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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발 대신 민생 강조한 김정은, 방미 나선 서훈… 남북미 대화모드 ‘기류 변화’

김아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0.11 18:00

수정 2021.10.11 18:00

김, 당 창건일 맞아 무력시위 자제
한·미 반응 지켜보며 내치에 집중
서훈, 한반도 비핵화 논의차 방미
북·미 대화 재개 모멘텀 확보 기대
북한이 남북통신연락선을 복원하며 경직된 남북 관계개선의 조짐이 보이는 가운데 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당 창건 기념일을 맞아 도발 대신 민생을 강조해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특히 이번 주초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미국을 방문할 계획이어서 남북 또는 북미간 화해 모드가 급물살을 탈 수있을 지가 주목된다.

11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 총비서가 당 창건 기념일을 맞아 '내부 결속 강화'라는 메세지를 냈다.

노동신문은 "김정은 동지께서 10월10일 조선노동당 창건 76돌 기념강연회에서 강령적인 연설 '사회주의 건설의 새로운 발전기에 맞게 당 사업을 더욱 개선 강화하자'를 하시었다"라고 보도했다. 내부 결속을 다지고 민생을 챙기는 데 방점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당 창건일에는 대대적인 열병식과 함께 미사일 등 각종 무기를 앞세워 군사력을 대내·외적으로 과시해왔다.


하지만 이날 김 총비서 연설 내용에 별다른 대외 메시지가 없었던 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이를 두고 도발 대신 내부 결속 다지기에 초점을 맞췄으며 이는 최근 북한이 보여준 유화모드의 연장선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 달 29일 김 총비서 시정연설에서도 한·미에 대한 대화 조건을 명시한 만큼 한반도 비핵화는 물론 남북 또는 북미 대화 재개 희망 메시지를 타전함으로써 한·미 대응을 살펴보며 후속 행보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정은 중심 체제의 결속을 이끌고 그 속에서도 경제적인 성과를 이룩한다는 데 집중하겠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양 교수는 이어 "시정연설에서 이미 대남, 대미 메세지를 보냈고 기다리는 중이라서 반복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에 이번 강연은 선택과 집중차원에서 내치에 방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라고 진단했다.


특히 서훈 국가안보실장이 조만간 미국을 방문, 한반도 비핵화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미 양국이 남·북 내지는 북·미간 대화 재개의 모멘텀을 확보하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서 실장은 방미기간 동안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총회에서 재차 제안한 '종전선언'과 남북대화 재개를 위해 바이든 정부와 심도있는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양 교수는 "서훈 실장의 방미는 미국의 대북정책 과정에 동맹국인 한국과 사전 조율을 철저히 하겠다는 의미"라며 "북한이 통신선 복원을 하고 김 총비서의 시정연설을 한 것에 대해 남북, 북미 대화를 어떻게 가져갈지 구체적으로 조율하기 위한 방미는 시의 적절하다고 본다"라고 평가했다.

true@fnnews.com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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