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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중국 견제로 목표 확대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0.19 02:21

수정 2021.10.19 02:21

[파이낸셜뉴스]
나토가 중국 견제를 새로운 전략목표로 설정할 전망이다. 사진은 5월 29일 중국 하이난성의 우주선 발사기지에서 중국의 장정7 Y3 로켓이 발사되는 장면. 로이터뉴스1
나토가 중국 견제를 새로운 전략목표로 설정할 전망이다. 사진은 5월 29일 중국 하이난성의 우주선 발사기지에서 중국의 장정7 Y3 로켓이 발사되는 장면. 로이터뉴스1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가 중국 견제를 본격화할 전망이다.

옌스 스톨텐버그 나토 사무총장은 18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나토의 미래 전략에서 중국의 안보위협에 맞서는 것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지정학 무게 중심이 유럽에서 아시아로 이동하는 가운데 나토 역시 군사전략의 초점을 중국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스톨텐버그 총장은 중국이 이미 유럽 안보에 충격을 주고 있다면서 중국의 사이버 능력, 신기술, 장거리 미사일 등이 유럽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10년 동안의 나토 새 독트린에는 이같은 위협에 어떻게 대응할지가 구체적으로 실릴 것이라고 말했다.

2차 대전 이후 당시 소련이 동유럽 국가들을 공산화하면서 이에 대항해 출범한 나토는 이후 줄곧 러시아에 초점을 맞췄고, 2001년 이후로는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참여하면서 테러리즘으로 전략 목표 대상을 확대한 바 있다.

그러나 미국이 중국과 헤게모니 싸움을 하면서 무게 중심을 유럽에서 아시아로 이동하자 나토 역시 중국을 또 다른 전략 목표 가운데 하나로 포함시키고 있다.

스톨텐버그는 "나토가 북미와 유럽 지역 동맹이기는 하지만 이 지역은 테러리즘, 사이버(공격) 뿐만 아니라 중국의 부상과 같은 글로벌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집단방어를 강화하려면 중국 문제를 간과할 수가 없다면서 중국은 유럽 안보에 충격을 줄 것이며, 이미 그런 일은 일어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나토는 내년 여름 향후 10년간 전략목표를 정하는 새로운 '전략개념'을 도입할 계획이다. 2010년에 만들어진 현 전략목표에는 중국에 대한 언급이 없다.

노르웨이 총리 출신으로 내년 나토 사무총장직에서 물러나는 스톨텐버그는 "중국이 점점 접근하고 있다"면서 "북극에서도, 사이버공간에서도 그들을 본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유럽과 북미 각국의 핵심 인프라에도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스톨텐버그는 아울러 중국이 나토 동맹국들을 사정거리로 둔 장거리 무기들도 점점 더 개발하고 있으며, 대륙간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구(사일로)도 대량으로 건설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FT에 따르면 중국은 앞서 지난 8월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초음속순항비행물체(HGV)를 로켓에 실어 발사했다.

HGV는 지구 궤도로 쏘아진 뒤 자체 추진력으로 비행하다 목표물을 타격하는 무기로 예측가능한 포물선 궤도를 따라 움직이는 탄도미사일보다 속도는 느리지만 비행 궤도를 바꿀 수 있어 요격이 힘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나토가 내년에 전략 초점을 러시아에서 일부 빼, 중국으로 이동하려는 계획은 동유럽 회원국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동유럽 국가들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병합 등 러시아가 동유럽으로 세력을 확대하려는 야심을 노골적으로 보이고 있어 나토의 전략 목표는 계속해서 러시아에 집중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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