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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장에 ETF 분산 투자… EMP펀드 한달새 280억 뭉칫돈

김태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0.12 18:59

수정 2021.10.12 19:23

IBK플레인바닐라 156억 유입
조정장에 ETF 분산 투자… EMP펀드 한달새 280억 뭉칫돈
미국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중국 헝다그룹 파산설 등 해외발 악재가 겹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분산 투자'에 쏠리는 모양새다. 국내외 장이 흔들린 최근 한달 새 상장지수펀드(ETF) 등에 전체 자산 과반을 투자하는 EMP(ETF Managed Portfolio) 펀드에 300억원 가까운 돈이 몰렸다.

12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EMP펀드에는 최근 1개월 동안 283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특히 최근 1주일 새 161억원이, 최근 3개월로 따지면 1282억원이 유입됐다.

개별 펀드 중에선 'IBK플레인바닐라EMP'가 최근 1개월 간 156억원 유입으로 선두를 차지했다. KB글로벌주식솔루션(34억원), 삼성믿음직한사계절EMP(32억원), 키움불리오글로벌멀티에셋EMP(30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이는 국내외 주식 시장이 갖은 악재에 하락세에 돌입하면서 개별 종목 투자에 대한 부담이 가중된 결과로 풀이된다. 조정장에서 ETF·개별 종목에 자산을 배분해 분산 투자 효과를 높이겠다는 목적이다.

실제 최근 미국 테이퍼링 및 금리 인상 가능성, 헝다그룹 사태 및 중국 경기 둔화 등이 잇따라 제기되며 국내외 지수를 끌어내렸다. 9월초 3200선이던 코스피는 12일 2916.38로 급락했고,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9월초 4524.09에서 지난 11일 4361.19로 떨어졌다. 각각 9.06%, 3.06% 하락한 셈이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ETF를 기초로 여러 자산을 담는 EMP펀드의 분산 효과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면서 "IBK플레인바닐라 펀드는 하락장마다 수익률 하방 압력을 방어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4차 산업, 테크 분야 라인업이 다양해지며 선택지가 넓어진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또 "ETF 시장이 확대된 요인도 있다. ETF는 현재 일부 대중화가 이뤄졌고, 이를 담는 EMP펀드에 대한 투자도 증가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EMP펀드의 수익률은 다소 저조했다. 최근 1개월 간 마이너스(-) 2.76%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김우주 NH-Amundi자산운용 매니저는 "부채한도 협상 난항, 헝다 이슈, 공급망 우려 탓에 전반적인 투심이 부정적이었음에도 EMP펀드는 코스피나 미국 주요 지수 하락분 대비 양호한 성과를 거뒀다"며 "분산 투자를 통해 시장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특성 덕분"이라고 평가했다.

EMP펀드로의 자금 유입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테이퍼링, 부채한도 난항 등으로 증시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는 장기 수익률을 보고 EMP펀드에 자금을 넣는 경향이 있다"며 "불안 요소들이 해소되지 않는 한 유입세는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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