 고강도 개혁 작업에 착수했다. 그는 기술 및 영업 중심으로 조직을 전면 재편하고 조직을 이끌 젊고 능력 있는 리더를 발탁했다.



또 주식과 부동산, 국내외 법인 등 비핵심 자산들을 잇달아 매각하며 재무구조를 크게 개선시키는 한편, 핵심사업 위주로 사업을 재편했다. 당시 권오갑 회장은 2017년 하반기까지 3년간 무보수경영을 실천하며 직원들에게 책임경영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기도 했다. 이러한 권 회장의 고강도 개혁으로 전 세계적인 수주가뭄과 유가하락, 원자재 가격상승 등 위기 속에서도 현대중공업은 불과 2년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기술과 혁신' 품고 조선업 패러다임 전환

2017년 4월 현대중공업그룹은 ‘기술과 품질 중심의 경영전략’을 발표하며, 사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4개 독립법인으로서의 새 출발을 선포했다. 현대중공업 내 한 울타리 안에서 영위하던 사업들을 현대중공업, 현대건설기계, 현대일렉트릭, 현대로보틱스 등의 독립법인으로 출범시켜, 각 사업에 맞는 신속한 의사결정과 적절한 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 4개사 모두 분할 첫 해 흑자를 달성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2019년 6월 기술 중심 그룹으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하며 R&D 및 엔지니어링 전문회사인 한국조선해양을 출범시켰다. 권오갑 회장은 "업황 여건에 따라 희비가 좌우되는 ‘천수답 조선업’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한국조선해양은 독보적인 기술력 확보에 모든 투자와 인력을 집중시켜 세계 어느 나라도 넘보지 못할 기술력을 갖출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그룹 조선 계열사들을 자회사로 둔 한국조선해양은 그룹 조선부문의 컨트롤타워 겸 선박 관련 원천기술 연구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권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불확실한 위기 속에서는 기술만이 미래를 여는 유일한 열쇠"라며 그룹의 지향점을 분명히 밝혔다. 현대중공업그룹이 지난 2019년부터 KT와의 협력을 통해 현대중공업 울산 야드를 5G 기반의 스마트조선소로 탈바꿈하는 등 제조업에 ICT를 결합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집중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또한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 2월에는 KT를 비롯해 총 9곳의 산학연과 ‘대한민국 AI 원팀’을 구성하는 등 디지털 혁신을 기반으로 한 미래 신산업 분야 진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서울=뉴시스] 8월 20일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회장과 손동연 두산인프라코어 사장 등 주요 경영진들이 두산인프라코어 생산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 앞줄 왼쪽부터 손동연 두산인프라코어 사장,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회장, 조영철 현대제뉴인 사장) (사진=현대중공업그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8월 20일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회장과 손동연 두산인프라코어 사장 등 주요 경영진들이 두산인프라코어 생산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 앞줄 왼쪽부터 손동연 두산인프라코어 사장,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회장, 조영철 현대제뉴인 사장) (사진=현대중공업그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조선·정유·건설기계, 그룹 핵심사업 3대 축 완성

현대중공업그룹은 최근 대표 제조기업인 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하며 조선·정유·건설기계를 중심으로 한 핵심사업 3대 축을 완성했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올해 2월 두산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를 위한 본 계약을 체결한 이후, 지난 8월 인수대금을 모두 납부하며 인수전을 마무리했다.

권오갑 회장은 현대두산인프라코어 임직원들에게 환영편지를 통해 “현대중공업그룹은 건설기계를 그룹의 핵심 사업으로 성장시킬 것이며, 그 한 축을 두산인프라코어가 담당할 것”이라며 “우리나라 건설기계 산업을 대표하는 ‘국가대표’라는 자긍심과 사명감을 가져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또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 2019년 산업은행과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본계약을 체결한 이후 기업결합 심사를 진행 중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차세대 청정에너지원으로 각광받는 수소 분야 투자를 적극 강화하며 미래 탈(脫)탄소 시대를 대비하고 있다. 지난 3월 현대중공업그룹은 그룹의 미래성장 계획 중 하나인 ‘수소 드림(Dream) 2030 로드맵’을 발표하며 오는 2030년까지 육상과 해상에서 수소의 생산에서부터 운송, 저장, 활용에 이르는 ‘수소 밸류 체인’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친환경 수소 생산은 조선·에너지 계열사가 맡는다. 현대중공업은 2030년까지 그린수소의 생산을 위해 풍력 에너지를 이용한 1.2GW급 수전해플랜트를 제작하며, 현대일렉트릭은 발전용 수소연료전지 패키지를 개발할 계획이다. 한국조선해양,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은 수소의 안정적인 운송을 위한 수소운반선, 수소연료전지추진선, 액화수소탱크 등을 개발한다. 저장된 수소는 수소충전소, 수소 건설장비 등에 활용된다. 현대오일뱅크는 블루수소를 생산해 차량, 발전용 연료로 판매할 계획이며, 오는 2030년까지 전국에 180여개의 수소충전소를 구축할 예정이다.

[서울=뉴시스] (오른쪽부터)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회장과 황창규 KT 회장,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이 2019년 12월 열린 ‘5G 기반 사업 협력 성과 발표회’에서 AI 음성 인식 협동 로봇 시연을 보고 있다. (사진=현대중공업그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오른쪽부터)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회장과 황창규 KT 회장,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이 2019년 12월 열린 ‘5G 기반 사업 협력 성과 발표회’에서 AI 음성 인식 협동 로봇 시연을 보고 있다. (사진=현대중공업그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인재 경영·나눔 문화 확산 주도

권오갑 회장은 기술 중심 경영의 핵심이 될 미래 인재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을 비롯한 현대중공업그룹 조선3사는 조선 경기가 침체되기 시작한 2014년부터 올해까지 조선업체 중 유일하게 매년 약 400명에 달하는 인력을 채용해왔다. 이는 우수 인력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로 기술력을 확보, 미래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권 회장의 의지가 담긴 것이다.

최근에는 서울대학교와 ‘중공업 분야 AI 응용기술 기반의 산학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차세대 선박 개발 및 스마트 야드 구축 분야에서 AI 인재를 공동으로 육성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오는 2022년 준공되는 글로벌R&D센터 내에 협업 공간을 마련해 공동연구를 수행해 나갈 계획이다.

권오갑 회장은 지난해 ‘현대중공업그룹 1%나눔재단’을 출범, 직접 재단 이사장직을 맡아 나눔과 기부의 정신을 전파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권오갑 회장은 현대오일뱅크 사장 시절 국내 대기업 최초로 전 직원이 본인 급여 1%를 기부하기로 뜻을 모은 ‘현대오일뱅크 1%나눔재단’을 설립해 기부 문화의 확산을 주도한 바 있다.


이를 확대 재편한 ‘현대중공업그룹 1%나눔재단’은 저소득층 아이들, 독거노인은 물론 우리 사회의 소외된 이웃을 위한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구촌의 저개발 국가의 아이들에게도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피해가 막대한 국가 재난 발생 시 구호 성금을 기탁하고 적극적으로 피해 복구 현장에 봉사활동을 전개하는 등 재난 피해 극복에도 적극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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