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황수 제주경찰청장, 경찰의날 기념 인터뷰
뼈 아픈 질책을 받은 경찰은 기민하게 움직였다. 사건이 남긴 숙제를 풀어야 했다.
이 사건 이후 강황수 제주경찰청장(치안감)은 수시로 일선 지휘관들을 만나 물었다. "업무에 부담을 주지 않는 선에서 관내 신변보호 대상자를 더 촘촘히 챙길 수 있느냐"는 질문이었다.
일선 지휘관들은 이구동성으로 "실현 가능성이 핵심이다. 일선 근무자가 쉽게 지치는 제도는 좋은 방향성이 아니다. 기존 업무와 병행할 수 있는 선에서 새로운 제도를 더해 오래 실천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고 싶었다" 고 말했다.
강 청장의 생각은 주효했다. 움직임은 곧 성과로 나타났다.
제주 경찰은 신변보호 대상자의 경중을 파악, 고위험 대상자에게는 맞춤형 순찰을 집중했다. 신변보호 업무만 담당하는 전종요원을 배치하는 등 사후관리도 강화했다.
신변보호 사건의 판단을 도와주는 '위험성판단체크리스트'도 개선해 가해자와 피해자의 특성을 종합적으로 측정하도록 했다. 작성자 실명제와 부서장 확인란을 추가해 책임성도 더했다.
제주 경찰은 전국 최초로 운영 중인 가해자 침입감지 기능과 경찰서 상황실 연동체계를 갖춘 안면인식 인공지능 폐쇄회로(CC)TV 등을 통해 신변보호 방안을 더욱 내밀화한다는 계획이다.
시범운영한 제주청 '신변보호 체계 내실화(안)'이 성과를 내자 경찰청은 '범죄피해자 보호지원 계획'에 반영, 제주청 모델을 전국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강황수 청장은 "신변보호대상자 등 사회적 약자들의 안전확보를 위해서는 경찰과 대상자는 물론 도내 각 기관·단체의 공동대응·협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검찰청과 대한법률구조공단 등 타 기관들의 협조를 통해 다각적인 범죄피해자 보호지원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 공동대응협의체’를 만들어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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