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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인플레이션 맞지만 스태그플레이션 아냐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0.13 02:10

수정 2021.10.13 02:10

[파이낸셜뉴스]
기타 고피나트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12일(현지시간) 각 중앙은행에 인플레이션 대비를 촉구했다. 사진은 고피나트가 2019년 10월 18일 미국 워싱턴에 열린 IMF, 세계은행 연차총회에 참석해 질문을 받는 모습. 로이터뉴스1
기타 고피나트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12일(현지시간) 각 중앙은행에 인플레이션 대비를 촉구했다. 사진은 고피나트가 2019년 10월 18일 미국 워싱턴에 열린 IMF, 세계은행 연차총회에 참석해 질문을 받는 모습. 로이터뉴스1

세계 경제가 에너지 공급 부족, 공급망 위축에 따른 부품 부족 등의 여파로 성장둔화와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동시에 진행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가능성은 낮다고 국제통화기금(IMF)이 일축했다.

IMF는 12일(이하 현지시간) 반기 세계경제전망(WEO) 보고서에서 인플레이션 위험은 높지만 경제 성장세가 큰 폭으로 둔화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IMF는 이날 세계 경제가 지난 7월 예상했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낙관했다.

올해 전망치는 7월 예상치 6.0%보다 0.1%포인트 낮은 5.9%로 소폭 하향조정했고, 내년 전망치는 4.9%로 7월 예상을 유지했다.


공급망 차질과 에너지 공급 부족이 경제 상황을 어렵게 만들고는 있지만 성장률에까지 영향을 줄 정도로 심각하지는 않다는 평가를 내렸음을 방증한다.

대신 IMF는 인플레이션이 중앙은행의 손아귀를 빠져나가 통제 불능 상태가 될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며 물가 대책에 통화정책 초점을 맞출 것을 권고했다.

IMF는 지금의 물가 오름세가 결국 이전 수준을 되찾을 것이라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유럽중앙은행(ECB) 등의 예상처럼 인플레이션이 안정을 찾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이같은 전망은 '매우 높은 불확실성'을 안고 있다고 단서를 달아 연준 등과 차별화했다.

보고서는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에서는 "인플레이션 위험이 상방으로 기울어 있다"고 밝혀 물가가 안정을 찾기보다 더 뛸 위험성이 높다는 점을 강조했다.

기타 고피나트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통화정책은 일반적으로 일시적 인플레이션을 무리 없이 헤쳐 나갈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각 중앙은행은 이전에 한 번도 경험한 적이 없는 지금의 경기회복 과정에서 예상 인플레이션 상승세 위험이 점점 더 구체화할 경우 이에 신속히 대응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피나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앙은행들은 비상 대응 계획을 세워야 한다"면서 정책 지침을 명확히 해 어떤 경우 긴축 방아쇠를 당길지를 시장과 소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IMF는 물가 상승 압력이 고조되면 중앙은행들은 고용 회복이 더딜 것을 각오하고라도 통화완화 정책 되감기에 나서야 하며, 통화정책 긴축 전환에 나서야 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고용 회복세가 좀 더 탄탄해지기를 기다릴 경우 자칫 인플레이션이 자가발전하면서 걷잡을 수 없이 올라갈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 연준을 대놓고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연준을 겨냥한 정책 권고였다.


한편 IMF는 물가 압력에 따른 통화정책 긴축 전환이 주식시장 상승세에 마침표를 찍고, 부동산 시장 오름세에도 찬물을 끼얹을 것으로 예상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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