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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세계 180조 시장...고부가 자율운항선박 기술선점 나선다

홍예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0.14 12:00

수정 2021.10.14 12:00

정부, 자율운항선박 선제적 규제혁신 로드맵 발표
삼성중공업 선박과 충돌회피 실증을 진행한 목포해양대의 9200톤급 대형 실습선 '세계로호'(삼성중공업 제공).뉴스1
삼성중공업 선박과 충돌회피 실증을 진행한 목포해양대의 9200톤급 대형 실습선 '세계로호'(삼성중공업 제공).뉴스1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선원없이 항해하는 자율운항선박 기술선점에 나선다. 자율운항선박 시장은 2025년 180조원 규모까지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자율운항선박을 조기 상용화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규제혁신 로드맵'을 마련했다.

해양수산부는 자율운항선박 기술개발 촉진과 조기 상용화를 위해 2030년까지 추진할 주요 과제를 담은 ‘자율운항선박 선제적 규제혁신 로드맵’을 마련해 14일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보고했다고 밝혔다.

자율운항선박은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센서 등 모든 디지털 핵심기술을 융합해 선원 없이 스스로 최적항로를 설정하고 항해할 수 있는 차세대 고부가가치 선박이다. 한국판 뉴딜정책 중 해운분야의 디지털 뉴딜 핵심사업이다.


이번 로드맵에서는 국제해사기구의 자율운항선박 등급 기준을 고려하되, 운항방식, 정비방식, 운항해역 등 3가지 변수를 조합해서 3단계 시나리오를 도출했다. 1단계는 2025년까지 부분운항자율을 구축한다. 2단계는 2030년까지 운항자율, 3단계는 2030년부터 완전자율을 목표로한다.

■제도·인프라 구축…사고·안전 대비
해수부는 산업 활성화와 해양안전 확보를 위해 총 4대 분야, 31개의 개선과제를 발굴했다.

우선 관련 기준을 정비해 운항주체를 명확히 한다. 현재 자율운항선박 관련 기술개발은 이루어지고 있지만, 법적인 정의가 없어 기술실증과 상용화 등을 위한 시범운항이 규제자유특구지역 외에서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율운항선박과 자율운항선박의 등급기준, 그리고, 자율운항선박을 운영하는 선원, 원격운항자 등 운항주체에 대한 개념을 정립하고, 법적 정의를 마련한다.

또한, 자율운항시스템 도입에 따라 승선하는 선원을 비롯한 인력의 근로기준 등 역할 변화가 예상된다. 이러한 역할변화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자율운항선박 기술 수준별로 승무정원 기준도 마련할 계획이다.

장비의 상용화 및 표준화를 위한 기준도 마련한다. 자율운항 선박 기술의 원활한 실증을 위해 자율운항선박 실증센터 구축을 추진하고,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해당 실증센터와 지정해역에서는 완화된 최소승무기준 등을 적용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자율운항선박 개발 및 상용화를 위한 법률을 제정하여 자율운항선박 실증을 체계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아울러, 자율운항 지능화 시스템의 정의, 설계 요구사항과 시험기준 및 안전기준을 마련하여 상용화를 촉진한다.

자율운항선박이 그 취지대로 운항될 수 있도록 원격도선제도 등 도선작업의 자동화와 지능화를 지원하기 위한 제도를 마련한다. 현재 항내에 진입하는 일정 규모 이상의 선박들은 도선사가 탑승하여 안전한 입출항을 지원하고 있는데, 자율운항선박의 최종 목표인 완전 자율운항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원격도선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원격운항자와 도선사 간 통신체계, 도선작업의 자동화·지능화 등 원격 도선 시스템을 구축에 필요한 규정을 마련할 계획이다.

운항에 대비한 사고·안전 관련 기준을 만든다. 다수의 시스템 간 연계를 통해 운영되는 자율운항선박의 특성을 고려하여 사이버 공격에 대비하기 위한 시스템 및 인증체계, 사고 대응 기준을 마련한다. 또한, 각종 위치정보, 해도뿐만 아니라 촬영 정보를 활용해 운항하는 자율운항선박이 취득하는 항만 내 보안시설 등의 영상데이터를 관리하는 방안도 수립한다.

■경제효과 56조원…해양사고 75% 감소
자율운항선박은 향후 해운물류의 패러다임을 바꿀 미래의 유망 신산업이다. 해운 분야뿐만 아니라 항만과 조선 등 관련 산업의 지형을 획기적으로 바꾸는 데 기여할 핵심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전 세계 자율운항선박의 시장규모는 2016년 66조원 규모에서 점차 증가해 올해는 95조원, 2025년에는 180조원 규모까지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로드맵이 차질 없이 추진되면, 경제적 측면에서는 2035년까지 약 56.5조원의 경제적 파급효과와 42만명의 일자리 창출뿐만 아니라, 약 103조원에 달하는 전·후방산업의 파급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인적과실로 인한 해양사고의 75%가 감소하고, 대기오염물질 저감을 통해 연간 3400억원에 이르는 환경편익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문성혁 해수부 장관은 “낡은 규제와 제도는 선제적으로 개선하고 안전은 강화해 신산업인 자율운항선박을 조기에 상용화하기 위해 이번 로드맵을 마련했다"며 "앞으로 ‘산・학・연・관 협의회’를 통해 로드맵 이행상황을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기술발전 양상과 환경변화를 고려하여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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