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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t 폐비닐, 원유 6t으로 깜짝변신"…SK도시유전 11월 가동[현장르포]

안태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0.19 18:05

수정 2021.10.19 18:05

SK지오센트릭'도시유전'협력사
에코크레이션 인천 설비시설 방문
SK촉매기술로 오염물 배출 줄여
석유화학 원료 나프타 25% 추출
전범근 에코크레이션 대표.
전범근 에코크레이션 대표.
폐비닐이 투입되는 지름 2m80㎝, 가로 7m20㎝의 원통형 반응로의 모습. 사진=안태호 기자
폐비닐이 투입되는 지름 2m80㎝, 가로 7m20㎝의 원통형 반응로의 모습. 사진=안태호 기자
"폐비닐 10t을 투입하면 원유성분과 유사한 열분해유 6t이 나옵니다. 오는 11월이면 상업가동에 돌입합니다."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SK지오센트릭과 협력 중인 에코크레이션의 전범근 대표는 지난 18일 인천 서구에 들어선 열분해유 시설을 소개하며 이 같이 밝혔다.

열분해유는 버려진 폐비닐을 반응로에 넣고 약 450~460도로 가열해 녹인 후 정유, 석유화학 공정에 투입할 수 있는 원유상태로 되돌린 제품이다. 폐비닐을 지름 2m80㎝, 가로 7m20㎝의 원통형 반응로에 넣고 가열하면 폐비닐이 녹으면서 액체 상태를 거쳐 기화된다. 이 기체는 촉매 공정을 거쳐 오염물이 제거된다.
이어 냉각 설비를 지나면서 액화되고, 최종 제품이 만들어진다.

전 대표는 "열분해유 기술은 이미 존재했다"면서도 "다른 업체들은 오염물질인 염소가 1㎥당 2500~3000ppm이 나오는데, SK의 기술을 적용해 100ppm 미만까지 낮췄다"고 설명했다. 기존 열분해유는 환경 기준치에 미달하는 탓에 상업용 보일러용 등으로만 쓰여 상업성이 매우 낮았다. 하지만 에코크레이션의 설비로 생산하는 열분해유는 SK지오센트릭의 촉매기술을 적용해 오염물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낮췄다.

전 대표는 "현재 생산되는 열분해유에서 석유화학 원료인 나프타를 25% 정도 뽑아내고 있다. 나머지는 디젤유"라며 "최종 목표는 나프타 비중 50%다. 내년 여름까지 45%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나프타는 석유화학 공정의 기초 원료로, 수요가 많아 경제성이 높다.

공장 한켠에는 열분해유 공정에 투입될 압축된 폐비닐이 쌓여있었다. 경기도, 인천의 가정집에서 나온 폐기물이다. 그간 오염된 폐비닐은 소각되거나 매립됐다. 반면 에코크레이션 설비는 오염된 폐비닐도 투입이 가능하다. SK지오센트릭은 에코크레이션과 3월 폐플라스틱 열분해 사업을 위한 MOU를 체결한데 이어, 8월에는 에코크레이션 지분 25%를 확보했다. 이 회사가 생산하는 열분해유는 SK의 정유, 석유화학 공장에 투입될 계획이다. 현재 에코크레이션은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다.

앞서 이날 방문한 대전 SK이노베이션의 환경과학기술원에서도 열분해유 속 불순물을 제거하는 후처리 기술을 개발·적용해 열분해유를 친환경 원료유로 탈바꿈 시키고 있었다.

수첨화 시설을 통해 열분해유 오염물을 한 번 더 걸러준다. 이 과정을 거치면 질소와 황 배출량이 기존 1000ppm, 800ppm에서 각각 1ppm으로 줄어든다. 환경과학기술원 박민규 PL은 "소규모 파일럿 공정에서 실험을 하는 수준"이라며 "2024년 하반기 환경과학기술원에 100t 규모의 데모 공장을 완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SK지오센트릭은 자체 기술개발 뿐만 아니라 글로벌 기술 파트너링을 통해 대형 열분해 공장을 건설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미국 열분해 전문업체 브라이트마크와 협력해 대규모 열분해유 공장을 울산에 건설키로 했다.
2024년이면 연간 20만t의 폐플라스틱 재활용을 통해 매년 약 108만 배럴의 열분해유를 생산하는 도시유전이 탄생하게 될 전망이다.

eco@fnnews.com 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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