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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클릭] 정쟁으로 변질된 국감 현장

김성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0.11 18:04

수정 2021.10.11 18:04

[현장클릭] 정쟁으로 변질된 국감 현장
"대장동 사건에 연루된 사람들이 대부분 박근혜 정부때 인물들이다. 그런데 왜 결론은 이재명이냐"(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

"그분들이 노무현 정부때 어떤 직책으로 잘나갔는지도 알아보라"(국민의 힘 강민국 의원)

"노무현, 김대중, 이명박 정부때도 잘 나갔다"(국민의 힘 김희곤 의원)

위 발언의 출처는 어디일까. 지난 6일 정무위원회의 국정감사 현장이었다. 다음날 금융감독원 국감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김건희씨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가 있으니 증인으로 채택해주기를 촉구한다"는 발언이 나왔다. 검·경이 수사중인 사건을 금융당국 국정감사현장에 들이대는 것은 선택과 집중이라는 측면에서 좋은 전략이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수사 기관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무위원들이 이 사실을 모를리 없다. 그런데도 수차례 사건을 언급하며 금융위는 책임이 없는지, 금감원은 다시 들여다봐야 하는게 아닌지를 캐물었다. 앞다퉈 질문 하는 점은 충분히 이해한다. 대장동 사건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사건은 모두 돈과 관련돼 있기 때문이다. 금융사가 엮여있고 이 과정에서 금융당국이 모니터링할 여지는 충분하다. 다만 수사기관이 집중하는 사안에 대해 감독기관을 추궁하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는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정은보 금감원장도 그 점에 대해 에둘러 설명했다. "경찰이 수사한다면 금감원은 조사 권한이 없고, 이상거래상황을 인지하면 수사당국에 이첩하는 역할을 하는 기관"이라는 것이다.

일부 의원들은 현 가계부채 관리 대책을 문제삼거나 중도상환수수료, 금리인하권, 보험업계의 환급금 미지급 행태 등을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1년에 한번 있는 국감현장에서 양대 당국 수장에게 묻기에는 이슈가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강력한 질문을 하기 어려운 환경도 이해는 간다. 채택된 증인이 1명도 없어 굵직한 이슈를 올리기 어려웠을 것이다.
다만 1년에 한번 양대 수장을 불러 점검하는 자리에서 국정감사보다는 정쟁에 치우쳤다는 비난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ksh@fnnews.com 김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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