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코로나19 속 저임금 고위험 노동자 그려..울산노동미술전

최수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0.16 10:00

수정 2021.10.16 09:59

제5회 울산노동미술전 - 노동미술2021 
10월 19일~25일 울산문화예술회관 1전시장
전국 민중미술작가 30여 명 참여
코로나19 팬데믹  4차산업 전환기 노동현장 반영
‘프레카리아트’를 위한 정부 건설 등 참여 메시지 전달
송주웅 '오래된 미래' 묵묵히 일하는 용접공의 모습에 낡은 작업화만 덩그러니 이어 붙여놓았다. 작업화에 옆에 놓인 하얀국화는 그가 산업재해로 사망한 것을 상징한다. /사진=울산민족미술인협회 제공
송주웅 '오래된 미래' 묵묵히 일하는 용접공의 모습에 낡은 작업화만 덩그러니 이어 붙여놓았다. 작업화에 옆에 놓인 하얀국화는 그가 산업재해로 사망한 것을 상징한다. /사진=울산민족미술인협회 제공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올해로 5회째를 맞는 '울산노동미술전 - 노동미술2021'은 코로나19와 4차산업 전환의 격랑 속에서 위기에 빠진 노동자를 주목하는 전시회로 열린다.

㈔울산민족미술인협회(이하 민미협)가 주최하며 오는 19일~25일 울산문화예술회관 1전시장에서 진행된다.


이번 전시회는 ‘프레카리아트’라는 낯선 단어를 전면에 내걸었다. precario(불안정한)와 proletariat(노동자)를 합친 말로 즉, 저임금 고위험 노동에 시달리는 불안정 노동자를 뜻하는 신조어이다.

곽영화, 정봉진, 박경렬 등 울산을 대표하는 민중미술 작가들과 성효숙, 박은태, 박경효 등 서울·인천·경기·광주·전남·부산·경남을 아우르는 작가 30여 명은 이를 반영해 코로나19라는 팬데믹이 휩쓸고 4차산업으로 빠른 전환을 이야기하는 시대에 벼랑에 몰린 노동자들을 작품에 담았다.

민미협은 이번 전시회를 두고 예술로 전하는 사회참여 메시지가 강렬하다고 밝혔다. 1990년대 후반 IMF경제위기를 겪으며 희생양이 된 노동자들, 정리해고와 비정규직이라는 굴레가 놓여있다. 20년이 훌쩍 지난 지금은 더 쉽게 바스러지는 위기를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영균의 작품 <얼음의 눈물>은 높이 2m 너비 6m에 달하는 큰 화폭에 눈을 부릅뜬 여신의 모습처럼 세상 속 불안정 노동자들이 겪고 있는 현실에 대한 강렬한 사회적 메시지를 드러낸다.

박영균 '얼음의눈물' /사진=울산민족미술인협회 제공
박영균 '얼음의눈물' /사진=울산민족미술인협회 제공

송주웅의 <오래된 미래>는 묵묵히 일하는 용접공의 모습에 낡은 작업화만 덩그러니 이어 붙여놓았다. 작업화에 옆에 놓인 하얀 국화는 그가 산업재해로 사망한 것을 상징한다.

총괄기획자인 곽영화 작가는 “최저임금, 산업재해, 부당해고, 차별, 갑질 같은 불온한 그림자에 갇혀 사는 하청, 계약직, 파견직, 특수고용직, 일용직, 영세자영업 그리고 플랫폼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미술로 대면한 것이다’라고 전했다.

아울러 이번 전시회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아픈 투쟁에도 마음을 더했다.

2014년에 시작돼 만 7년이 지나는 동안 학교 밭 천막농성장에서 살아가는 울산지역연대노조 울산과학대지부 청소노동자이 참여해 그린 대형 걸개그림도 전시된다. 이 걸개그림은 지난 10월 1일~4일 울산민미협작가들과 청소노동자 그리고 연대해온 시민들이 붓을 쥐고 직접 그린 작품이다.

울산과학대청소노동자 걸개그림2 /사진=울산민족미술인협회 제공
울산과학대청소노동자 걸개그림2 /사진=울산민족미술인협회 제공

여기에는 가장 낮은 곳에서 일하는 것으로 치부됐던 청소노동자이 노동조합을 만들고 자신들의 권리를 주장한 뒤부터 겪어왔던 파란만장한 시간들이 오롯이 기록된 것이다.

전시 개막은 첫날 오후 6시 30분이다. 코로나19 방역지침으로 개막식은 열리지 않지만, 미술행동 프리즘이 퍼포먼스와 함께 설치미술을 울산문화예술회관 1전시장에서 진행한다.


한편 이번 제5회 울산노동미술전-노동미술2021은 ㈔울산민족미술인협회, 울산노동역사관, 울산문화예술플랫폼86ART, 금속노조현대자동차지부가 공동주관하고 울산광역시,울산북구청,㈔울산민족예술인총연합, 민주노총울산본부,한국노동울산본부, ㈔울산민주화운동기념계승사업회가 공식 후원한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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