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달러 자산 늘리는 VVIP… 美배당주·금융 ETF 골라담았다 [요즘 큰손들의 투자는]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0.11 17:57

수정 2021.10.12 10:04

달러 직접 매수대신 해외주식 활용
중위험·중수익 공모주 펀드도 인기
年5~10% 수익에 비과세 혜택까지

달러 자산 늘리는 VVIP… 美배당주·금융 ETF 골라담았다 [요즘 큰손들의 투자는]

#. 서울 잠실동에 거주 중인 50대 여성 A씨는 올해 초 한 대형 증권사 자산운용(WM)센터의 조언을 받아 달러 투자에 나섰다. 미국 주식에 직접투자하는 방식으로 매주 1000만원씩 매월 4000만원을 달러로 환전해 미국 대형주 10개 종목에 분산 투자했다. 최근에는 미국 배당주 상장지수펀드(ETF)와 금융주 ETF에도 추가 투자했다. A씨는 현재까지 환차익 약 4%를 포함해 20%의 추가수익을 실현 중이다.

글로벌 악재가 겹치면서 주가는 하락하고 원·달러 환율은 상승하는 변동성 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강남 큰손들은 미리 달러 투자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지역 대형 증권사 WM센터들은 달러 투자 일환으로 해외주식 및 상장지수펀드(ETF) 비중을 늘리는 한편 변동성이 낮고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사모펀드와 리츠(REITs·부동산투자신탁), 배당주 등 다양한 인컴형 상품을 담을 것을 조언했다.


■해외주식 활용한 달러투자 인기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강남지역 대형 증권사 WM센터에 달러 투자 관련 상담 요청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주 원·달러 환율이 1년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달러 강세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이 연말까지 1200원 선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자 '달러 투자 방법을 알려달라'고 문의하는 고액 자산가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성민 신한금융투자 잠실신천역점 지점장은 "VVIP 고객들의 가장 큰 관심사항 중 하나는 달러 자산"이라며 "최근 원·달러 환율의 가파른 상승세에 힘입어 달러 투자 및 투자 방법에 대한 문의가 크게 늘어났다"고 말했다.

당초 증권업계는 올해 원·달러 환율이 1100원대 초반으로 약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지만 여러 돌발 변수로 인해 이 같은 예상은 빗나갔다. 최근에는 중국 전력부족 및 글로벌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미국 부채한도 협상 난항 및 테이퍼링 개시 임박, 중국 기업 디폴트 우려 등이 달러 강세 원인으로 지목된다.

달러 강세가 당분간 계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달러 투자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김연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9월 고용지표 발표를 기점으로 테이퍼링에 대한 경계감이 커질 가능성이 있어 당분간 원·달러는 1170~1200원의 높은 레벨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고액 자산가들은 달러 투자를 위해 달러를 직접 매수하는 대신 해외주식 매수를 택하는 분위기다. 특히 안정적인 배당수익을 거둘 수 있는 미국 배당 우량주와 금리인상 수혜를 입을 수 있는 금융 관련 ETF를 주로 담고 있다.

이 지점장은 "좀 더 공격적인 투자성향을 가진 고객들에게는 여행·항공 등 리오프닝 관련 미국 주식 또는 ETF를 분할 매수하는 방법을 추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모주펀드·리츠·ETF 등도 인기

최근 증시 고점 논란이 커지면서 낮은 변동성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대안상품에 대한 관심 역시 급증하고 있다. 대표적인 중위험·중수익 상품은 공모주 펀드다. 복잡하지 않으면서 언제든지 환매가 가능하고 매일 수익률 조회가 가능하다는 점도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김영한 대신증권 잠실WM센터장은 "공모주 펀드는 고액 자산가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투자상품"이라며 "최근 3년간 공모형·사모형 공모주 펀드들이 연 5~10% 내외의 성과를 보였으며 수익의 상당 부분이 비과세이기 때문에 세후 실질수익률 면에서도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투자대상을 미리 공개해 투자자를 모집하는 프로젝트펀드와 투자 대상을 정하지 않고 목표수익률만 제시한 뒤 투자금을 모으는 블라인드펀드도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전병국 하나금융투자 Club1WM센터장은 "뛰어난 매니저를 중심으로 운용이 검증된 운용사(GP)의 블라인드펀드나 변화의 중심에 있는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젝트펀드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 역시 높다"며 "초기 투자부터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까지 다양한 사모펀드를 공급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기관들이 발행하는 3~4%대 금리의 신종자본증권이나 대출형 확정금리 상품 역시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최철식 미래에셋증권 WM강남파이낸스센터 PB 이사는 "최근 은퇴를 준비하는 50대 고객에게 발행어음 등 확정금리 상품, 미래에셋평생소득TIF혼합자산펀드처럼 인컴수익과 일부 자본차익을 동시에 추구하는 상품, 타임폴리오위드타임증권펀드처럼 롱숏전략을 포함한 멀티전략을 활용하는 상품 등의 비중을 높여 장기적으로 높은 수익을 추구하도록 조언했다"고 말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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