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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관칼럼] 독일 통일의 교훈과 한반도 통일전략

김나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0.18 15:45

수정 2021.10.18 15:45

홍현익 국립외교원장
홍현익 국립외교원장. 사진=외교부 제공.
홍현익 국립외교원장. 사진=외교부 제공.
독일은 브란트 총리의 동방정책을 통해 동·서독이 1973년 유엔에 동시 가입한 지 17년만에 평화통일을 달성했다. 반면에 남북한은 1991년 9월 17일 유엔에 동시 가입한 지 3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남북한이 대립하고 있고 분단이 해소될 전망도 밝지 않다. 단지 현재 남한이 북한보다 53배의 경제력을 갖고 있어 결국 통일이 된다면 남한 체제 위주로 될 가능성이 커 보이지만, 북한은 핵과 미사일로 무장하고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맞서 자력갱생으로 체제를 지켜나가고자 하므로 북핵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남북한 대치상황은 쉽게 해소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맥락에서 독일 통일의 교훈을 생각하면서 한반도 평화통일 전략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서독은 브란트 진보정부에 이어 통일을 이룬 마지막 콜 보수정부까지 지속적으로 대동독 화해·협력정책을 펼치고 교류·협력을 지속했다. 반면에 한국은 진보정부는 화해·협력정책을 펼쳤지만 보수정부는 이념을 중시한 대북 강경정책을 펼쳐 남북간 교류·협력마저 끊어졌고 결국 남북관계는 제자리걸음을 했다.
따라서 한반도가 평화통일 쪽으로 나아가려면 내년 5월에 출범하는 차기 정부가 이념 성향과 관계없이 대북 화해·협력 및 평화·번영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요망된다.

둘째, 독일 통일이 달성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요인은 이를 거부할 수 있었던 소련의 반대를 극복했기 때문이다. 이는 한미동맹이 반중, 반러 성격을 띠지 않아 중국과 러시아가 통일을 반대하지 않아야 한반도 통일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셋째, 서독은 동독과 무관세거래를 하면서 양독교역과 경협을 최대화했다. 우리도 북한의 개혁·개방을 장려하면서 남북 교류와 교역 및 경협 증진에 매진해 북한이 경제적으로 중국보다 한국에 더 의존하도록 해야 한다.

넷째, 서독은 적대적인 인권 개선 종용보다 동독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면서 당당히 인권 개선을 요구하고 화해·협력 및 공동사업 증진을 병행했다. 우리도 북한의 체면을 살려주면서 인도적인 지원을 제공하고 국제사회에서 북한을 망신주기보다 남북 대화를 통해 경제지원과 교환하면서 북한 인권 개선을 요구해야 한다.

다섯째, 서독이 통일 후 통일 비용으로 30년간 매년 100조원 이상을 동독지역에 투입했는데 과반의 비용은 동독 주민 소득 증대에 사용되었다. 독일 통일 시 양독 소득격차보다 현재 남북한 주민 소득 격차가 8배나 더 크므로 우리의 통일 비용은 더 클 수밖에 없다. 천문학적인 통일 비용을 줄여 통일이 대박이 되려면 조속히 남북 경협을 증진해 북한 주민의 소득이 신속히 커지는 상황에서 평화통일이 달성되어야 한다.

여섯째, 서독이 평화통일을 달성한 것은 결국 동독주민들이 서독 편입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우리 역시 북한 주민들이 한국을 선택해야 평화통일이 달성되므로 북한주민들이 한국을 신뢰하고 동경하도록 하는 대북정책을 펼쳐야 한다.

끝으로 분단되기 전 여러 전쟁을 일으킨 독일은 통일을 위해 EU 결성·운영 및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창립·발전 등 유럽의 평화와 공동번영을 선도해 주변국들의 독일통일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시켜 주었다.
남북한은 주변국을 침범한 적도 없는데 강대국 권력정치의 결과로 분단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변국들은 통일한국이 평화와 공동번영에 이바지한다고 믿어야 통일을 지지해 줄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한국이 앞장서고 동북아 국가들이 뜻을 모아 팬데믹 퇴치 및 보건·환경협력, 원자력 안전협력, 자연재해 대처 협력, 북핵 해결, 평화와 지속가능한 공동발전을 위한 다양한 교류·협력을 증진해가야 동북아 평화·번영공동체를 형성하고 동시에 한반도 평화통일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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