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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임금상승발 2차 인플레 우려…'긴축 시간표' 예정대로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0.10 18:48

수정 2021.10.10 18:48

9월 신규고용, 전망치에 크게 못미쳤지만
일자리 부족 아닌 인력난이 원인… 실업률은 떨어져
기업들 직원 확보하려 되레 임금 인상
연준 11월 테이퍼링에 힘실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기대와 달리 인플레이션이 오랜 기간 지속되고, 통화정책 고삐 죄기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또한 미국 노동시장의 가파른 임금 상승으로 '2차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의 9월 고용동향 파악에서 추가 인플레이션 우려만 증폭됨에 따라 오는 11월 2~3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연준이 채권매입을 점진적으로 축소하는 테이퍼링을 결정할 것임이 확실시 되고 있다.

11월 테이퍼링 도입시 연준의 내년 기준금리 인상의 마중물이 될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CNBC 등에 따르면 미 노동부가 8일(현지시간) 공개한 9월 고용동향은 8월에 이어 두달 내리 시장 전망을 크게 밑돌았다.

민간고용이 31만7000명 증가해 8월 민간고용 증가폭 33만2000명과 크게 차이가 없었지만 주정부와 지방정부 고용이 대폭 줄면서 전체 신규고용은 19만4000명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코노미스트들의 전망치 50만명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수준이었다.

저조한 9월 신규 고용은 일자리가 없어서가 아니라 기업들이 인력을 구하지 못한데 따른 것이었다. 이에따라 기업들이 직원 확보를 위해 임금을 올리고 있어 2차 인플레이션 우려는 고조되고 있다.

신규 고용이 줄었지만 실업률은 더 떨어졌다. 8월 5.2%에서 9월 4.8%로 0.4%포인트 낮아졌다. 일자리를 찾는 이들이 줄었음을 방증한다. 노동참가율은 감염력 높은 델타변이가 기승을 부리던 때를 기점으로 큰 폭으로 하락한 뒤 이후 서서히 증가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에서 맴돌고 있다.

그러나 흐름이 나쁘지는 않다. 경제활동참가율이 낮다고는 하지만 일하려는 이들은 점점 늘고 있고, 구직자들이 빠르게 새 일자리를 찾으면서 실업률이 떨어지고 있다.

저조한 신규고용이 인력 부족에 원인이 있는 터라 임금은 가파른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9월 미국의 시간당 임금은 전월비 0.6%, 전년동월비 4.6% 급등했다.

지난 반년간 임금 상승률은 연율로 치면 평균 6% 상승했다. 지금 같은 속도로 임금이 계속 오르면 연간 임금 상승률이 6%를 기록할 것임을 뜻한다.

지난해 일시적인 급등세를 제외하면 전년동월비 상승폭 4.6%는 노동부 산하 노동통계국(BLS)이 2007년 3월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가파른 오름세다.

미 임금 상승률은 석달 내리 4%를 넘는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임금 상승은 각종 제품 가격 인상의 바탕이 되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을 추가로 끌어올리는 이른바 2차 인플레이션을 불러일으킨다.

지금의 인플레이션이 애초에는 팬데믹 이후의 수급차질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었을지 모르지만 임금 인상 동력을 바탕으로 이제는 점차 본격적인 인플레이션으로 바뀌고 있음을 시사한다.

백악관 특별보좌관 출신인 나틱시스의 조지프 라보르냐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이 경기순환상 오르내림이 아닌 장기적인 상승 흐름을 타는 이른바 '연속적인 흐름(secular shift)'으로 가는 '완벽한 조리법'이 만들어졌고 단언했다. 물가 상승세가 예상 가능한 미래까지 고공행진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라보르냐는 공급망 위축으로 제품을 확보하고, 재고를 확충하는 것이 어려워졌다면서 인플레이션은 한 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10년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큰 폭으로 올랐다. 지난 8일 10년물 수익률은 1.604%로 마감해 마감가 기준으로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준의 통화 완화정책 되감기인 테이퍼링은 13일 연준이 지난달 21~22일 FOMC 회의에서 어떤 얘기들을 나눴는지를 보여주는 의사록이 공개되면 윤곽이 더 구체적으로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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