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정혜민 기자 = 장애인단체가 이동권 보장을 요구하는 지하철 승하차 시위가 22일 오후 시작됐다.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이날 오후 2시7분쯤부터 서울지하철 4호선 혜화역~서울역 구간에서 휠체어로 승하차를 반복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박미주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사무국장은 지하철 탑승에 앞서 밝힌 시위 취지에서 "6월4일 장애인 이동권 완전 보장을 위해 오세훈 서울시장 면담을 촉구했고, 오 시장은 노력하겠다고 했지만 4개월이 지난 지금 우리는 또 지하철역에 내려왔다"며 "서울시가 수립한 예산을 확인한 결과,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위한 오 시장의 노력과 의지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모든 시민은 도로에서 차별받지 않아야 하고, 서울시는 시민을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동하게 할 책무가 있음에도 내년 예산으로 답했다"라며 "권리를 권리답게 보장 받기 위해 20년을 기다렸다. 오 시장님, 20년 이상 이동하지 못하고 발 묶인 시민이 여기 있다"고 호소했다.
박 사무국장의 발언 이후 2시16분부터 휠체어를 탄 장애인 등이 열차에 탑승했으며, 12분 뒤인 2시28분쯤 열차가 서울역을 향해 출발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시민들은 "바빠, 출발 좀 시켜" "장애인만 사람이고 시민들은 사람 아니냐" "똑같이 고통 받으라는 거냐" "충분히 전달돼으니 차 출발 시켜라"라며 항의하기도 했다.
이 단체는 2001년 오이도역 장애인 리프트 추락 참사를 계기로 이동권 투쟁을 진행 중이다. 단체는 2022년까지 서울시 지하철 모든 역사에 1동선(출구에서 승강장까지 최소 하나 이상의 연결된 경로) 엘리베이터를 설치할 것을 요구해왔다.
앞서 서울시는 이 요구를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전달했지만 2022년 서울시 본 예산에서 관련 예산이 삭감됨에 따라 단체는 다시 행동에 나섰다.
아울러 이들은 저상버스 도입 확대를 요구하며 이날 오후 2시 서울역에서 서울시청 방향 버스에서 휠체어 승차 행동도 진행한다. 다만 버스 점거는 계획하지 않고 있다.
단체는 오후 4시 서울 중구 서울시청 정문 앞에서 '2022년 서울시 장애인권리예산 쟁취 투쟁 결의대회'도 진행한다.
서울교통공사는 "현재 4호선 혜화역에서 서울역까지 '장애인 권리 예산 쟁취' 지하철 타기가 진행되고 있다"며 "이에 따라 4호선 열차 운행이 지연되고 있으니 참고해 열차를 이용해달라"고 공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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