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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클릭]검찰, 수사도 공정해 보여야 한다

이환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0.25 15:56

수정 2021.10.25 15:56


[현장클릭]검찰, 수사도 공정해 보여야 한다


[파이낸셜뉴스] "재판은 실체적으로 공정해야 할 뿐 아니라 공정해 보여야 한다." 2018년 김명수 대법원장은 판사들의 사법행정권 남용 및 재판거래 의혹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사법부 판결의 신뢰성은 법과 법관의 양심에 따른 결과와 함께 국민적 신뢰도 필요함을 강조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검찰의 수사도 공정해야 할 뿐 아니라 공정해 보여야 한다. 그러나 현재 전국민적 관심사인 대장동 특혜 개발 의혹을 둘러싼 검찰의 수사는 적어도 겉으로 보기에 공정해 보이지 않는다.

수사 초기 검찰은 유동규 전 성남도시공사 기획본부장의 자택을 압수수색했으나 휴대폰 찾기에는 실패했다.
이후 하루만에 경찰이 휴대폰을 찾아내자 수사 책임자인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은 국감장에서 "불찰을 인정하고 국민께 송구하다"며 머리를 숙여야 했다.

성남시청 압수수색 과정도 헛발질의 연속이었다. 늑장 수사를 지적하는 목소리에도 머뭇거리던 검찰은 뒤늦게 성남시청 압수수색에 나섰지만, 초기 4번의 압수수색 과정에서 시장실을 제외해 논란을 키웠다. 압수수색 5번째 만에 결국 시장실도 뒤졌지만 비난은 이미 커질대로 커진 뒤였다. 지난 3월 LH(한국토지주택공사) 신도시 사전 투기 의혹 사건에서도 압수수색 전 밤 늦게까지 불이 켜진 LH 건물을 두고 검찰이 '증거인멸 시간을 벌어줬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장동 수사에서도 LH 사건의 그림자가 보이는 부분이다.

특히 검찰 수사의 핵심은 결국 '돈의 흐름'이라는 지적은 수사 초반부터 나왔던 이야기다. 그러나 검찰은 유력 관계자 중 한 명인 정영학 회계사의 녹취록에만 매달릴 뿐 자금 출처나 증거들에 대한 새로운 수사 결과를 내놓지 못했다.

대한민국 최고의 수사 스페셜리스트인 검찰의 수사로는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법조계의 비판도 연이어 나왔다.

보통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 공개를 못하는 것과는 다르다. '부실 수사', '늑장 수사' 논란도 검찰 내부에서 충분히 예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일부 야당 의원의 지적대로 '미래 권력의 눈치를 보는 것'이라면 수사를 하는 척하고 결과를 내놓지 않으면 되는 것 아닌가라는 의문도 나온다.

이에 대해 법조계 한 인사는 "검찰 수사팀 내부에서도 제대로 수사를 하려는 측과 정권의 눈치를 보며 사건을 뭉개려고 하는 측이 있었을 것"이라며 "만약 자금 출처를 확인하고 시장실을 압수수색했는데 결정적 증거가 나오면 사건을 덮는 것이 어려웠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 즈음 수사팀 내부에 의견 대립이 있다는 얘기가 언론에 보도됐다. 서울중앙지검은 이에 대해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현재까지 검찰의 수사는 공정해 보이는 부분을 많이 놓쳤다. 하지만 아직 수사의 결과가 남았다.
검찰의 수사를 믿지 못하겠다며 특수검사 도입을 주장하는 이들에게 검찰은 '수사 결과'로 답을 해야 한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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