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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의 승부수는 '파운드리'… M&A 등 공격투자 속도낸다 [故 이건희 회장 1주기 삼성의 과제와 미래]

장민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0.19 18:04

수정 2021.10.19 20:47

(中) 반도체 패권경쟁 가열
2023년까지 파운드리 24조 투자
연말 美공장·평택4공장 조기착공
TSMC 점유율 격차 줄이기 박차
이코노미스트 "李, 경영전면 나서야"
이재용의 승부수는 '파운드리'… M&A 등 공격투자 속도낸다 [故 이건희 회장 1주기 삼성의 과제와 미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선택한 위기 극복 카드는 이번에도 반도체 투자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부회장이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세계 1위 대만 TSMC에 맞서기 위해선 이른 시일 내에 '경영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가 연말에 미국 파운드리 공장과 함께 평택 4공장을 조기에 착공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아울러 향후 전장 부품에 특화된 네덜란드 기업인 NXP 인수 등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비메모리 공격적 투자 단행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지난 8월 이 부회장 출소를 계기로 오는 2023년까지 240조원의 초대형 투자 계획을 발표했는데 이 중 90% 이상을 삼성전자에 투자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23년까지 217조원을 반도체 설비·연구개발(R&D) 부문에 투자할 것으로 추정된다.
2018~2020년 3년간 투자액 155조원 대비 62조원(40%)가량 증가한 것이다. 이 기간 삼성전자 설비투자액은 95조원에서 139조원으로 46.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D램은 29조원에서 41조원(41.3% 증가), 낸드는 26조원에서 39조원(50% 증가)을 늘린 가운데 파운드리 투자액은 24조원으로, 3년(13조원) 전과 비교해 84.6%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3나노미터(1㎚=10억분의 1m) 이하 초미세공정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 TSMC와의 점유율 격차를 빠르게 좁힌다는 구상이다.

TSMC보다 한 발 빠르게 내년 상반기 차세대 트랜지스터 기술인 GAA(게이트올어라운드)를 적용한 3나노 양산에 이어 2024년 2나노 양산에 돌입한다. 삼성전자가 생산 중인 5나노 생산 수율(양품 비율)도 연초 대비 2배 이상 빠르게 상승하며 수율도 안정화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4나노 공정도 CPU 등 HPC(컴퓨팅) 등 고수익 부문을 중심으로 매출 증가가 기대되고 있다. HPC 고객 수주는 모바일보다 단가가 50% 이상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이 반도체 부문, 특히 파운드리 분야에서 대형 M&A를 추진해 경쟁력을 끌어올릴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영업 성과에 제대로 된 변화를 가져오려면 인수합병의 규모가 상당해야 할 것"이라며 "잠재 인수기업 후보 중 하나는 전장 부품에 특화된 네덜란드의 NXP다. 시가총액 500억달러로 부담은 있으나 불가능한 규모는 아니다"고 언급했다.

■삼성, 평택 찍고 안성 가나

비메모리 쇼티지(공급 부족) 사태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연말에 미국 파운드리 공장과 함께 평택 4공장을 조기에 착공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평택 이후 삼성전자의 새로운 반도체 건설기지 후보지로 안성이 거론되고 있다.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4·4분기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의 신규 팹 건설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투자 규모를 감안했을 때 1년에서 1년6개월 사이에 1개의 신규 공장이 필요하다. 이를 감안하면 2025년에는 삼성전자의 평택 캠퍼스(6공장까지 예정)가 가득찰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신규 공장 생산능력이 월 24만장, 매년 D램 월 4만~6만장, 낸드플래시 5만~8만장, 비메모리 월 3만~5만장 투자를 가정할 때 나온 것이다.

김 연구원은 "반도체 팹 공간이 부족한 상황으로 건설기간 고려 시 평택 4공장과 미국 2공장은 12월 조기 착공을 예상한다"며 "평택 4공장은 메모리 및 비메모리, 미국은 비메모리 투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025년 이후 신규 팹 투자를 위한 대규모 부지 확보가 필요하다"면서 "토지 편입과 정부 인가를 감안하면 내년에 신규 부지 확보를 예상한다. (신규 부지는) 인프라와 기타 여건을 고려했을 때 평택 혹은 안성이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했다.


미국 오스틴에서 파운드리 공장을 운영 중인 삼성전자는 20조원 규모로 추가 파운드리 공장 부지를 연말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으로서는 텍사스주 테일러시가 가장 유력한 후보로 평가받고 있으며 같은 주의 오스틴시를 비롯 뉴욕주 제네시카운티, 애리조나주의 굿이어와 퀸크리크시 등이 2공장 건설을 두고 경쟁하는 구도다.
이 부회장이 연내 미국을 방문해 투자를 확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김경민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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