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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다, 바오넝 등 中부동산기업 도미노 위기

정지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0.21 15:50

수정 2021.10.22 12:08

- 또 다른 부동산 개발업체 바오넝그룹은 8개 자산 매각으로 유동성 확보
헝다그룹 사옥. /사진=로이터·뉴스1
헝다그룹 사옥. /사진=로이터·뉴스1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 2위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그룹(에버그란데)의 3조원대 자산 매각 계획이 무산됐다. 이로써 오는 23일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이 커졌다. 반면 파산 위기를 겪고 있는 또 다른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바오넝그룹은 유동성 해결을 위해 대규모 자산을 매각키로 했다.

21일 경제 매체 차이신 등에 따르면 중국의 대형 부동산기업들이 연쇄적인 도미노 위기에 빠지고 있다.

헝다는 부동산 관리 사업 계열사인 헝다물업 지분 50.1%를 부동산 개발 업체인 허성촹잔에 팔아 200억 홍콩달러(약 3조원)의 자금을 마련하려던 계획이 무산됐다. 거래는 대금 지급 방식을 놓고 이견이 생겼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또 중국 국유기업 웨슈부동산이 헝다로부터 홍콩에 있는 건물을 17억 달러(약 2조원)에 사들이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헝다의 재정 상태를 둘러싼 우려 때문에 매입 의사를 거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헝다는 전기차 자회사인 헝다자동차, 헝다자동차가 인수한 스웨덴 자동차사인 내셔널일렉트릭비클스웨덴(NEVS)을 각각 매각하는 방안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거래 진척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헝다는 당장 오는 23일 디폴트에 처할 가능성이 크다. 헝다는 지난달 23일과 29일, 이달 11일로 예정됐던 달러화 채권 이자를 지급하지 않았다. 달러채권 계약서상 30일간 유예기간을 둔다는 조항을 활용했다.

이 가운데 처음 만기가 찾아왔던 이자 8350만 달러(998억6600만원)에 대한 30일 유예기간이 오는 23일 종료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날까지 이자를 갚지 못하면 채무 불이행이 된다”고 전했다.

다만 중국 정부 당국은 헝다 사태가 심각한 위기로 전이될 가능성은 낮다고 주장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경제 책사로 알려진 류허 부총리는 “비록 부동산 시장에서 개별적인 문제가 나타나고 있지만 위험은 전체적으로 통제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강 인민은행장도 “일부 우려가 있지만 전체적으로 헝다 위기는 억제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문어발식 사업 확장과 여기서 파장된 유동성 위기라는 점에서 헝다와 바오넝의 패턴은 유사하다. 그러나 바오넝은 상하이, 선전, 광저우에서 추진 중인 부동산·토지를 비롯한 8개 자산을 매각한다고 전날 채권자인 중거고신이 공지했다.

해당 자산의 가치는 1000억 위안(약 18조원)에 달한다. 자산 매각에 성공하게 되면 바오넝은 향후 3~4개월 안을 200억위안(약 3조7000억원) 상당의 현금을 조달할 수 있다. 다만 중거고신은 8개 자산의 명칭을 밝히지 않았다.

바오넝에 정통한 한 인사는 “바오넝 자산 처분 계획은 올해 초부터 이미 시작됐지만 선전의 몇몇 프로젝트는 매각이 순조롭지 못했다”면서 “바오넝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좋지 않기도 하지만 부동산 기업 환경이 나빠 인수하겠다는 기업이 거의 없다”고 전했다.

바오넝의 광저우 프로젝트는 광저우개발구 산하 국영기업이 오피스텔 등 지분의 일부를 넘겨 받았다.
광저우개발구 또 다른 국영기업은 바오넝자동차에 120억 위안의 전략 투자를 약속했으며 이미 24억 위안을 투입했다.

중거고신은 바오넝이 광둥성, 저장성, 윈난성, 하얼빈 등지에서 4·4분기에 47억9200만위안을 회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바오넝도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다가 부동산 규제에 직면하면서 9월 말 기준 1927억 위안(약 35조원) 상당의 부채를 가지게 됐다. jjw@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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