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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의 ‘선택과 집중’… 삼성그룹, 사업구조개편 다시 속도 [대기업도 사업 구조재편]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0.13 18:21

수정 2021.10.13 21:21

‘홈IoT 사업부문’ 매각
이재용의 '선택과 집중' 전략 지속
기업가치 위한 주력사업 중심 조정
보안·클라우드 사업 확장 실탄 필요
증권가 "오너家 지분 매각 영향도"
이재용의 ‘선택과 집중’… 삼성그룹, 사업구조개편 다시 속도 [대기업도 사업 구조재편]
삼성SDS가 홈네트워크사업 부문을 직방에 매각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하면서 삼성그룹이 '선택과 집중'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014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전면에 나서 삼성그룹의 석유화학과 방위산업 계열사를 한화그룹에 넘기는 '빅딜'을 단행한 이후 주요 계열사들도 이 같은 행보에 동참하고 있다. 지난 8월에도 삼성은 르노삼성자동차 지분 19.9%를 전량 매각하겠다고 공시하면서 26년 만에 완성차 사업에서 완전한 철수를 선언했다. 향후 삼성 내 계열사들도 이번 삼성SDS와 마찬가지로 부진한 사업은 과감하게 구조조정하고 핵심사업에 집중하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SDS, B2B사업에 집중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S는 솔루션사업부 안에 회사 내 유일한 B2C사업인 도어록과 홈네트워크 사업부문 매각을 추진 중이다.

앞서 삼성SDS는 지난 2016년 12월에 알레지온과 매각협상을 벌인 바 있다.
알레지온은 국내 관련 시장에서 삼성SDS '스마트도어락'이 상위 브랜드로 인식돼 인수를 추진했다.

이번 재매각 추진은 주력사업인 기업간거래(B2B) 부문의 IT서비스와 물류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움직임이다. 이는 삼성그룹의 선택과 집중이라는 전략과 맥을 같이한다. 이를 위해 황성우 삼성SDS 사장이 추진하는 보안과 클라우드 사업 확장을 위해 실탄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보안과 클라우드 사업은 연구개발 투자비용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삼성SDS는 지난 2·4분기 기준 약 4조4000억원의 실탄을 비축해 놓았다. 일각에서는 오는 27일로 예정된 삼성SDS 3·4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황성우 사장이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오너가 지분 매각도 이번 홈네트워크 매각 추진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동안 삼성SDS가 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중심축을 담당할 것이란 '지배구조 프리미엄'이라는 희망이 사라진 상황이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은 지난 8일 공시를 통해 각자가 보유한 삼성SDS 주식 150만9430주에 대해 KB국민은행과 주식 매각 신탁계약 체결을 밝혔다.

삼성SDS가 이번 오너 일가의 주식 매각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려면 사업 경쟁력으로 기업 가치를 증명해야 하는 상황이다. 올 들어 황성우 사장 취임과 함께 실적 상승을 이어가고 있으며 올 3·4분기 실적전망도 긍정적이다.

삼성SDS는 올해 2·4분기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3조2509억원, 2247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26.7%, 14.2% 늘었다.

한화투자증권은 삼성SDS의 3·4분기 매출액이 3조35억원, 영업이익 235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IT서비스 매출액은 1조40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5.3%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물류부문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20%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 계열사 '선택과 집중' 지속

삼성그룹은 이재용 부회장이 본격 전면에 나선 이후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삼성은 비주력 계열사들을 통합 재편하는 사업구조 개편 작업을 강도 높게 추진하면서 지난 2014년 삼성그룹의 석유화학과 방위산업 계열사를 한화그룹에 넘기는 '빅딜'을 진행했다. 그해 삼성테크윈·삼성탈레스·삼성종합화학·삼성토탈을 팔았다. 당시 1조9000억원 규모의 대형 기업 인수합병(M&A)이 성사된 건 두 그룹 모두 '선택과 집중'을 통한 사업구조 효율화 구상이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2015년 10월에는 삼성정밀화학·삼성BP화학·삼성SDI 화학부문도 한화에 넘겼다.

지난 2016년에는 프린터사업부를 미국 HP에 10억5000만달러(약 1조1160억원)에 매각했다. 프린팅사업이 점차 사양산업으로 접어들고 있고, 프리미엄 시장점유율 확대도 쉽지 않은 B2B 영역이어서 매각을 결정했다.


지난 8월에는 삼성이 보유 중인 르노삼성자동차 지분 19.9%를 전량 매각하기로 방향을 정했다. 지분 매각이 예정대로 종료되면 삼성은 26년 만에 완성차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하게 된다.
삼성카드는 보유 중인 르노삼성 지분 19.9%를 모두 매각하기 위해 삼성증권을 주간사로 선정하고 잠재적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투자안내문(티저레터)을 배포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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