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뉴스1) 고승아 기자 = 부산을 찾아 관객들과 만난 배우 조진웅이 자신의 연기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털어놨다.
조진웅은 9일 오후 5시 부산 해운대구 KNN시어터에서 진행된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액터스 하우스에서 "지금 관객들과 만나 진짜로 뭉클했다"라며 "제가 연기를 하는 이유와 그 본질에 대해서 정확한 정체성을 찾은 날"이라고 남다른 소감으로 운을 뗐다.
조진웅은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올해의 배우상' 심사위원을 맡았다. 그는 "막중한 임무"라며 "여기서 선택한 배우께서는 올해가 아닌, 대한민국 남배우로서 살아가면서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항상 저는 독립영화를 볼 때마다 내가 이 영화를 응원하는 마음으로 지속적으로 응원하면서 보게 되는 직접적인 감성으로서 참여하게 된다"며 "위로가 되기도 하고, 응원을 하고, 응원을 받기도 한다, 배우들의 모습을 보면서 깜냥도 안 되는 게 심사하러 왔구나 생각도 들었다"고 했다.
사람 냄새가 느껴진다는 말에 조진웅은 "틀렸다, 저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라며 "제가 그런 캐릭터를 연기해 오면서 캐릭터 성정을 배우면서 연기한다, 이런 캐릭터를 안 만났다면 인간 조진웅의 느낌은 없을 것이다"라고 솔직하게 밝혔다. 이어 "전 성격도 급하고, 좋은 성격도 아니고 술도 많이 먹는다. 그리고 후배들한테 까칠한데, 어떤 후배가 힘들어서 포기하겠다고 하면 위로를 하면 되는데, 전 포기라는 걸 생각해본 적이 없어서 조언을 할 줄 모른다, 그런 깜냥이 안 된다"고 했다.
배우라는 것에 대한 무게감에 대해 "20살 때 연기 시작할 때 본격적으로 무대 연기할 때는 그냥 마냥 신났다, 뭔지도 모르고 막 즐기다 보니까 이걸 왜 안 하지 이런 생각이 들었다"라며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너무나 느껴지는 고민들, 고민도 재미가 있고 고민을 해결할 순 없으나 내 삶 속에 쌓아져 가는게 너무나 살아있다는 생각이 들고, 소위 철학하는 삶이 무슨 뜻인가 해서 수업도 듣고 교수와 면담도 했는데 자기를 반성하는 자세, 거울을 들여다 보라는 건데 그게 연기더라"고 말했다.
이어 "자기가 자기를 모르면 할 수 없는 게 연기라, 그 부분에 대해서도 발견하게 되고, 저는 저한테 되게 가혹한 편인데 그렇게 가면서 하다 보니 많은 부분을 리딩, 끌어가야 하는 느낌이 들 땐 나태해질 수가 없고 좀 더 무게감이 생긴다"라며 "그럴 땐 선배들을 보게 된다. 그렇게 만나서 얘기하면 느낌이 좀 달라지고, 영화에 대한 무게감이나 본인이 어떻게 해석하셨는지, 그 해석이 관객들의 해석과 맞닿았는지 물어보곤 한다, 그러면 많은 선배들이 아쉽다고 하고 그걸 느끼는 자신이 위대하다고 하는데 그걸 닮고 싶다"고 강조했다.
조진웅은 모두 연기를 해봐야 한다고 강조하며 "멍 한자락 가지고 숙소에 샤워하면 아 오늘 뭐 좀 한 것 같은데 느낌도 들고, 감정이 굉장히, 심도가 깊은 장면을 했을 때 관객들에게 어떤 진심이 전달될까도 있지만 스스로도 그런 심정을 느낀다"라며 "저 말도 안 되는 느낌이지만 전 인류가 연기를 했으면 좋겠다. 연기를 해봤으면 좋겠단 생각이 든다. 상대방의 심리, 느낌도 어느 정도 공유하면서 살 수 있지 않을까. 연기해보십시오"라고 거듭 강조했다.
조진웅은 '꿈'을 묻는 질문에 "빨리 은퇴도 하고 싶고, 그만 둬야 오래 살 텐데 그러고도 싶고"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근데 꿈은 여기(관객) 계시는 것 같다, 작업도 하면서 이 울컥거림이 왜 왔겠냐. 저는 1분1초 가는 시간이 아깝고, 언제 또 뵙지 생각밖에 없다"며 "또 작품으로 만나 뵙고 싶고 이런 저러 작품 공유하면서 어땠냐고 얘기하는 자리를 만드는 게 꿈이다"라고 강조했다.
'멜로 장르에 대한 도전'을 묻자 그는 "그런 전위적인 사고를 지닌 감독님이 계실까. 그렇게 해서 쫄딱 망해봐야 하지 않나"라며 "저는 멜로를 잘 안 본다. 감동도 없고. 좋아하지 않지만 우연치 않게 보게 됐는데 멜로가 가지는 심의 깊이가 좀 다른데 싶어서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안 들지만 쉽지 않겠다는 생각은 한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끝으로 그는 앞으로 10년 후 모습에 대해 "하던 거 하면서 살지 않을까. 재밌는 거 하면서, 하고 싶은 거 작당모의하고, 위로도 주고 하면서 그런 포지션에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부산국제영화제는 스페셜 토크 프로그램 '액터스 하우스'를 신설했다. 액터스 하우스는 동시대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배우들을 초청해 그들의 연기에 관한 친밀하면서도 심도 깊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스페셜 프로그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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