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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첨단 이중사출기술로 글로벌 가전·車 금형시장 주도" [로컬 포커스 강소기업 CEO를 만나다]

황태종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0.20 17:36

수정 2021.10.20 17:37

기술력 하나로 강소기업 ‘우뚝’ 우성정공 박화석 회장   
복잡한 공정 줄인 ‘금형혁신술’ 재질 다른 제품도 단일공정처리
금형 하나로 완성되는 기술로 융착·조립 등 후공정 과정 없애 가전·車 등 생산원가 대폭 절감
국내외 주요 기업들을 사로잡다
아시아내 독보적 금형 기술 입증
삼성전자·현대차·기아차와 맞손
보르도 TV 등 탄생에 혁혁한 공
볼보·아우디·혼다·도요타도 지원
활발한 기술 교류로 광폭 성장
스웨덴 몰드그룹과 파트너십
이중사출 금형술 이때 전수받아 日 후소공기와도 비즈니스 협업
사업 다각화·시장 확대 발판 마련
박화석 우성정공 대표이사 회장이 "우리 회사는 현재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종류의 이중사출 금형을 구현할 수 있는 아시아에서 유일무이한 독보적 기술을 갖고 있다"고 밝히며 환하게 웃고 있다.
박화석 우성정공 대표이사 회장이 "우리 회사는 현재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종류의 이중사출 금형을 구현할 수 있는 아시아에서 유일무이한 독보적 기술을 갖고 있다"고 밝히며 환하게 웃고 있다.
【파이낸셜뉴스 광주=황태종 기자】광주광역시 대촌동에 위치한 우성정공은 세계 최고 수준의 최첨단 이중사출 금형기술을 보유한 글로벌 강소기업이다. 이중사 출 금형기술은 하나의 금형을 가지고 두 개의 서로 다른 제품이 단일공정을 통해 조립·완성되는 기술이다. 우성정공은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에 이어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해외에서는 볼보, 혼다, 도요타, 아우디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금형을 공급하고 있다.

우성정공이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한 것은 '먼저 변화하라. 변해야 산다.
변화하지 않으면 변화 당한다'는 박화석 우성정공 대표이사 회장의 경영이념이 바탕이 됐다.

■모든 종류 이중사출 금형 구현 기술력

박 회장은 "현재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종류의 이중사출 금형을 구현할 수 있는 아시아에서 유일무이한 독보적 기술을 갖고 있다"며 "이 기술을 적용하면 융착, 조립 코팅 등의 '후공정'을 제거해 생산 원가를 절감하고 일반 금형에서는 구현하기 힘든 제품의 디자인 품질 개선을 통해 더 큰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삼성전자에서 구매 업무를 담당하다 30대 중반에 회사를 그만두고 지난 1993년 자본금 2억5000만원, 종업원 15명으로 우성정공을 설립했다. 당시 광주에는 대우전자와 삼성전자라는 두 대기업이 있음에도 지역에 경쟁력 있는 금형 전문회사가 없는 점에 착안했다. 그는 두 회사를 버팀목 삼아 회사를 키우기로 하고 회사 이름도 대우전자의 '우'와 삼성전자의 '성'을 합쳐 우성정공이라고 지었다.

박 회장은 "창업 무렵 우리나라의 금형 제작 수준은 일본에 뒤처져 있었고, 중국과 대만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뒤쫓아오는 넛크래커(nut-cracker) 상황이었다"며 "돌파구는 오직 기술력 확보라고 생각하고 설계 혁신, 제조 혁신, 신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소 육성, 인재 양성에 총력을 기울였다"고 설명했다.

실제 박 회장은 무엇보다 설계 혁신을 위해 지난 1995년 국내 최초로 설계 표준화를 시작해 지난 2007년 'Full 3D' 편집설계를 완성했다. 표준화를 통해 3차원(3D) 데이터베이스를 만들고 필요할 때 활용하는 편집설계를 통해 더 빠르고 정확한 설계가 가능해졌다. 우성정공의 'Full 3D' 편집설계는 시장 표준을 주도했으며 다른 금형 업체의 벤치마킹 대상이 됐다.

박 회장은 "창업초기부터 시작한 해외업체와의 활발한 기술 교류가 오늘날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게 된 출발점이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1993년 대우전자에 이어 1994년 삼성전자의 협력업체가 된 데 만족하지 않고 2000년부터 해외시장 공략에 나섰다. 2003년 금형기술 관련 유럽 전시회에서 우연히 인연을 맺은 스웨덴의 볼보자동차 협력업체인 몰드그룹(Mold group)과 비즈니스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또 일본의 후소공기(Fusokoki)와도 협력관계를 구축했다. 더욱이 스웨덴의 몰드그룹으로부터는 이중사출 금형기술을 이전받아 비약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 2006년 삼성전자에 하나의 금형으로 2가지 이상의 각기 다른 형상의 제품을 사출하는 인덱스 코어(Index Core) 방식의 이중사출 금형을 공급해 '보르도 TV'의 탄생을 도왔다. 삼성전자가 세계 TV시장에서 점유율 1위에 오르는데 기여한 것이다.

■가전 이어 자동차로 사업 다각화

우성정공은 지난 2010년 글로벌 완성차 업체를 타깃으로 미국에 지사를 설립한 후 글로벌 자동차 부품회사인 델파이(Delphi)에 이중사출 금형과 사출품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이어 대형 금형 제작을 위한 신공장을 증축하고 세계 최초로 TI-TC공법 3중 사출 금형을 개발했다.

특히 기존의 도장 및 코팅 공정을 금형 내에서 한 번의 사출공정으로 적용할 수 있는 SCC(Suface Color Coating) 이중사출 금형 개발에 성공하기도 했다. 아울러 지난 2016년 세계 최대 플라스틱 제품 관련 전시회인 '케이쇼(K-Show)'에 독일의 사출성형 제조업체인 크라우스마페이(KraussMaffei)와 함께 아시아 금형업체로는 처음으로 SCC 이중사출 금형을 공동 출품했다.

박 회장은 "자동차 부품에 적용되는 이 기술은 종전 사출물에 도장을 해서 외관효과를 내던 방식과 달리 이중사출 금형기술을 통해 유리 감각의 투명한 크리스털 로즈(Crystal Rose)색상을 구현해 냄으로써 수많은 공정을 단축해 생산성을 향상시킨다"고 설명했다.

박 회장은 이후에도 기술력 향상에 매진해 지난 2016년 중소기업인 석탑산업훈장 수상, 2018년 올해의 금형인 선정된 바 있다.
현재는 한국금형산업진흥회장도 역임하고 있다.

박 회장은 "오늘의 우성정공이 있기까지 버팀목이 돼 준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등 모기업에 금형 전문업체로서 새로운 기술을 제공해 이들 회사의 더 큰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며 "아울러 가전 및 자동차 관련 금형 기술력을 높이고 비행기, 생활용품 등 새로운 분야에 이중사출 금형기술을 접목시켜 시장 다변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전통적으로 금형분야 인력의 손기술이 뛰어나 금형산업의 거점도시로 주목받고 있는 광주가 이제 자동차 100만대 생산도시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며 "기술력으로 세계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우성정공의 이중사출 금형기술이 자동차 부품산업에 본격적으로 접목이 된다면 가격과 디자인에서 경쟁력의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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