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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유동성이 낳은 IPO 호황"… 기술株 수익률 가팔랐다 [韓 89곳 美813곳 기업공개]

양국 모두 최고 기록 갈아치워
전문가들 내년 IPO시장은 비관
"美테이퍼링으로 유동성 줄면 우량기업 위주로 자금 몰릴 것"
"역대급 유동성이 낳은 IPO 호황"… 기술株 수익률 가팔랐다 [韓 89곳 美813곳 기업공개]
"역대급 유동성이 낳은 IPO 호황"… 기술株 수익률 가팔랐다 [韓 89곳 美813곳 기업공개]
기업공개(IPO) 열풍이 전 세계를 휩쓸고 있다. 미 증권시장에선 역대 최대 규모인 800개 넘는 기업이 IPO를 통해 상장한 가운데 국내서도 연내 최대치 달성이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에 따른 산업 개편이 신성장 기업들의 자금조달 의지를 부추겼다고 분석했다.

■국내외 IPO '역대급'

18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증시분석업체 스톡 애널리시스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올해 미 증시에서 IPO를 통해 상장한 기업은 총 813곳으로 집계됐다. 2000년대 들어 최고치를 달성했던 지난해(480곳)보다도 333곳이나 늘었다. 2000~2020년 평균치(224곳) 대비로는 3배가 넘는다.

국내 IPO 시장 열기도 뜨겁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국내에서 IPO를 진행한 신규 상장기업은 총 89곳이었다. 현재 거래소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한 기업이 25곳(재상장·스팩합병 제외)인 만큼 연말엔 최근 5년래 최고치였던 2019년(103개) 기록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공모금액은 이미 최고치를 훌쩍 넘겼다. 18일 기준 공모금액은 총 17조6759억원으로, 이는 지난해 경신한 최근 10년래 최대 규모(4조7065억원)의 3.7배가 넘는 수준이다. 특히 지난해의 7배를 웃도는 유가증권시장 공모자금 유입세가 전체 시장을 견인했다.

글로벌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 집계 결과 지난 9월 말 기준 전 세계 IPO 건수는 2000건을 웃돈 것으로 파악됐다. 공모 규모는 4210억달러(약 498조원)에 달했다.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코로나19로 산업구조가 재편되면서 투자자들이 정보기술(IT), 바이오 기업 등에 대한 관심을 높였고 관련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이 상향 책정되며 IPO 시장 활황을 주도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며 "IPO를 통한 자금조달 성공에 대한 기업의 기대와 이에 부합한 투자열기가 맞물린 셈"이라고 설명했다.

■주가는 언택트 기술주가 강세

올해 각국 증시에 새로 입성한 새내기주 중 공모가 대비 가장 높은 수익률을 올리고 있는 기업 대부분 코로나19 이후 성장성이 부각된 플랫폼, 핀테크, 메타버스 등 언택트(비대면) 기술주다.

미 증시에서 공모가 대비 수익률 1위 종목은 지난해 설립돼 올해 4월 나스닥시장에 '초고속 상장'한 e스포츠 베팅 플랫폼 기업 'E스포츠 테크놀로지스'(EBET)였다. EBET 주가는 지난 15일 공모가였던 6달러보다 308% 높은 24.46달러에 마감됐다.

핀테크사 어펌홀딩스와 D로컬도 각각 공모가 대비 199%, 192%에 달하는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특히 어펌홀딩스는 새로운 결제 트렌드로 떠오르는 'BNPL'(Buy Now, Pay Later)을 앞세워 14일 역대 최고가를 경신하는 등 가파른 상승세에 올랐다.

국내에서도 올해 3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시각특수효과(VFX) 영상전문기업 자이언트스텝은 18일 전 거래일보다 8.62% 오른 9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는 지난 7일부터 7거래일 연속 상승, 공모가 대비 736%에 달하는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자이언트스텝에 이어 지난 7월 상장한 증강현실(AR) 플랫폼 기업 맥스트 주가도 공모가 대비 4만100원(267%)이나 올랐다. 맥스트는 상장 전 일반공모주 청약에서부터 역대 국내 IPO 사상 최고치인 6763대 1의 경쟁률을 보인 바 있다.

■내년 IPO 시장은 줄어들 듯

다만 올해 나타난 '역대급' 규모의 IPO는 이례적이란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이경준 혁신투자자문 대표는 "미국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등으로 유동성이 줄면 IPO 자금도 축소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국내에서 IPO를 진행할 체력이 안 되는 기업까지 일부 올라와 IPO 수가 크게 늘었는데 내년엔 이보다는 60~70% 줄어들 것으로 본다"면서 "우량기업 위주로 자금이 몰리는 '부익부 빈익빈'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석훈 선임연구위원은 "사적 자본시장이 커지면서 기업 성장여력이 확대되고 있어 구조적으로 IPO 시장이 좋아진 것은 아니다"라며 "올해 이례적인 IPO 활황은 시장 경기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 기업 자체 밸류에이션뿐 아니라 새로운 자금이 투입됐을 때의 기대감이 많이 반영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jo@fnnews.com 조윤진 김태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