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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저격수 유승민, 홍준표 '공격수' 자리도 빼았나

기사내용 요약
'주술 논란'으로 공격수 자리매김…존재감 드러내
'유치타' 별명…여러 뜻 담았지만 '강한 리더십' 핵심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이 22일 서울 여의도 희망22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1.07.23. photo1006@newsis.com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이 22일 서울 여의도 희망22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1.07.23. photo1006@newsis.com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유승민이 달라졌다. 그동안 유권자에게 유승민 전 의원은 '하지만'이 붙는 후보였다. '똑똑하지만~' '합리적이지만~'의 뒤에 숨은 건 '이길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다. 숫자와 경제에 강한 정책가임을 알고 있지만 그 이상의 리더십과 공격성을 원하는 유권자에 그는 2% 부족한 후보다.

그러나 최근 유 전 의원은 자신의 포지션을 공격수로 옮기며 캐릭터 반전을 노리는 중이다. 13일 정치계에서는 유 전 의원이 '스트롱 리더십'을 선보이기 위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향한 '주술' 공격이 대표적인 예다. 덕분에 지난 5일과 11일 토론회에서는 여론조사 1등 주자인 윤 전 총장에 날 선 질문을 던지는 유 전 의원에 모든 이목이 집중됐다. 그의 존재감은 원조 공격수인 홍준표 의원을 압도했다.

유 전 의원은 지난 11일 광주에서 열린 합동토론회에서 윤 전 총장에 "지난 토론이 끝나고 '정법(正法)은 미신이 아니다' '명예훼손이 될 수 있으니 정법을 한 번 보시라'고 말해 몇 개를 봤는데 무지 황당했다"며 말을 꺼냈다. 정법은 천공스승이 진행하는 강의다.

유 전 의원은 이 한 마디에는 지난 5일 예비경선 토론회를 마친 뒤 윤 전 총장이 유 전 의원에 정법이 미신이 아니라며 두둔했다는 것, 그리고 그가 두둔한 천공 스승이 상당히 비논리적인 사상을 갖고 있는 인물이라는 것 등이 두루 담겼다. 윤 전 총장의 "부인하고 같이 만났다" "(천공스승을) 선생이라고 불렀다"는 답변은 주술 논란에 더욱 큰 불을 붙였다.

운동장을 바꿔서도 공격은 이어졌다. 그는 12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정치라는 것은 합리나 상식이나 과학의 영역이 되어야 된다"며 "우리가 북한이 만약에 쳐들어오면 점령을 하는데 그런 사람에게 물어보고 할 건가"라고 윤 전 총장을 직격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태 역시 '최순실'이라는 사람에 지도자가 흔들리며 벌어진 일이었다고 설명했다.

'주술' 공격에 노이즈 마케팅이라는 비판이 나오자 바로 직전 실패한 정권의 예를 들고 나와 윤 전 총장에 대한 철저한 검증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언제든지 수비수로 전환할 수 있는 리베로로서의 면모도 보여주는 중이다. 지난 광주 합동토론회에서 그는 잘못된 논리로 시작된 비판엔 선을 그었다. 윤 전 총장의 나비넥타이를 맨 어린 시절 사진을 놓고 '가난' 싸움이 시작되자 유 전 의원은 "정치지도자가 꼭 가난해야 (사회를)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발언했다. 이어 "복지문제, 가난문제, 빈곤문제에 대한 해법을 내놓고 문제를 해결하는 게 정치인의 역할이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지지자들이 지어준 애칭인 '유치타' 인형을 이준석 대표에게 선물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9.1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지지자들이 지어준 애칭인 '유치타' 인형을 이준석 대표에게 선물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9.17. photo@newsis.com


유 전 의원은 홍준표 의원을 향해서도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홍 의원은) 디테일에 약하고 공약을 보면 상당히 오락가락한다"며 지적했다. 막말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그는 "홍 후보는 '나는 막말인데, 이재명은 쌍욕이다'고 이런다. 도긴개긴 약간 그런 식이다"며 "지적을 할 때는 흠이 없어야 한다. 홍 후보의 막말도 흠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유승민과는 극과 극"이라고 내세웠다.

유 전 의원의 이미지 변신 노력은 캠프에서 미는 '유치타'라는 별명에서도 확인된다. '치타처럼 빠른 속도로 지지도 상승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뜻과 '유승민은 민주당에 치명타'라는 의미를 동시에 담았다.
무엇보다 치타의 강하고 날 쎈 이미지를 차용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다만 유 전 의원의 공격수 이미지가 즉각 표로 이어질지는 의문이다. 한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유 전 의원의 '선비' 이미지는 개혁 보수까지로 이어지는 상징적인 모습이기도 했다"며 "몇 차례의 공격만으로도 노이즈 마케팅 논란이 나오는데 공격수 캐릭터를 더 능수능란하게 활용한 방안을 구상해야 할 것 같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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