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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 ESS 선두 굳힌다… 내년 '전기차 충전소' 2곳 오픈

안태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0.13 18:04

수정 2021.10.13 18:04

제주 서귀포·애월…배터리사 최초
태양광 전력 한전망 거치지 않고
ESS통해 곧바로 전기차에 충전
제주전기자동차서비스와 협력
LG에너지솔루션 직원이 오창공장에서 제작한 'Reuse ESS'(재사용 에너지 저장장치·왼쪽 하늘색 설비)를 통해 자사 배터리를 탑재한 GM 볼트 전기차에 충전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제공
LG에너지솔루션 직원이 오창공장에서 제작한 'Reuse ESS'(재사용 에너지 저장장치·왼쪽 하늘색 설비)를 통해 자사 배터리를 탑재한 GM 볼트 전기차에 충전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제공

LG에너지솔루션이 추진 중인 전기차 충전소 2곳이 내년 2월 제주에 문을 연다.

태양광 발전을 통해 생산한 전기를 곧바로 전기차에 충전하는 사업으로, 국내 배터리 제조사 중 전력시장을 거치지 않은 신재생에너지 생산 전력을 전기차에 충전하는 사업에 직접 참여하는 건 LG에너지솔루션이 처음이다.

13일 LG에너지솔루션에 따르면 내년 2월 제주 서귀포시 월드컵경기장과 제주시 애월읍 회차지에 융복합 충전스테이션이 들어선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충전 사업자인 제주전기자동차서비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이번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 사업은 태양광발전을 통해 생산한 전력을 에너지저장장치(ESS)에 저장해 둔 뒤 전기차에 곧바로 충전하는 방식이다. 제주전기자동차서비스는 충전소 구축 및 운영을, LG에너지솔루션은 ESS와 에너지 매니지먼트 시스템(EMS) 구축을 맡았다.

현행 전기사업법상 태양광 발전전력을 한국전력의 송배전망을 거치지 않고 전기차 충전 서비스에 곧바로 이용하는 건 불법이다. 아직 관련 규정이 마련되지 않아서다.

이에 따라 해당 컨소시엄은 산업통상자원부의 규제샌드박스 실증특례를 신청했고, 지난달 중순 최종 승인을 받아 충전소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례 허가 당시 산업부는 "전기차 충전기가 늘어남에 따라 가중되는 전력계통 부담이 신재생에너지와 ESS를 활용한 충전기를 통해 분산·완화될 것"이라고 허가 이유를 밝힌 바 있다.

국내 배터리 제조사 중 이 같은 충전 사업에 직접 참여한 건 LG에너지솔루션이 처음이다. 이번 실증특례를 통해 국내 ESS 시장 확대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삼성SDI와 함께 ESS의 선두주자로 꼽힌다. ESS는 에너지를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꺼내 공급하는 장치다. 특히 신재생에너지는 기후변화에 따라 전력생산이 불규칙적이어서 ESS가 반드시 필요하다. ESS 원가에서 배터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50~70%에 달한다.

글로벌 ESS 시장은 미국, 유럽 등의 신재생에너지 확대에 발맞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ESS 시장 규모는 2030년 약 200GWh(35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국내 ESS 시장은 화재 및 보조금 이슈 탓에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이번 사업을 통해 충전스테이션의 ESS 적용 사업모델을 확보와 함께 친환경 EV 충전스테이션의 경험을 쌓을 수 있다"며 "점진적으로 확대가 예상되는 충전사업 진입 가능성을 따져볼 계획"이라고 전했다.

eco@fnnews.com 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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